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에필로그

심재명 지음 | 마음산책 펴냄

엄마 에필로그 (영화인 심재명의 속 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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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13.6.25

페이지

149쪽

이럴 때 추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 이별을 극복하고 싶을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딸 #루게릭 #어머니 #엄마

상세 정보

나는 엄마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엄마가 된 후에야 깨닫게 되는 엄마의 마음

[접속]에서부터 [공동경비구역 JSA]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에 이르기까지 제작하는 영화마다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의 첫 책. 자신이 해야 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기로 한 그는 어머니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한 사람의 딸이자 엄마, 아내로서 자신을 이야기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엄마'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글로 풀기까지 오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힘겨운 반추와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기일은 저자의 생일 다음 날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제사상과 그의 생일상은 같은 날 차려진다.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은 그의 삶 한가운데 있다.

영화 한 작품의 탄생을 결정하면서도 전면에 나서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는 제작자의 모습처럼, 저자 심재명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다. 소신 있게 영화를 만들어온 그에게 여러 번 망설임을 준 글쓰기, 이제야 무언가 쓸 수 있다는 결심이 섰을 때 그의 나이는 오십이었고 그 나이의 엄마가 불현듯 찾아왔다.

저자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를 지나던 그 시기, 갱년기 여성과 사춘기 여성이 한 집안에서 날을 세워가며 갈등하던 그때, 그 엄마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며 딸은 이제 세상에 없는 엄마를 불러낸다. 이 세상 수많은 엄마 가운데 하나지만 나만의 엄마이기에 유일한 사람, 애愛와 증憎이 함께하던 시기를 거쳐 오로지 애정만 남았을 때 그 엄마는 죽음을 앞두었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엄마 에필로그>는 엄마 자신의 에필로그이자 그 딸이 쓰는 에필로그다. 딸은 상실감을 이제 겨우 글로 채운다. 그리고 그 상실감을 겪었을, 겪고 있을, 겪을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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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억압을 넘어선 연대의 꿈!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여성 해방!
📚강민영 , 황모과 저자 '퍼플드림'

