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3
〔 인스크립트 〕
동네책방 ㅣ 서울 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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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조용한 주택가,
웃고 있는 귀여운 로고가 맞이해주는 빨간 문.
연극배우이자 부부인 두 책방지기님들의 취향과 희곡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인스크립트를 소개합니다.
<인스크립트>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희곡과 연극, 영화 전문 서적을 다루고 있는 서점이에요. 연극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 예술 서적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어 말과 글이 머무르는 책장이라 소개하고 있답니다.
많은 서점이 있지만 희곡 서점은 처음인 것 같아요. 이런 특별한 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배우로서 작업할 땐 단행본 희곡을 만나기 쉽지 않거든요. 대부분 파일이거나, 출판되지 않은 희곡으로 작업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희곡을 찾아볼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희곡이란 장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을 가도 많은 작품을 만나보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인 욕심과(?) 저희가 사랑하는 장르의 책을 다른 분들도 함께 보고 싶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우당탕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분야의 책을 위한 서점이라니, 이런 ‘인스크립트'의 이름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이름에서부터 정체성이 드러났으면 했어요! 그래서 대본이라는 뜻의 스크립트와 그 안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in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로고를 보았을 때 글씨가 아닌 이미지적인 느낌도 함께 가지고 싶어 저희의 손 글씨체를 조금 변형해 스마일의 이미지도 함께 담았어요!
안그래도 글씨가 웃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인스크립트'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가져오시나요?
가장 먼저 한국 현대 희곡은 대부분 들여놓으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 고전 희곡이 많고, 공간적 여유가 되는 한해서 관심 있는 문학과 사회과학책 또한 가져오고 있어요. 희곡이 중심이 되는 서점이지만, 모든 장르가 그렇듯 이야기라는 건 연결 지어 볼 수록 더 풍부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희곡을 편하게 또 더 넓게 볼 수 있는 큐레이션을 중점에 두고 있습니다.
희곡이라는 장르가 사실 참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책방지기님이 생각하는 희곡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희곡은 다른 장르에 비해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이 참 많은데요. 그게 희곡만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소설은 문장으로 세계관과 여백을 좀 더 채워준다면 희곡은 그 시간을 침묵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죠. 그만큼 독자가 개입할 수 있는 공간이 넓고,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혼자 읽기 참 어려운 작품들도 많다 느끼고, 저희가 낭독회나 독서모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매력이 정말 많은 친구인데, 혼자서 알아가기는 조금 힘들 수 있겠다고도 생각해요.
여백이 많은 문장들이라,, 어렵게 생각되던 침묵에 그런 의미가 있었네요.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대학로가 심리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긴 하지만, 청개구리 심보가 있었는지 오히려 일하는 곳과는 좀 떨어진 연희동에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 저는 조금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의 공간을 원했고 함께 운영하는 남편은 조금 더 엔틱한, 마치 파리의 셰익스피어 서점 같은 느낌을 원했어요. 간극이 워낙 커 치열하게 싸우다 보니 중간지점인 지금의 인테리어에 도착하게 된 것 같아요.
두분의 치열한 취향이 잘 섞인 공간이군요! 낭독극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인스크립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이야기 주신 낭독극 또한 희곡의 매력을 좀 더 잘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한 프로그램인데요. 희곡이 결코 친절한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혼자 읽기는 힘든 작품들이 있어요. 그리고 다른 장르보다 말로 읽었을 때 작품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도 큰 것 같아요. 그래서 해당 모임에선 한가지 작품을 한 달 동안 최소 2회독 하며 깊게 읽고 마지막에 다 같이 모여 소소하게 낭독극을 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낭독극도 그렇고, 저희가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알음알음 찾아서 참석해 주시는 게 너무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하나로 꼽는 것은 너무 어렵겠지만, 희곡이라는 장르를 아예 접하거나 즐기지 않으시다가 저희 서점에서 처음 희곡을 읽어보게 되었다는 분, 혹은 희곡에 좀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곤 합니다.
책방지기님께 “인스크립트”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사실 저는 배우로서의 정체성도 있지만, 이 서점에서만큼은 지금 활동하고 계신 희곡 작가님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극작가분들의 작품이라는 건 결국 공연화를 위해 만들어진 대본인데, 만약 공연이 성사되지 않았을 땐 소개될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곳에서만큼은 그분들의 작품이 좀 더 전면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인스크립트는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재미있고 귀엽게. 오래 걸리더라도 희곡을 친절하게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너무 “연극을 하는 사람들 만의 공간"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누구나 편하게 와서 다양한 책을 둘러보거나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이오진 지음 | 제철소 펴냄
이오진 작가의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 지금 대학로에서 가장 핫한(?) 극작가 중 한 분이시고, 쓰셨던 작품이 모두 공연화된 작가님이기도 하세요. 여성주의적인 희곡이 많아 여성 캐릭터를 굉장히 다채롭게 표현하기도 하고, 한국 현대사회를 되돌아보기에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 희곡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대형서점에선 보지 못한 희곡 큐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인스크립트!
예약을 통해 작업실로도 방문이 가능해, 다음번엔 꼭 좋아하는 책과 노트북을 들고 방문하고 싶은 곳입니다.
연희동 한적한 주택가 골목, 더 풍부하고 다양한 희곡집을 만나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
〔인스크립트〕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49-1 1층
◦ 운영시간 | 월, 목~일 12:00 ~ 19:00 (매주 화,수요일 휴무)
책방 인스타그램
책방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