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빛살

조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생의 빛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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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26

페이지

138쪽

이럴 때 추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읽으면 좋아요.

#삶 #시 #시집 #인생

상세 정보

빛줄기 하나 못 들어오게, 틈 없이 살고 있을 때
'겹겹의 흙더미를 뚫는' 빛의 온기가 전해지는 시집

1988년 등단한 이래, 삶과 죽음, 실존에 대한 집요하고도 진실한 탐문과 성찰을 이어온 시인 조은의 시집. 이번 시집은 연약하고 상처 입은 것들에 대한 연민, 피치 못할 삶의 그늘과 결핍을 끌어안으며 절망과 고통에서 길어낸 생의 의지와 특유의 '흙의 존재론'을 담았던 직전 시집 <따뜻한 흙>을 펴낸 지 꼬박 7년 만에 묶어 내는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풍경 너머, 장면 너머에 뿌리 내리고 있는 생의 근원적인 시간성을 응시하고, 개체의 아픔과 세계의 아픔을 통감각적으로 묶는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는 '흙'이다. 시인은 흙의 속성을 통해 생의 '사건성'을 구체화하고 자기 존재 안에 깃들인 '암흑'과 대면하는 '무섭고도 고요한 시적 순간'을 포착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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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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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억압을 넘어선 연대의 꿈!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여성 해방!
📚강민영 , 황모과 저자 '퍼플드림'

퍼플로 물든 저항의 목소리!<퍼플드림>은 황모과, 강민영 저자가 함께 엮은 짝꿍 소설집이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황모과 저자의 <옥춘당 귀녀회>는 조선시대, 강민영 저자의 <뱅가니 갱: 자주색 여자들>은 1960년대 인도 라자스탄이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두 작품의 주요 공통점은 여성들의 억압에 맞서는 연대와 해방이라는 것이다. 두 편이 100페이지정도 되는 짧은 소설이지만, 짧은데도 불구하고 이야기 밀도가 높다. 사회적 억압과 저항을 페미니즘적 시간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 <옥춘당 귀녀회>는 저자의 SF적 상상력으로 과거로부터 재현되는 악습과 차별을 그려냈다면, <뱅가니갱: 자주색 여자들>은 여성들이 서로를 지렛대로 삼아 스스로를 구해 내는 자기 해방을 그려냈다.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여성들의 연대의 과정을 역동적으로 그려내어, 마치 한편의 중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의 제목처럼 퍼플은 여성 운동에서 존엄과 정의를 상징한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억눌렸던 여자들의 꿈꾸는 세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 두 이야기의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억압받던 여성들이 서로 힘을 합쳐 해방을 이룬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이다. 단순한 피해자의 서사보다,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는 것이다. 중편 분량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빠른 몰입감이 있지만, 강렬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적 색체 즉, SF와 역사적 배경을 서로 이야기를 연결시켜 독특한 앤솔로지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소설이상으로, 여성 억압과 저항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룸으로써, 사회적 메시지와 문학적 재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황모과 저자의 <옥춘당 귀녀회>는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잘 구현한 작품이다. 시대극 설정을 하고 있지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끈질기게 재현되는 악습과 차별을 날카롭게 그려내어, 시슽템이 설계한 시나리오 속에서 소모되는 엑스트라에 불과한 여성들이 스스로에게 이름을 짓고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기획된 운명에 거칠게 저항하는 모습을 통해 통쾌하고 전율케 한다. 강민영 저자의 <뱅가니갱: 자주색 여자들>은 실제 인도에 존재하는 여성 자경단 '굴라비갱' 을 모티프로 한다. 폭력과 부조리한 악습에 맞서 스스로 몽둥이를 들고 맞서는 여성들의 투쟁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어, 구원을 기다리는 대신 여성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스스로를 구해 내는 자기 해방의 서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인도 라자스탄 현지에서 집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촘촘하고, 세계관이 디테일하여,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두 작품은 시대와 문화도 다르다. 하지만 두 작품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과거 여성들의 삶, 투쟁의 역사는 동일하고, 우리는 과거 여성들의 삶을 딛고 살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사회적, 가부장적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여성을 단순히 피해자로 그려낸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는 여성으로 그려낸다. 여성들이 서로를 지렛대 삼아 힘을 합쳐 집단적 해방을 이루고, 개인의 고통을 넘어선 집단적 연대가 불러오는 변화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져는지를 보여준다. 여성 억압과 저항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빠른 몰입감 뿐만 아니라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잘 담은 작품이다. 읽고나면 단순히 이야기를 소비한다는 것보다, 억압에 맞서 연대하는 여성의 힘의 이야기에 곱씹어보게 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문화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스프링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퍼플드림 #강민영 #황모과 #책추천 #스프링출판사 #앤솔로지 #소설집 #중편소설 #신작 #신작도서 #도서협찬 #책리뷰 #SF소설 #역사소설 #여성억압 #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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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1988년 등단한 이래, 삶과 죽음, 실존에 대한 집요하고도 진실한 탐문과 성찰을 이어온 시인 조은의 시집. 이번 시집은 연약하고 상처 입은 것들에 대한 연민, 피치 못할 삶의 그늘과 결핍을 끌어안으며 절망과 고통에서 길어낸 생의 의지와 특유의 '흙의 존재론'을 담았던 직전 시집 <따뜻한 흙>을 펴낸 지 꼬박 7년 만에 묶어 내는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풍경 너머, 장면 너머에 뿌리 내리고 있는 생의 근원적인 시간성을 응시하고, 개체의 아픔과 세계의 아픔을 통감각적으로 묶는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는 '흙'이다. 시인은 흙의 속성을 통해 생의 '사건성'을 구체화하고 자기 존재 안에 깃들인 '암흑'과 대면하는 '무섭고도 고요한 시적 순간'을 포착해낸다.