퍼플로 물든 저항의 목소리!<퍼플드림>은 황모과, 강민영 저자가 함께 엮은 짝꿍 소설집이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황모과 저자의 <옥춘당 귀녀회>는 조선시대, 강민영 저자의 <뱅가니 갱: 자주색 여자들>은 1960년대 인도 라자스탄이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두 작품의 주요 공통점은 여성들의 억압에 맞서는 연대와 해방이라는 것이다. 두 편이 100페이지정도 되는 짧은 소설이지만, 짧은데도 불구하고 이야기 밀도가 높다. 사회적 억압과 저항을 페미니즘적 시간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 <옥춘당 귀녀회>는 저자의 SF적 상상력으로 과거로부터 재현되는 악습과 차별을 그려냈다면, <뱅가니갱: 자주색 여자들>은 여성들이 서로를 지렛대로 삼아 스스로를 구해 내는 자기 해방을 그려냈다.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의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내어, 마치 한편의 중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의 제목처럼 퍼플은 여성 운동에서 존엄과 정의를 상징한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억눌렸던 여자들의 꿈꾸는 세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 두 이야기의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억압받던 여성들이 서로 힘을 합쳐 해방을 이룬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이다. 단순한 피해자의 서사보다,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는 것이다. 중편 분량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빠른 몰입감이 있지만, 강렬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적 색체 즉, SF와 역사적 배경을 서로 이야기를 연결시켜 독특한 앤솔로지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소설이상으로, 여성 억압과 저항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룸으로써, 사회적 메시지와 문학적 재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황모과 저자의 <옥춘당 귀녀회>는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잘 구현한 작품이다. 시대극 설정을 하고 있지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끈질기게 재현되는 악습과 차별을 날카롭게 그려내어, 시슽템이 설계한 시나리오 속에서 소모되는 엑스트라에 불과한 여성들이 스스로에게 이름을 짓고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기획된 운명에 거칠게 저항하는 모습을 통해 통쾌하고 전율케 한다. 강민영 저자의 <뱅가니갱: 자주색 여자들>은 실제 인도에 존재하는 여성 자경단 '굴라비갱' 을 모티프로 한다. 폭력과 부조리한 악습에 맞서 스스로 몽둥이를 들고 맞서는 여성들의 투쟁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어, 구원을 기다리는 대신 여성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스스로를 구해 내는 자기 해방의 서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인도 라자스탄 현지에서 집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촘촘하고, 세계관이 디테일하여,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두 작품은 시대와 문화도 다르다. 하지만 두 작품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과거 여성들의 삶, 투쟁의 역사는 동일하고, 우리는 과거 여성들의 삶을 딛고 살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사회적, 가부장적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여성을 단순히 피해자로 그려낸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으로 그려낸다. 여성들이 서로를 지렛대 삼아 힘을 합쳐 집단적 해방을 이루고, 개인의 고통을 넘어선 집단적 연대가 불러오는 변화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져는지를 보여준다. 여성 억압과 저항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빠른 몰입감 뿐만 아니라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잘 담은 작품이다. 읽고나면 단순히 이야기를 소비한다는 것보다, 억압에 맞서 연대하는 여성의 힘의 이야기에 곱씹어보게 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문화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스프링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퍼플드림 #강민영 #황모과 #책추천 #스프링출판사 #앤솔로지 #소설집 #중편소설 #신작 #신작도서 #도서협찬 #책리뷰 #SF소설 #역사소설 #여성억압 #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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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에서부터 [공동경비구역 JSA]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에 이르기까지 제작하는 영화마다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의 첫 책. 자신이 해야 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기로 한 그는 어머니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한 사람의 딸이자 엄마, 아내로서 자신을 이야기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엄마'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글로 풀기까지 오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힘겨운 반추와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기일은 저자의 생일 다음 날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제사상과 그의 생일상은 같은 날 차려진다.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은 그의 삶 한가운데 있다.

영화 한 작품의 탄생을 결정하면서도 전면에 나서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는 제작자의 모습처럼, 저자 심재명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다. 소신 있게 영화를 만들어온 그에게 여러 번 망설임을 준 글쓰기, 이제야 무언가 쓸 수 있다는 결심이 섰을 때 그의 나이는 오십이었고 그 나이의 엄마가 불현듯 찾아왔다.

저자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를 지나던 그 시기, 갱년기 여성과 사춘기 여성이 한 집안에서 날을 세워가며 갈등하던 그때, 그 엄마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며 딸은 이제 세상에 없는 엄마를 불러낸다. 이 세상 수많은 엄마 가운데 하나지만 나만의 엄마이기에 유일한 사람, 애愛와 증憎이 함께하던 시기를 거쳐 오로지 애정만 남았을 때 그 엄마는 죽음을 앞두었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엄마 에필로그>는 엄마 자신의 에필로그이자 그 딸이 쓰는 에필로그다. 딸은 상실감을 이제 겨우 글로 채운다. 그리고 그 상실감을 겪었을, 겪고 있을, 겪을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고자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엄마 에필로그
영화인 심재명의 속 깊은 이야기

영화인 심재명이 털어놓는 뜻밖의 기록
“나이 오십에 문득 지금 내 나이의 엄마를 생각한다”


