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

잉글리시 페이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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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26.4.30

페이지

440쪽

상세 정보

어떤 사랑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신비하고, 사구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마이클 온다치가 압도적이고 원초적인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 보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 같은 이야기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 최고를 선정하기 위해 특별히 제정한 50주년 기념 황금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온다치 문학 세계의 정점을 보여 준다.

소설은 화상을 입은 채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영국인 환자를 등장시키며 독자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 홀로 남은 간호사 해나가 영국인 환자에게 화상을 입은 이유를 묻자 그는 “불이 붙은 채 사막으로 추락”했노라고 말한다. 이러한 영국인 환자의 설명은 태양신인 헬리오스의 마차를 몰다가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져 버린 그리스 신화 속 파에톤을 연상시킨다.

그에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은 열정적이면서도 의지대로 조종하는 게 불가능한 태양 마차나 마찬가지다. 파에톤이 제대로 운전하지 못한 태양 마차 때문에 대지에 불이 붙어 아프리카 사막이 생겨났다는 설화는 소설의 무대가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이라는 점과도 연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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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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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 북부의 한 버려진 수도원(빌라 산 지롤라모)을 배경으로 4 명의 부서진 영혼들이 모여들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책을 읽고 오랜 시간 감동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좋은 책이 가져다 주는 감정의 무게는 오래도록 그 책의 시선에 머물게 한다.
이른 새벽 동이 터 오를 무렵까지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5일 정도 이 책을 잡고 있었는데 200페이지를 넘기면서 잠시도 책을 손에서 내려놓기가 힘들다. 
 
솔직히 책의 첫 부분은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뒤죽박죽으로 얽혀있는 느낌이었다.
이야기의 중반을 넘어서며 이야기의 연결을 이해하고 부터는 저자 '마이클 온다치'에 대한 존경심이 이루 말할 수 가 없다.
이런 방대한 공간의 서사를 다루는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부커상 수상작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에 해당된다는 의미가 이런 걸작에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보다 이 책에 나오는 4명의 주인공 중에서 21살 간호사 해나에 대한 궁금증이 소설 처음부터 왜? 라는 질문으로 계속 이어졌다. 
 
그녀가 얼굴도 알아볼 수 없는 화상을 입은 알마시를 끝까지 간호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아버지의 죽음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소설의 말미에서 알게 되면서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사실 이전까지 그녀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에 대한 미안함보다 그녀의 헌신에 눈물이 났다.  
 
해나의 아버지인 패트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럽 전선에서 전사했다. 그는 군대에서 복무하던 중 화상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 아버지의 마지막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모두가 떠난 빌라에 그녀를 남겨두게 했다. 
 
영국인 환자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전신에 끔찍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모두 그를 두고 떠났다.
해나에게 알마시를 간호하는 행위는 단순히 환자를 돌보는 것을 넘어,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버지에게 바치는 뒤늦은 속죄이자 헌신이었다. 
 
전쟁이 끝나가면서 다른 부대원들은 모두 이동하지만, 해나는 그를 두고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카라바조는 해나의 아버지인 패트릭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으며, 해나를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 온 가족 같은 존재였다. 
 
친구인 패트릭이 세상을 떠났기에, 카라바조는 그의 딸인 해나를 안전하게 캐나다로 데려가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카라바조는 과거 정보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독일군에게 협력했던 스파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해나가 돌보고 있는 정체불명의 환자가 혹시 자신이 쫓던 그 스파이가 아닐까 의심한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화상을 입은 실제로는 헝가리의 백작인 알마시는 사랑하는 연인 캐서린의 시신을 수습하려 할 때 영국군이 그의 이름 때문에 스파이로 체포하면서 삶 자체가 꼬이기 시작했다. 
 