출판사 책 소개

‘삶의 집요한 의지와 행복한 소멸의 공존,
그 아름답고도 뼈아픈 생의 아이러니’


일인칭의 자기 응시가 도달해보인 더없이 깊고 정직한 공간

1988년 등단한 이래, 삶과 죽음, 실존에 대한 집요하고도 진실한 탐문과 성찰을 이어온 시인 조은이 신작 시집 『생의 빛살』(문학과지성사, 2010)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연약하고 상처 입은 것들에 대한 연민, 피치 못할 삶의 그늘과 결핍을 끌어안으며 절망과 고통에서 길어낸 생의 의지와 특유의 ‘흙의 존재론’을 담았던 직전 시집 『따뜻한 흙』(2003)을 펴낸 지 꼬박 7년 만에 묶어 내는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시집 『생의 빛살』에서 풍경 너머, 장면 너머에 뿌리 내리고 있는 생의 근원적인 시간성을 응시하는 관찰자의 시선은 더욱 깊어졌고, 개체의 아픔과 세계의 아픔을 통감각적으로 묶는 환상적인 언어 조탁은 더욱 섬세해졌으며, 그리하여 흙의 속성을 통해 생의 ‘사건성’을 구체화하고 자기 존재 안에 깃들인 ‘암흑’과 대면하는 “무섭고도 고요한 시적 순간”을 포착해내는 시적 미학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생을 지탱하고 변화시키며 소멸의 시간을 살아내는 ‘흙의 존재론’