≪접속≫에서부터 ≪공동경비구역 JSA≫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건축학개론≫에 이르기까지 제작하는 영화마다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 그가 첫 책 『엄마 에필로그』를 펴냈다. 자신이 해야 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기로 한 그는 어머니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한 사람의 딸이자 엄마, 아내로서 자신을 이야기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엄마’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글로 풀기까지 오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힘겨운 반추와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기일은 저자의 생일 다음 날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제사상과 그의 생일상은 같은 날 차려진다. 여전히 ‘엄마’라는 이름은 그의 삶 한가운데 있다.
영화 한 작품의 탄생을 결정하면서도 전면에 나서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는 제작자의 모습처럼, 저자 심재명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다. 소신 있게 영화를 만들어온 그에게 여러 번 망설임을 준 글쓰기, 이제야 무언가 쓸 수 있다는 결심이 섰을 때 그의 나이는 오십이었고 그 나이의 엄마가 불현듯 찾아왔다. 저자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를 지나던 그 시기, 갱년기 여성과 사춘기 여성이 한 집안에서 날을 세워가며 갈등하던 그때, 그 엄마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며 딸은 이제 세상에 없는 엄마를 불러낸다. 이 세상 수많은 엄마 가운데 하나지만 나만의 엄마이기에 유일한 사람, 애愛와 증憎이 함께하던 시기를 거쳐 오로지 애정만 남았을 때 그 엄마는 죽음을 앞두었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엄마 에필로그』는 엄마 자신의 에필로그이자 그 딸이 쓰는 에필로그다. 딸은 상실감을 이제 겨우 글로 채운다. 그리고 그 상실감을 겪었을, 겪고 있을, 겪을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고자 한다.

이제 내 나이 오십, 엄마는 꼭 여든 살이 되셨다. 서로를 긁지 않고 노려보지 않으며, 여유 있게 주방 식탁에 앉아 맛난 음식 먹으며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엄마의 주름 많은 얼굴도 손으로 만져 확인하고, 엄마의 너그러워진 마음씨와 나이 들어 느려진 말투로 우리 지난날을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엄마는, 내 옆에 없다.
- 20쪽, 「나의 오십, 엄마의 오십」에서

이 책의 저자 인세는 모두 루게릭병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쓰이도록 기부된다.

아플수록 성숙해지는 모진 시간
“내 마음속에서는 이 영화를 엄마에게 바쳤다”


운동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온몸의 근육이 기능을 잃은 채 굳어가는 루게릭병은 인구 십만 명 당 한두 사람이 걸린다는 희귀한 병이며, 정신은 또렷한 채 몸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잔인한 병이다. 저자는 엄마의 발병에서 투병,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 시간이 가족들에게는 서로를 잇는 끈을 더욱 단단히 묶는 시간이 되었다. 어머니의 몸이 50킬로그램에서 40, 35킬로그램으로 줄어들며 가벼워지는 사이, 가족들은 엄마의 흔적을 자신의 일부로 만들었다.

삼십 년 전의 잔소리라도 좋으니 엄마가 따발총처럼 떠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셀 수 없이 했다. 그 어눌한 문장은 이제 한 음절, 한 음절을 간신히 내뱉어야 하는 정도가 되었다. 엄마가 내뱉는 ‘도’ ‘더’ ‘음’ 같은 단어를 소중하게 손으로 받아 모시듯 챙겨야 했다.
- 88쪽, 「내 인생 가장 후회되는 일」에서

엄마는 아기처럼 앉아 수줍고 애잔한 눈빛으로 우리에게 몸을 맡긴다. (…) 아기를 막 낳아 두 시간에 한 번씩 젖을 물리던 때가 생각났다. 아기는 날이 갈수록 살이 붙고 뽀얘지고 무럭무럭 자란다. 엄마도 두 시간에 한 번씩 먹지만, 갈수록 야위어간다.
- 76쪽 「가족의 끈」, 81쪽 「엄마의 몸」에서

