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의 임무

이디스 워튼 지음 | 궁리 펴냄

제인의 임무 (이디스 워튼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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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6.12

페이지

288쪽

상세 정보

1920년 『순수의 시대』를 발표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이디스 워튼의 단편선 『제인의 임무』가 에디션F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순수의 시대』 『기쁨의 집』 등의 장편들은 여러 판본으로 나와 있지만, 80여 편이나 되는 단편 중에서는 「징구」 「로마 열병」 「다른 두 사람」 등 외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제인의 임무』에는 그중 아홉 편을 골라 번역했는데, 작가의 발전과 변화를 보여줄 수 있도록 1893년부터 1934년에 걸쳐 발표된 것들을 비교적 고루 선택하였고 「맨스티 부인의 전망」, 「어떤 여행」, 「인간의 몰락」, 「제인의 임무」, 「시대가 다르면」, 「홀바인 풍으로」는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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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들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씌여진 여성 작가들의 글이다. 마냥 쉽지 않고 그 시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지금과는 다른 여성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고도서점에 가게 되면 눈에 띄는대로 구입해 가져오게 되는 것 같다.

<제인의 임무>도 마찬가지다. 시리즈를 모른 상태로 그저 "이디스 워튼" 의 작가 이름만 보고 선택해 가져왔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에디션 F" 시리즈의 다섯 번째 도서였다. 그러니 다시 "에디션 F"가 어떤 시리즈인지 살펴볼 수밖에. 알고 보니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 온 여성 작가들"을 선별해 담은 시리즈였는데,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더해 아주 훌륭한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자, 그럼 이제 할 일은? ㅎㅎ 모아야지~ㅋㅋㅋ

어쨌든, 요즘 좀 한가한 틈을 타 <제인의 임무>를 읽었다. 이 책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그 중 6편이 국내 처음 번역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디스 워튼은 보통 국내에 <순수의 시대>나 <기쁨의 집> 등 장편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전에 환상문학 시리즈로 접한 이디스 워튼의 단편 또한 아주 훌륭하다. 샬럿 퍼킨스처럼 여성의 비극을 드러내놓고 보여주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 중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 등을 아주 세밀하게 표현해 낸다. 그런가 하면 표제작 <제인의 임무> 속 제인처럼 당당하게, 그러나 때론 징~하게 여성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점차 변해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반면 <시대가 다르면>을 통해 그렇게 바뀌어가는 시대 속에서도 바뀌지 않는 편견을 보여주며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제인의 임무>는 통통 튀는 작품이 많았던 것 같다. 다른 에디션 F 시리즈가 무척 기대된다.

제인의 임무

이디스 워튼 지음
궁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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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1920년 『순수의 시대』를 발표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이디스 워튼의 단편선 『제인의 임무』가 에디션F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순수의 시대』 『기쁨의 집』 등의 장편들은 여러 판본으로 나와 있지만, 80여 편이나 되는 단편 중에서는 「징구」 「로마 열병」 「다른 두 사람」 등 외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제인의 임무』에는 그중 아홉 편을 골라 번역했는데, 작가의 발전과 변화를 보여줄 수 있도록 1893년부터 1934년에 걸쳐 발표된 것들을 비교적 고루 선택하였고 「맨스티 부인의 전망」, 「어떤 여행」, 「인간의 몰락」, 「제인의 임무」, 「시대가 다르면」, 「홀바인 풍으로」는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1차분 런칭!

그 여자가 온다.
사슬을 끊고 감옥을 벗어나서
왕관을 벗고 영광을 걷어차고서
그저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온다.
-샬럿 퍼킨스 길먼

에디션F 시리즈는 주제와 작가들을 좀더 세심하게 나누어 궁리출판만의 색깔있는 문학선집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에디션F의 'F'는 ‘feminism, female, friendship’을 상징합니다. 이 시리즈는 여성 작가가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을 골라 여성 번역가가 작업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이 보여주는 인간관계의 미묘한 갈등과
여성의 절망적인 사회적 상황,
지적 허영심과 도덕적 타락의 맨얼굴들!