시집 『생의 빛살』에서 독자가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단어가 바로 ‘흙’이다. 삶과 죽음의 은밀한 길항에 긴장하면서 시인 조은이 오래전부터 탐문의 대상으로 삼아온 형태이자 물질(대상)이다. 이번 시집의 서시 「모순 1」에서 이미 “내 몫이 아닌 흙이여”라는 의미심장한 감탄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 흙은 이어지는 시들에서 “뜨겁던 피가 삭은 것”이기도 하고, “담즙의 세월도 삭이지 못한 모래”이기도 하면서 “몇 번의 부식 과정을/온몸으로 견뎌냈던 정신은/문득 내 것이 아닌 듯하다”(「마른 흙은 떨어지고」)라는 화자의 내적 변화를 낳는 동시에 “나의 내면이 식어”가는 계기를 추동한다(이광호). 또한 “흉하게 드러난 집들의 늑골을 적시며” 흘러내리는 흙은 “집의 완고함”(「지붕 위에는 흙」)이 풀리는 사건을 이끌면서 우리를 둘러싼 제법 그럴싸한 외부의 견고함을 비웃고, 그 “외형적인 질서의 심층에 도사린 것”에 대한 의문과 함께 존재의 다른 차원을 그려보게 만든다. 때로 이 흙은 인간의 얼굴과 기억을 대신하며 “일인칭의 심층 속에 숨어 있는 다른 시간의 존재”(이광호)를 발견하게도 한다: “젖은 흙더미 같은 몸을 지탱한 남편의/ 손톱 밑에는 검은 흙이 끼어 있다/거친 손의 주름살을 메우고/손톱의 하얀 반달을 덮고/두 눈에 질척하게 매달려 있는 흙/그의 체온에 익었을 흙은/강인해 보인다”(「흙의 고독」); “나뭇가지와 정면으로 서자/내 몸을 잘근잘근 씹고 있는/흙의 미립자가 느껴진다”(「야윈 길」); “사람들의 발길에 씨앗이 뭉개져도/흙으로 완성될 잎들은 화사하다”(「가을 은행나무 밑을」); “죽음만이 늙은 여자의 단호한 표정을/흙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한번도 그처럼」). 이러한 자각은 필경 시인의 자전적 내용을 담고 있을 다음의 시에서 병 든 노모의 모습에 투영되며 그 절정을 이룬다. 비에 젖어 물렁했던 흙이 그늘 없는 폭염 속에 메말라가듯, 아직은 삶을 움켜쥔 자의 몸이 “옹관처럼 굳어”가고 뻣뻣해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이들의 심정은 그저 통절하고 또 참담하다.

어머니는 바다를 보고 앉아 꼼짝도 않는다
깊게 주름진 몸이
연주가 끝난 아코디언처럼
모래톱에 얹혀 있다

[......]

어머니의 몸속으로 자식들은
두 손을 들이밀며
평생을 아우성쳤다

부드러운 흙 속에 들어 있다가
치명적인 흠집을 내고 마는 모래들
상처 속으로 파고드는 모래들
핏줄에 엉겨붙는 모래들......

말라가는 흙의 뒷모습에
모두 목이 멘다 -「연주가 끝난 아코디언처럼」 부분


의식과 감각의 심층에 대한 치열한 응시의 기록

철학자나 성직자의 관찰과 성찰이 그러하듯, 삶과 죽음에 대한 지독한 응시는 시인의 몫이자 특권이며 벅찬 업이기도 하다. “생래적으로 아픈 것들에 연민과 연대”를 갖고 있는 듯한(고종석) 조은은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가령, “슬픔을 견디는 미소” “빛이 예감되는 어둠” “행동을 늦추는 생각들”(「한 분류법」)에 기대어 손가락 마디마디 새겨진 지문을 더듬듯 생의 ‘갈래’를 더듬는다. 그의 시선은 “봄꽃들 탈골한 길”(「모순 1)과 ‘재개발을 앞둔 텅 빈 골목’(「골목길」)을 쫓고, ‘깊은 밤 지붕 위 고통에 끌려 다니는 몸’(「뇌 속이 기왓골처럼 밟힌다」)과 ‘허공의 거미줄에 걸린 섬뜩한 내 눈’(「방 안의 거미줄」)을 거쳐 “거울 속/나를 보는 눈빛”(「기억의 심층」)에 다다른다. “나는 저 눈과 마주친 적이 없는데/저 눈도 나도/서로를 기억”하는 기억의 심층을 헤집는 시인의 눈은 비로소 “내가 내 안에 갇혔음을 일깨”우는 뼈아픈 자기 응시나 다름없다. 동시에 “‘내’가 다른 존재를 대면하여 ‘나’의 외부와 만나는 계기,” 다시 말해 허물고 싶었던 “속박 이후의 생에 대한 성찰”을 의미한다. 또한 죽음의 예감과 삶의 간절한 의지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이 시간이야말로 ‘의식과 감각의 심층에 대한 치열한 자기 응시가 낳은 시적 순간’(이광호)이라 불러 마땅하다.