특히 실존 인물인 라슬로 알마시 역시 헝가리 귀족이었으며, 실제로 사막 탐험가이자 고고학자로 명성을 떨쳤다. 작가 마이클 온다치는 이 실존 인물의 '국적을 넘나드는 방랑자'적 기질을 가져와, 전쟁이라는 거대한 국적 싸움 속에서 길을 잃은 비극적인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공병인 킵이 빌라를 떠난 결정적인 계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 소식이다. 그는 인도인으로서 영국군에 자원해 폭탄 제거반으로 복무하며 목숨을 걸고 서구의 문명을 지켜왔다. 그러나 원자폭탄 소식을 듣는 순간, 그는 이 전쟁의 본질을 깨닫는다. 그의 감정은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훨씬 복잡하고 비극적인 환멸과 각성에 가깝다.
킵은 서구 열강이 결코 유럽 내에서는 원자폭탄 같은 끔찍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갈색 피부'를 가진 아시아인들에게 망설임 없이 투하된 폭탄을 보며, 자신이 충성했던 서구 문명의 잔인함과 이중성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국가와 정체성, 그리고 전쟁이 파괴한 사랑을 시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소설 전체적인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 오래도록 마음 속에 여운으로 남는다.
전 세계를 휩쓴 전쟁이라는 거대한 서사에 휘말렸던 인물들의 삶을 어떻게 이렇게 환상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킵이 오래 시간이 지난 후 해나를 생각하는 마지막 장면이 화면으로 다가와 내 가슴에 오래도록 머물러있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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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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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어떤 사랑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신비하고, 사구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마이클 온다치가 압도적이고 원초적인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 보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 같은 이야기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 최고를 선정하기 위해 특별히 제정한 50주년 기념 황금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온다치 문학 세계의 정점을 보여 준다.

소설은 화상을 입은 채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영국인 환자를 등장시키며 독자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 홀로 남은 간호사 해나가 영국인 환자에게 화상을 입은 이유를 묻자 그는 “불이 붙은 채 사막으로 추락”했노라고 말한다. 이러한 영국인 환자의 설명은 태양신인 헬리오스의 마차를 몰다가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져 버린 그리스 신화 속 파에톤을 연상시킨다.

그에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은 열정적이면서도 의지대로 조종하는 게 불가능한 태양 마차나 마찬가지다. 파에톤이 제대로 운전하지 못한 태양 마차 때문에 대지에 불이 붙어 아프리카 사막이 생겨났다는 설화는 소설의 무대가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이라는 점과도 연관된다.

출판사 책 소개

역대 부커상 가운데 최고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 맨부커상 수상작


어떤 사랑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신비하고, 사구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마이클 온다치가 압도적이고 원초적인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 보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 같은 이야기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부커상 수상작 가운데 최고를 선정하기 위해 특별히 제정한 50주년 기념 황금 맨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온다치 문학 세계의 정점을 보여 준다.
소설은 화상을 입은 채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영국인 환자를 등장시키며 독자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며 시작한다.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 홀로 남은 간호사 해나가 영국인 환자에게 화상을 입은 이유를 묻자 그는 “불이 붙은 채 사막으로 추락”했노라고 말한다. 이러한 영국인 환자의 설명은 태양신인 헬리오스의 마차를 몰다가 제대로 조종하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져 버린 그리스 신화 속 파에톤을 연상시킨다. 그에게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은 열정적이면서도 의지대로 조종하는 게 불가능한 태양 마차나 마찬가지다. 파에톤이 제대로 운전하지 못한 태양 마차 때문에 대지에 불이 붙어 아프리카 사막이 생겨났다는 설화는 소설의 무대가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이라는 점과도 연관된다.
『잉글리시 페이션트』 곳곳에 불의 이미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국인 환자는 “전시의 배신은 평화로운 시절의 인간적인 배신에 비해 유아적”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새로운 연인과의 만남을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고, 새로운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심장이 불처럼 타오르더라도, 일은 긴장되거나 다정한 문장들로 벌어진다”고 묘사한다. 그에게 불은 사랑과 열정의 상징적인 매개체이고, 뜨거운 사막의 한 조각이자 축소판이다. 영국인 환자에게 불은 자신을 태워서 새롭게 태어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의식과 몽환 사이에 머물며 몸의 신경과 감각을 잃은” 상태에서도 그는 “땅거미가 내려앉은 사막 어디에선가 리라의 음률과 일렁이는 모닥불 불꽃 너머 춤을 추는 소년의 몸과 겹친다”. 이를 통해 영국인 환자는 사랑을 갈구하는 소년으로 다시 태어난다.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졌다가 차갑게 식어 가는 사막의 대지와 거기에서 피어오르는 불의 이미지는 전 세계를 뒤덮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타오른 그들의 운명적이고 격정적인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사람의 오감을 빨아들이는 불꽃처럼 온다치가 전하는 그들만의 숙명적인 만남과 이별은 순간을 넘어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신화 같은 사랑을 시적으로 생생히 묘사한다.

