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 민음사 펴냄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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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1999.6.25

페이지

4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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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제작가 밀란 쿤데라의 데뷔작. <농담>은 쿤데라 문학의 사상적 근원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남녀간의 사랑, 정치적 비판과 함께 미학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 소설에서 쿤데라는 사랑, 우정, 증오, 복수 등 사소한 사적인 삶에서 시작하여, 선의로 출발한 이념일지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암시하여 절대 신념과 획일주의를 경고한다. 절대 신념이 인간 개인의 삶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농담>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서술 방식을 지니고 있다. 루드빅은 1, 3, 5, 7부의 화자로서 중심인물이며 헬레나는 2, 7부, 야로슬라브는 4, 7부, 코스트카는 6부의 서술을 맡는데 특히 7부는 영화의 화면이 바뀌듯 세 인물의 서술이 교차된다. 각각의 인물들의 독백이 독자의 눈을 통해 맞춰지면서 각 인물들의 삶이 전체적으로 조명되는 기법을 사용했다.

자기 반성의 시대인 요즈음<농담>은 자유를 그리워하는 한 지성인이 자신을 둘러싼 역사와 정치 상황을 향해 던지는 물음이면서 동시에 탈이념의 시대라는 현대의 시대 정신의 구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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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상태:카뮈)님의 프로필 이미지

이수민(상태:카뮈)

@smlee682

농담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 제목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였다. 농담이라니, 이렇게 가벼운 제목을 달고 있는데 정작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리는 얘기였다.

주인공 루드빅은 대학 시절 공산당 학생연맹에서 촉망받던 청년이었다. 여자친구 마르케타가 훈련학교에 가서 자기를 별로 그리워하지 않는 것 같아 서운했던 루드빅은, 장난삼아 엽서에 이렇게 적어 보낸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진지하게 혁명에만 몰두하는 여자친구를 살짝 놀려주고 싶어서 던진, 그야말로 아무 뜻도 없는 농담이었다. 근데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는 스탈린이 트로츠키를 암살할 정도로 적대시하던 시대였고, 이 엽서 한 장이 결국 반동분자의 증거로 몰려서 루드빅은 공산당에서 제명되고 학교에서도 쫓겨난다. 군대에 끌려가 탄광에서 강제노역까지 하게 된다. 여자친구한테 좀 짓궂게 굴어보려던 그 마음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꺾어버린 거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계속 소름이 끼쳤던 건, 루드빅이 벌을 받을 만한 짓을 저지른 게 전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는 그저 조금 재치 있고, 조금 냉소적인 성격을 가진 청년이었을 뿐이다. 근데 그 시대는 웃음이나 아이러니 자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직 혁명을 향한 금욕적이고 진지한 태도만이 허락되는 분위기 속에서, 농담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루드빅을 무너뜨린 건 그의 잘못이 아니라, 애초에 개인의 유머 감각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그 시대의 잔인함이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처벌받은 게 루드빅의 어떤 죄가 아니라, 그저 그가 가진 인간적인 기질 그 자체였다는 게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소설 전체에 흐르는 정서가 또 흥미로웠는데, 쿤데라는 이걸 필연적인 역사의 비극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 모든 게 그냥 우연히, 어쩌다 보니 그렇게 흘러간 일처럼 그려진다. 농담 한마디가 인생을 망가뜨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복수와 화해의 시도마저도 결국 뜻대로 되지 않고 다시 허무하게 어긋난다. 루드빅은 훗날 자기를 몰락시킨 동료의 아내를 유혹해서 복수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씁쓸하게 끝나버린다. 역사도, 개인의 복수도, 결국 우연과 어긋남의 연속일 뿐이라는 이 허무함이 소설 내내 깔려 있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말 한마디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나도 가볍게 던진 말이 의도치 않게 누군가한테 상처가 되거나, 예상 못 한 방식으로 오해를 낳았던 경험이 있다. 물론 루드빅처럼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가 별생각 없이 뱉은 말이 어떤 맥락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걸 실감했던 순간들이 있다. 이 소설을 읽고 나니 그런 경험들이 다시 떠올랐다. 결국 우리는 각자 자기가 처한 시대와 상황이라는 틀 안에서 말을 하고 살아가는데, 그 틀이 얼마나 폭력적이냐에 따라 똑같은 농담 하나가 그냥 웃어넘길 일이 될 수도,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지금 내가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농담들이 얼마나 안전한 세상 안에 있는 건지, 새삼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5일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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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는 큐레이터

@user618810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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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6일 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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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user681124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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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6일 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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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제작가 밀란 쿤데라의 데뷔작. <농담>은 쿤데라 문학의 사상적 근원을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남녀간의 사랑, 정치적 비판과 함께 미학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 소설에서 쿤데라는 사랑, 우정, 증오, 복수 등 사소한 사적인 삶에서 시작하여, 선의로 출발한 이념일지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암시하여 절대 신념과 획일주의를 경고한다. 절대 신념이 인간 개인의 삶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농담>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서술 방식을 지니고 있다. 루드빅은 1, 3, 5, 7부의 화자로서 중심인물이며 헬레나는 2, 7부, 야로슬라브는 4, 7부, 코스트카는 6부의 서술을 맡는데 특히 7부는 영화의 화면이 바뀌듯 세 인물의 서술이 교차된다. 각각의 인물들의 독백이 독자의 눈을 통해 맞춰지면서 각 인물들의 삶이 전체적으로 조명되는 기법을 사용했다.

자기 반성의 시대인 요즈음<농담>은 자유를 그리워하는 한 지성인이 자신을 둘러싼 역사와 정치 상황을 향해 던지는 물음이면서 동시에 탈이념의 시대라는 현대의 시대 정신의 구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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