처음에는 바보처럼 화가 났다. 이렇게 변할 거였으면 왜 더 일찍 변하지 않았단 말인가? 여기 부인이 있었다. 아직 많이 늙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이 시대 젊은 여자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행복을 얻기 위해 바쳐버린 여자였다. 이제 인생에 아무런 의미도 없고 남은 것도 없었다.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그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내놓았다.
사랑에 가격이 있다는 것을 배우느라 쓰디쓴 대가를 치러야 했다. 딱 정해진 만큼의 값이 있다는 사실. 부인은 사랑하는 남자가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리고 남자의 눈에서 그 깨달음을 읽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고 있었다. 부인은 오랫동안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
아이드가 다시 생각났다. “우리의 인생도 안 끝났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드는 그렇게 말했고 부인은 그 말에 깊이 감동했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부인의 인생이 오래전에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나! 부인의 인생 전체가 이미 결말이 다 나 있었다. 하지만 여기, 믿고 기다려온 남자가 있었다.
-「시대가 다르면」 155쪽

“징구였죠?” 로비 부인이 슬쩍 운을 띄웠다.
전율이 회원들 모두를 훑고 지나갔다. 어쩔 줄 몰라 서로 눈길을 이리저리 주고받은 뒤, 구원자에게 일제히 안도감과 의문이 뒤섞인 시선을 던졌다. 똑같은 감정이 각자 다른 표정으로 드러났다. 플린스 부인이 먼저 마음을 놓고 표정을 가다듬었다. 금세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 되더니 밸린저 부인이 말할 차례라는 듯한 얼굴을 했다.
“징구에 대해서. 그랬죠.” 밸린저 부인이 늘 하던 대로 과감하게 소리쳤다. 밴 블루익 양과 로라 글라이드는 기억의 심해에 뛰어들어 있는 것 같았고, 레버릿 부인은 불안해져서 『적절한 인용』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 그 책이 몸을 내리누르는 불편한 느낌 덕분에 여하튼 마음이 놓였다.
오스릭 데인의 표정이 다른 회원들보다 더 급격하게 변했다. 함께 커피 잔을 내려놓았지만 약이 오른 표정이 확연했다. 로비 부인이 나중에 묘사한 대로, 잠깐이었지만 뒤통수를 맞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오스릭 데인이 순식간에 드러난 약점을 채 숨기기도 전에 로비 부인이 공손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오늘, 부인께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들어보려고 몹시 기대하고 있었어요.”
오스릭 데인은 공손한 미소는 당연한 듯 받았지만 뒤따라온 질문에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구경꾼들은 부인이 표정을 재빨리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챘다. -「징구」 197∼198쪽

1920년 『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를 발표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이디스 워튼의 단편선 『제인의 임무』가 에디션F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순수의 시대』 『기쁨의 집』 등의 장편들은 여러 판본으로 나와 있지만, 80여 편이나 되는 단편 중에서는 「징구」 「로마 열병」 「다른 두 사람」 등 외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제인의 임무』에는 그중 아홉 편을 골라 번역했는데, 작가의 발전과 변화를 보여줄 수 있도록 1893년부터 1934년에 걸쳐 발표된 것들을 비교적 고루 선택하였고 「맨스티 부인의 전망」, 「어떤 여행」, 「인간의 몰락」, 「제인의 임무」, 「시대가 다르면」, 「홀바인 풍으로」는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각 단편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맨스티 부인의 전망(1893)」―하숙집에 사는 맨스티 부인의 낙은 창밖으로 앞집의 풍경을 보는 것. 하지만 어느 날 그 앞집이 증축공사를 시작한다. 맨스티 부인은 결국 참지 못하고 앞집을 찾아가는데…

「어떤 여행(1899)」―한 아내가 아픈 남편을 데리고 요양을 갔다가 의사가 집에 가도 좋다고 해서 돌아오는 기차를 탄다. 그러나 기차 안에서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남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내리라고 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인간의 몰락(1903)」―주인공 리냐드 교수는 대중들을 비웃어주며 즐기려고 책을 냈으나 상황은 뒤바뀌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만다. 그는 대중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지 말지 딜레마에 빠진다.

