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7
〔 책방 심다 〕
동네책방 ㅣ 순천시 조곡동
❝
조용한 순천역 인근,
마음에 씨앗을 심는 책방.
독립 출판물부터 그림책까지,
작은 공간 속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책방 심다를 소개합니다.
간단한 서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전남 순천에 위치한 ‘책방 심다’입니다. 순천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독립 출판물과 단행본, 그림책을 사랑하는 15평 규모의 작은 서점이에요. 움직이는 책방 "와온 서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책과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시작해 벌써 9년 차가 되었네요. 언제나 책과 함께하는 따뜻한 공간을 꿈꾸고 있어요.
‘책방 심다’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오는 분들의 마음에 책이 다양한 것들을 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름 지었어요. 책뿐만 아니라 저희가 가진 생각과 마음도 함께 심고 나눌 수 있었으면 했어요. 책방을 운영할수록 책이 여러 의미에서 씨앗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통해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고, 더 소통하며 각자의 인생에 많은 씨앗을 심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서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우연히 서울의 “스토리지 북앤필름”이라는 서점을 방문하며 이 여정이 시작되었어요. 베스트셀러들보단 독립 출판물을 주로 판매하는 해방촌의 작은 책방인데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독립 출판물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독립 출판물을 잘 알지 못한 저에게 그 책들이 참 큰 충격을 주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책으로 탄생하는 과정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 경험이 계기가 되어 독립 출판물과 서점에 관심이 생겼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심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독립 출판물이 계기가 되었다니! 그런 ‘책방 심다’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있나요?
책방 시작에 큰 영감을 주었던 만큼, 저희는 독립 출판물을 많이 다루고 있어요.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 그리고 저희가 지향하는 삶을 관점을 지닌 책들을 애정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로 사는 삶, 생태적 삶과 그림책에 눈길이 더 가는 것 같아요. 특히 자기만의 관점을 가진 작가들의 책을 만나면, 오시는 분들께도 이 다양함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설레기까지 하답니다.
독립 출판물만이 주는 영감이 있죠.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많이 고려하셨나요?
40년 가까이 된 오래된 건물이어서, 최대한 건물의 특성을 살리려 노력했어요. 예전엔 여인숙이었던 건물인데요. 어떻게 보면 저희도 많은 이야기를 품은 방과 같은 곳이란 생각이 들며 건물의 과거와 의미를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희의 이야기 방에 오셔서, 그 안에서 또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랄까요.
동시에 저희 주인장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식물들도 많이 들여왔답니다. 오시는 분들과 머무르는 저희 모두에게 위로의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건물의 특성을 유지하며 "심다"매력을 심은 공간이군요! 이런 책방 심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실 책방을 열고 3-4년 정도는 정말 쉬지 않고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어요. 지역 연계 프로그램이나, 순천 아트북페어처럼 규모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었는데요. 아이들이 태어난 후론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 하더라구요. 지금은 5년 넘게 진행해 온 북클럽과, 작가와의 만남, 독립 출판 워크숍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움직이는 와온 책방"이라는 팝업 서점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서점을 운영한 지 6-7년차가 넘어가니 문득 너무 공간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바다 구경도 하고 책도 팔아보자! 안 팔려도 좋은 추억이다"라는 마음으로 트럭에 애정하는 책을 가득 담아 나들이를 떠나고 있답니다.
와온 책방은 정말 낭만 그 자체네요!이런 책방 심다를 더 재밌게 이용할 수 있는 책방지기님만의 팁이 있다면?!
작은 마을에 위치한 서점인 만큼, 오시는 분들께 항상 200% 이상 열려있다는 점?! 운영시간은 다소 짧지만, 유명한 골목에 위치한 바쁜 독립서점들보다 훨씬 더 개인적인 경험을 가져 가실 수 있을거예요. 가끔 아이들과 함께 몇 주 혹은 한 달씩 방학을 떠나곤 하는데요. 그럴 때면 자주 찾아준 손님들 중 책방을 운영해 보고 싶은 분들께 잠시 책방을 맡기고 훌쩍 떠났다 오기도 한답니다. 오시는 분들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때가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5년 넘게 함께하는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매번 돌아가며 책을 선정해 다양한 취향의 책과 삶의 이야기를 나눠왔어요. 문득 돌이켜보니 이 과정에서 ‘내가 참 많이 배웠구나’ 싶더라고요. 혼자였으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들과, 듣지 못했을 이야기들이 모여 서로의 세계를 더 넓게 밝혀줬음을 느낄 때 참 뿌듯합니다.
책과 이야기로 서로의 삶을 넓혀주는 순간들, 정말 소중한 경험이네요. 책방지기님께 ‘ 책방 심다’ 다움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가장 가까운 가치는 계속 변화하는 거예요.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설사 조금 낯설더라도 항상 배우고 변화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가장 심다와 닮은 가치일 것 같아요. 항상 같은 공간에서 책을 팔아야 한다는 틀을 깨고 와온서점을 시작하니 새로운 기회와 경험이 보였던 것처럼, 언제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시는 분들과 함께 성장하는 서점이 되고 싶습니다.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는 서점이라! 너무 멋진데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책방 심다’는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아와 책으로 연결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지역 주민분들과 더욱더 가깝게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오시는 분들께 책과 이야기로 다양한 씨앗을 심고, 그 이야기들이 서로의 세계를 한 뼘씩만 넓혀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책방 문을 엽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지음 | 터틀넥프레스 펴냄
모든 것이 다 있는 시대에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가진 것으로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입니다.
넘쳐 나는 정보들 사이에서 필요한 신호를 찾고 그것을 자기화하는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매일 넘치는 텍스트와 이미지 이야기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기획자, 창작자라면 더욱 추천하는 책입니다!
다른 것을 더 둘러보기보다 이미 가진 내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니까요.
인터뷰 내내 책방지기님의 따스함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시간이었어요. 사진을 전공하신 책방지기님이 고른 사진과 작품 등의 소품도 돋보이는 곳이에요. 조용한 순천역 근처, 독립 출판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책방 심다"입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