제69회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원작 소설


1992년 캐나다 총독 문학상을 시작으로 트릴리엄상, 부커상, 황금 맨부커상까지 수상한 원작 소설은 1996년 앤서니 밍겔라 감독에 의해 각색되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무려 9개 부문을 수상하며 영화로서도 인정받았다. 영화에서는 시간적인 제약으로 영국인 환자인 알마시와 캐서린에 집중한 반면, 원작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 외에 대척점에 서 있는 간호사 해나와 인도인 공병 킵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좀 더 다채롭게 이끌어 가고 있다. 해나와 킵은 여러모로 캐서린과 알마시의 또 다른 모습이다. 북아프리카의 대사막에 캐서린과 알마시의 사랑이 있다면, 무너져 가는 중세 수도원을 개조한 병원에서는 해나와 킵의 또 다른 사랑이 존재한다. 해나와 킵이 “나란히 잠든 시기”는 고작 한 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동안 두 사람은 “그들 사이의 공식적인 금욕. 사랑을 나누는 행위 안에는 문명 전체, 나라 전체가 그들 앞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막과 수도원에서 이뤄지는 두 연인의 사랑은 한 시대의 모든 것이 놓일 만한 대사건인 셈이다. 사막과 수도원이 이슬람과 기독교에서 구도의 장소라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캐서린과 알마시의 관계가 사막의 밤을 배경으로 피어오른 모닥불처럼 서로를 태우며 한데 뒤섞이는 것이라면, 해나와 킵은 지구의 둘레를 도는 달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과정이다. 온다치는 “청년의 욕망은 해나의 품에 안긴 채 가장 깊은 잠에 빠질 때에만 비로소 완전해”진다고 묘사한다. 킵이 느끼는 절정은 “달의 인력”에 닿아 있으면서 “밤이 그의 몸을 끌어당기는 힘에 더 깊이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두 연인, 두 개의 대서사가 고대부터 있었던 사막과 중세에 지어진 수도원을 배경으로 서로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정교하게 직조되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펼쳐지는
치유와 구원의 연대기


온다치는 한 인터뷰에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아주 조심스러운 치유”에 관한 소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별과 국적, 나이, 인종, 종교가 다른 각양각색의 네 인물에게 폭격으로 거의 허물어진 수녀원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향할 곳도 없이 버티는 공간, 전쟁의 끝이자 동시에 치유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러한 복원과 구원 의식은 사막에서도 펼쳐진다.
영국인 환자는 추락한 비행기에서 캐서린을 구해 사막의 성소인 헤엄치는 사람들의 동굴로 데려간다. 거기서 그는 “그녀가 인간에게 물들지 않도록” 벽화에서 훔쳐낸 안료를 캐서린의 온몸에 바른다. 영국인 환자는 캐서린을 성스러운 장소의 일부로 만들면서 “그녀의 몸은 선명한 물감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어. 허브와 돌, 빛과 아카시아 재가 그녀를 영원하게 만들었지. 신성한 색채에 밀착된 몸. 파란 눈동자만 지워져, 무명으로 남겨졌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벌거벗은 지도”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헤엄치는 동굴에서 이뤄진 이러한 신비로운 의식을 통해 캐서린은 사막의 일부가 된다. 이것은 영국인 환자가 마지막까지 자신에게서 떼어놓지 않았던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어울리는 또 하나의 위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헤로도토스는 “예전에 위대했던 도시들은 이제 보잘것없을 것이고, 우리 시대에 위대했던 인물들도 그 이전 시대에는 미미한 존재였다”고 말한다. 동시에 “인간의 행운은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기록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서로 어떻게 배신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를 기록한 이들의 이야기는 전혀 미미하지 않은, 또 하나의 ‘역사’다. 이처럼 아름답고도 비극적인 소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은 왜 고전이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 주는지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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