나는 늘 순도 높은 어둠을 그리워했다
어둠을 이기며 스스로 빛나는 것들을 동경했다
겹겹의 흙더미를 뚫는
새싹 같은 언어를 갈망했다

처음이다, 이런 마음은
슬픔도 외로움도 아픔도 불빛으로
매만지고 얼싸안는
저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몸이 옹관처럼 굳어가는 것 같은
몸이
생의 빛살에 관통당한 것 같은 -「생의 빛살」 부분


일상에서 맞닥뜨린 응시의 충격, 그 신선하고도 씁쓸한 순간,
삶과 소멸의 공존, 일상적 감각의 충돌로 빚은 뼈아픈 생의 아이러니


조은의 시에서 “무디어진 나를 벌떡벌떡 일으켜 세우는/저것이 죽음이라니/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그림자를 접었다 폈다 몸부림치는/저것이 삶이라니/삶을 바라는 간절한 순간이/저렇게 돌이킬 수 없을 때”(「뇌 속이 기왓골처럼 밟힌다」) 오는가라는 생의 아이러니에 대한 뼈아픈 자각은 “내 암흑이 고작 이거냐며 으름장을 놓거나 울음 속까지 뿌리를 뻗어오는 절망의 덜미를 잡고 패대기”(「한 무덤 앞에서」) 치지 못한 데 대한 자기반성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때로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깨닫는 순간”(「언젠가는」)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예감이 자기 생의 외부에 대한 치열한 ‘시적’ 시선을 낳기도 하는 것이다.

그가한길에양말을벗어놓았다
발의형체가그대로남아있다
만져보면체온도남아아있겠다
그는어떤세계로간걸까

햇볕이기름처럼머리에쏟아진다
바람속엔뜨어군멍울이있다
그를찾는내몸은불붙은화약처럼쉭쉭댄다
숨이찬나는목단추를풀며
신발이라도벗어양말곁에놓아보고싶다

그는내가바라보는곳으로사라져갔다
양말의방향이그것을말해준다
그는차분했다
양말의형체가그것을말해준다
그는뒤에남긴세계에예의를표했다
얌전히놓인양말이말해준다
걸음을멈추고한쪽양말을벗기까지
벗은발로중심을잡고
다른쪽발의양말을벗기까지몇미터거리에
뒤도돌아보지않았을
사라진삶의암시가있다 ―「불쑥 들어간 세계」 전문

그 치열함이 자기 연민과 자기도취가 아닌 철저한 자기 응시로 향하고 있기에 조은의 시는 절제된 서정이 취할 수 있는 깊고 차가운 전율을 다음의 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을 맡은 이광호는 이 시를 가리켜 “이 시집에서 가장 아름답고 부드럽고 고요한 이미지를 담은 시”라고 평했다.

어린 새 한 마리 둥지에서 떨어졌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어떻게 알았을까
삶을 박차는 쾌감

숲은 칙칙한 그림자를 포개고 있다

그림자가 짙은 곳에는
밝디밝은 꽃들
꽃 위에서 끝나는
보풀 같은 길들

어린 새는 부리를 내려 쉼표를 찍는다

보드라운 새의 깃털이
마냥 행복한 눈꺼풀처럼
떨다 멈춘다 - 「어떻게 알았을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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