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브라운 경이 다루는 물리적 장례와 죽음의 정의가 인상적이었다.
고고학부터 죽음에 대한 철학까지,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철자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토머스 경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얼마 전에 경험한 죽음 후에 이 책을 읽으니 더 와닿았다. 죽음을 공포가 아닌 아름다운 필연으로 묘사하는 이 작품에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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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0
만약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기 시작하는 존재이며, 장수한다는 것이 결국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길게 늘인 것에 불과하다면, 우리의 삶은 실로 서글픈 혼합물이다. 우리는 매 순간 죽음과 동행하며 살아갈 뿐, 어느 한 찰나에 갑자기 죽음을 맞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 111
죽음이라는 필연이 가까워질수록 우리 마음도 그 운명에 순순히 맞춰진다면 좋으련만. 그리된다면 백발이 되는 것은 행복일 테고, 감각이 반쯤 무뎌지는 것 또한 재앙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살아가는 습관이 오래도록 몸에 깊이 밸수록 우리는 오히려 죽음에 서툴러진다. 더 오래 살고 싶은 탐욕이 우리를 죽음의 노리갯감으로 만든다.
P. 117
고귀한 행적을 남기고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편이 오명으로 뒤엎인 역사를 남기는 것보다 낫다.
누가 자기 뼈의 운명을 알겠는가
토머스 브라운 (지은이), 공진호 (옮긴이) 지음
아티초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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