「제인의 임무(1904)」―한 부부가 결혼생활의 권태를 극복하려고 제인이라는 아기를 입양한다. 하지만 이 아이가 너무 똑똑해서 오히려 이 부부에게 골칫거리가 되는데…

「다른 두 사람(1904)」―두 번 이혼한 여자의 세 번째 남편이 전 남편 둘을 자주 만나게 되면서 점차 친해지는데, 세 남자가 만나게 되는 기회가 점점 늘어난다...

「시대가 다르면(1911)」―이혼하고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프랑스로 갔던 부인이 고국에 돌아와 보니 세상이 달라져서 이혼이 더 이상 흠결이 아닌 시대가 된 걸 느낀다. 자신처럼 이혼한 딸은 재혼하여 잘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징구(1916)」―정기적으로 독서모임을 여는 부인들의 가식과 허영은 어디까지인가. 유명한 작가 오스렉 데인을 초대해 모두가 긴장한 상황에서, 평소 무시당하던 새 멤버는 ‘징구’라는 낯선 단어를 꺼내는데…

「홀바인 풍으로(1928)」―사교계 명사였으나 이제는 늙고 병이 든 노인과, 치매에 걸려 자기 집에 손님들이 올 거라며 상을 차려놓은 부인. 지금 이들 눈에 보이는 화려한 영화는 정말 실제인 것인가.

「로마 열병(1934)」―오래전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두 중년 부인이 딸들을 데리고 로마로 여행을 간다. 그러다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래전 비밀 하나를 폭로하게 되는데…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절망적인 여성의 사회적 상황, 여성이 사회의 규범과 빚는 갈등, 이혼 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 신구세대 간 갈등, 인간관계의 미묘한 질투 등을 잘 다루고 있으며 지적 허영심과 작가의 도덕적 타락에 대한 풍자, 특히 인물의 심리묘사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가족 모두 유럽으로 옮겨가 지내기도 한 워튼은 이야기 만드는 것을 즐겼고 시와 소설도 곧잘 썼다. 유럽에서 지낼 때 가정교사에게서 교육을 받았는데, 워튼은 당시 그 나이의 소녀들이 배워야 하는 예절과 패션 등에 대해 억압적이라고 느끼며 거부감을 가졌다. 10대 때 단편소설을 써서 어머니에게 보여주었지만, 그녀는 워튼이 결혼할 때까지 소설 읽는 것을 금지했고, 그녀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1879년 워튼은 《뉴욕 세계》라는 잡지에 필명으로 시를 게재했으며, 사교계에 정식 데뷔를 하기도 했다. 1885년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했으나 이듬해부터 남편이 급성 우울증을 앓았고, 워튼 자신도 우울증과 천식으로 고생했다. 가든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던 워튼은 마흔 살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 레녹스에 있는 자신의 땅에 ‘더 마운트(The Mount)’를 직접 디자인했는데, 이곳에서 소설 몇 편을 완성했으며, 헨리 제임스 등과 함께 미국문학계의 인물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워튼은 파리에서 실업상태인 여성들을 위한 바느질 작업실을 열었는데, 30명의 여성으로 시작한 일은 곧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해 가을 독일군이 벨기에를 침공해 파리에 벨기에 난민들이 넘쳐날 때, 워튼은 이들을 위한 미국 호스텔(the American Hostels for Refugees)을 설립하는 것을 도왔는데, 이 호스텔은 피난민을 위한 쉼터, 식사 및 옷 등을 제공했다. 또한 이곳에서는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고용 기관을 만들었으며, 10만 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이후 헌신적인 전쟁 구호 활동에 대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조지 프레데릭 존스의 딸, 이디스 뉴볼드 존스로 태어나 살다가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해 워튼 부인으로 살았고, 이혼했지만 이디스 워튼으로 죽었다. 작품에 남편이 죽거나 이혼한 후에도 그 남자의 ‘부인’으로 불리는 여성들처럼 이디스 워튼도 남편의 성을 버리지 못했다. 참정권조차 없었던 당시 여성의 지위를 생각하면 오히려 법적인 이혼이 가능했다는 것이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디스 워튼은 여성의 삶에 대한 끝없는 의구심으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실천한,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자로 문학사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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