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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다른 펴냄

저자는 집필에 앞서 19세기 포경산업 전반을 폭넓게 조사했을 뿐 아니라 태평양 섬들의 식인풍습과 굶주림의 생리학과 심리학, 항해술, 해양학, 향유고래의 생태학 등 이야기를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바운티호의 선상반란, 섀클턴 경이 조난상황에서 보인 리더십, 영화 <얼라이브>로 잘 알려진 안데스 산맥 조난자들의 사례, 수컷 향유고래의 행동양식 등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에식스호 조난자들이 처한 상황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위해 들인 너새니얼 필브릭의 노력은 <백경>을 쓰기 위해 허먼 멜빌이 들인 노력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진 않을 것이다.

에식스호의 비극으로부터 독자들은 재난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교훈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책에는 리더십과 용기, 인내와 신뢰가 어떻게 인간성을 지키고 위기에 맞설 힘을 불러일으키는지가 잘 나타나 있으며 동시에 각종 역경이 어떻게 인간을 무너뜨려가는지도 설득력 있게 묘사되어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가 마치 에식스호의 조난당한 선원이 된 듯 절실한 생존본능에 휩싸이기도, 무력감과 절망감에 젖어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어리석음과 오만, 아집이 어떻게 잘못된 선택을 이끌어내는지를 깨닫고 이를 경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서스펜스로 가득한 논픽션 도서 <바다 한가운데서>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2023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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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 최고 걸작. 어찌 이리도 정교한 작품을 써낼 수가 있었을까.

천사와 악마 1,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베텔스만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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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 '독립영화 쇼케이스' 행사 관련 책자다. 시 예산이 완전 삭감되며 폐지를 알렸던 이 행사가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 개봉 및 배급에 어려움을 겪는 독립영화를 관객에 선보이는 드문 자리, 그마저도 큰폭으로 예산이 삭감된 지난해엔 겨우 6차례 진행된 게 전부였는데 그마저도 사라질 뻔했다. 내가 서울을 애정하는 이유 중 하나인 이 행사가 마침내 살아난 것을, 거기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던 시민들의 수고가 있었음을 나는 다행하다 여긴다.

책은 상영된 작품의 제작일지와 비평, 행사서 진행된 GV까지의 기록이다. 다른 곳에선 접하기 어려운 영화 뒷얘기를 찾아볼 수 있는 건 흥미로운 대목.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기까지 겪어낸 결코 만만찮은 지점들을 돌아보자면 그 존재조차 몰랐을 작은 영화들을 달리 보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응원한다 말할 수 있는 일이 당신에겐 몇이나 있는가. 내겐 독쇼케가 그중 하나다.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

한국독립영화협회 편집부 지음
한국독립영화협회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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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상식의 기준이 후퇴하는 세상이다만 그래도 지켜져야 하는 울타리는 있다. 국가가 노동을 규율하는 방식도 그중 하나다. 노동이 당연한 세상을 살면서도 노동 관계 법령에 무지한 건 꼴불견이다.

노동자가 꼭 챙겨야 할 법률들이 알기 쉽게 들어찼다. 딱딱한 법규와 해석이 아니라 다채로운 사례학습으로 구성한 실전적 가이드북이다. 한국 최초로 세대별 노동조합을 이룬 청년유니온의 경험이 담겼다.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법령까지 개별 노동의 형태를 이루는 네 층위부터 포괄임금제며 산재, 임금체불, 퇴직금 등 알아두어야 하는 개념을 훑어나가는 과정이 유익하다.

오늘 당연한 모든 게 한때는 당연하지 않았다. 전태일이 분신했던 당시에도 법은 있었다. 아는 이들이 외면하고, 모르는 이들은 알려 하지 않아서 그는 제 몸에 불을 당겼다. 역사를 아는 이들은 법이 피로 쓰였음을 이해한다. 상식의 울타리를 보수해야 하는 이유다.

나를 지키는 노동법

청년유니온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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