이 시기에 심재명 대표가 선택한 명필름의 영화도 어머니의 투병과 무관하지 않다. “육체와 육체를 맹렬하게 부딪치며 지독하게 안간힘을 쓰는”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모습에 감동하여 그 투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어머니가 병을 앓으며 온몸이 마비되기 시작하던 때 구상되었다.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수십 명의 이름 사이에 심재명 대표의 어머니 홍기열 여사의 이름이 자리했다. 저자가 어머니께 마음속으로 바친 영화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어머니의 투병 생활이 한창이던 때 기획된 영화로, 저자는 개봉 후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오는 젊은 엄마들 모습에 자신의 어머니 모습을 겹쳐 보곤 했다.
‘처음’이라는 달뜬 기분에, 응원 차 말없이 찾아온 엄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아쉬웠던 영화 ≪코르셋≫의 개봉날 풍경, PC 통신으로 사람을 만나는 ‘젊은 세태’를 이해하지 못해도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인정한 부모님의 ≪접속≫ 관람 등, 저자는 뒤늦게 영화 일과 얽힌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지금 모습에 ‘엄마’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엄마의 피와 뼈와 살로 내가 어른이 되고,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엄마의 눈빛과 머리카락과 손가락과 말과 눈물과 웃음과 한숨이, 자기 앞의 생을 살아내는 모든 모습이 내게 영감과 각성을 선물했다고,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수없이 생각한다.
- 130쪽, 「엄마에게 바치는 영화」에서

엄마의 에필로그, 나의 프롤로그
“서른세 편의 영화는 서른세 번의 용기”


지금 자신의 나이와 같은 어머니의 그 시절을 겹쳐 보며 저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마주한다. 그는 가난한 집안 살림에 둘째이자 맏딸로 자라 내성적이면서도 필요한 때에는 ‘사소한 용기’를 냈다. 엄마에게 꾸중 들은 날에는 오기로 혼자 살겠다며 무단가출을 했다가 차비가 없어 풀 죽은 채 돌아오기도 했고 육성회비를 제때 못 내 창피해하다 친척 집을 찾아가 호기롭게 돈을 빌려오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좋아하는 친구를 기다리던 중학생이 남몰래 지리 선생님을 바라보던 고등학생으로, 미팅 상대와 버스 정류장을 향해 수줍게 걸어가던 대학생으로 자라면서 인간관계도 좀 더 유연해지고 성숙해졌다. 모두 내성적인 망설임과 그 끝에 발현한 사소한 용기가 빚어낸 기다림의 결과였다.

‘버스, 정류장’…… 잠시 그 제목을 째려보았다. 그러고 한참 쳐다보았다. 쿨한 감정으로 인생을 사는 인간들은 아마도 아무렇지 않을 그 제목이 나에게는 묘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얼마나 많이, 나는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거나, 버스를 향해 달려가거나, 누가 볼세라 얼굴을 붉히며 정류장을 서성였던가.
- 141쪽, 「버스 정류장에 선 스토커」에서

남편은 “재명 씨는 대체로 수세적인 성격인 것 같아”라고 말하곤 했다. (…)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소망하는 것이 기어나와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그리고 그것이 싹을 틔우고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나는 그 시작쯤에서 자주 머뭇거리고 우물쭈물거리는 편에 속한다. (…) 그러다 불쑥불쑥 용기를 내는 때가 있다.
- 144쪽, 「사소한 용기」에서

심재명 대표가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우연히 합동영화사 구인 광고를 발견하고는 오래 망설이고 한 번 용기를 낸 끝에 이루어졌다. 저자는 명필름이 만들어온 서른세 편의 영화를 두고도 “서른세 번의 용기”라고 일컫는다. 그 용기는 자랑스러운 씩씩함인 적도 있었지만 만용인 적도 있었다며 엄격함을 내보인다.
『엄마 에필로그』는 엄마의 삶에서 시작해 딸의 삶으로 끝난다. 영화인 심재명의 이야기는 책의 말미에 자리하고, 저자는 엄마의 이야기를 마친 지금에야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듯이 수줍어한다. 어쩌면 엄마의 ‘에필로그’가 딸의 ‘프롤로그’인지 모른다. 따라서 「책을 내면서」에 실린 다음의 말은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에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 적이 별로 없다. 무엇을 정말 원하는지, 무엇을 간절히 꿈꾸었는지, 언제 가장 기뻤고 슬펐는지, 엄마는 어떤 생을 살고 싶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 엄마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고 싶었다. 엄마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엄마는 내게 어떤 사람인지를 쓰는 것으로 그나마 대신하고 싶었다.
- 8쪽~9쪽, 「책을 내면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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