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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김신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주간 이 책을 나눠 읽으면서 나의 순간을 수집했다. 별 볼일 없게 느껴지던 하루도 의미가 있었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떠올려보고,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했다. 집 앞 할아버지가 키우는 화단의 꽃이 계절마다 달라진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순간에 귀를 기울였더니 계절이 넘어가는 게 느껴진다. 매일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2024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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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로 들어가게 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잠들면 탱크 내부 스피커에서 들여오는 수천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게 됨.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안에 아바타와 거주공간을 재현함.
📝
어떻게 잊겠어, 이 문을. (9쪽)

📝
"……언니.“
한참 후 양미가 말했다.
”언니, 송 선생이랑 결혼하지 마.“
”뭐? 갑자기 그 얘기가 왜…….“
”언니는 아무것도 몰라. 원래 그랬어, 항상 자기만 생각하지.“
양미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이기적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엄마 치매 판정 받고 나서 난 제일 먼저 지아랑 지우 생각이 났어. 내가 만약에 엄마 같은 상황에 처하면 우리 애들은 어떻게 하지, 하고. 난 애들한테 오랫동안 남아 있고 싶어. 끝까지 소용이 되고 싶다고. 지푸라기가 아니라 실오라기라도 좋으니까 내가 정말 필요할 때, 보고 싶어 죽겠을 때 붙잡을 수 있는 뭔가를 남겨 두고 싶단 말이야. 그걸 붙잡고 버텨서 조금이라도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눈속임이고 가짜면 어때, 슬픔으로부터 우리 애들 눈을 가려 준다면 뭐라도 좋아. 우리 엄마라고 달랐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그렇게 열심히 크로노싱을 다니면서, 엄마는 그게 자기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 줬으면 좋겠다고 마음 깊이 바랐을 거야. 내가 지우랑 지아에게 그렇듯이.“

”언니는 한쪽을 떠올리면 한쪽을 잃는다고, 그래서 결국 둘 다 잃는 것 같다고 했지. 난 그 반대야. 한쪽이 있음으로써 다른 한쪽에게 없는 걸 다시금 떠올릴 수 있고 그래서 난 둘 다 온전히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언니, 그게 사랑이야. 언니는 누군가를 깊이깊이 사랑해 본 적이 없어. 송 선생 그 사람한테도 마찬가지야. 그럴 거면 결혼, 하지 마.“
(41-43쪽)

그때는 그때 가서
- 회사원 정우와 아쿠아리움 청소노동자 ‘나(수진)‘가 헤어지고 난 뒤 이야기.
- ’나‘와 김선자 씨는 함께 청소를 하는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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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나쁜 이상함, 유해한 이상함이 있고 좀 바보 같지만 무해한 이상함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함, 그건 아무래도 잘못은 아니다. 이런 순간이라도 있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간담, 이 풍진 세상을.
(66-67쪽)

📝
너는 나한테 미래를 빚지고 있어. 넌 나한테 기생하고 있는 거야.

그래, 그럼 헤어지자.

어쨌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정우의 명의로 된 전셋집이었고 헤어진다는 것은 내가 이 집에서 나간다는 뜻이었으며 그 사실이 어쩐지 ‘기생‘이라는 단어와 찰떡같이 어울리는 것만 같아서였다. 나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내일 당장 나갈게.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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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제멋대로 살아가도 됐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말하자면 운이 좋았던 덕분이었다.
(70쪽)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 김성재와 오수진, 최영인과 고민후, 그리고 김영욱.
- 고양이 ‘순대’를 키우는 수진. 성재와 헤어진 뒤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몸부림친다. 그런 그녀에게 감정전이를 제안하는 친구 영인. 영인은 남편 민후가 조건만남을 한 뒤로 사랑이 식어버렸고, 더이상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며 수진에게 사랑을 달라고 한다. 수진은 더이상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고, 순대의 치료비를 준다는 제안을 승낙한다. 사랑이 빠져나간 자리, 수진은 영욱을 소개받는다. 알고보니 그는 헤어질 때마다 감정전이를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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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라는 게, 무슨 장기 이식하듯이 누구 것을 빼서 다른 누구에게 넣는다고 그게 진짜 자기 것이 될까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104쪽)

담금주의 맛
- 아내 ‘나’와 남편 지찬규는 5년간 지속된 혼인관계를 정리한다. 그가 스물다섯 살 여자와 바람을 폈고 헤어지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이혼 후 망가진 ‘나‘에게 친구 서유진은 담금주 키트를 보내준다. 괴로운 기억이 빠져나가길 바라며 유리병에 들어갔다. ’나’는 점차 편안해졌다. 회사일로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지내던 어느 날 유진의 전화를 받는다. 이제 먹을 때가 되었구나. ’나’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깨닫는다. 더이상 슬프지 않구나.

보험과 야쿠르트
- 가난한 레즈비언 이야기.
- 야쿠르트 아줌마가 된 혜원과 보험 아줌마인 ‘나‘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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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피로를 팔아 피로한 삶을 사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조차 할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다. 내 노동의 가치는 조금씩 떨어질 것이고 결국에는 누구도 돈과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노쇠하고 병들어 고칠 곳투성이인 몸뚱이를 어디서도 찾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때가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199쪽)

달리는 무릎
- 천변에서 러닝 중 별을 쳐다보다 된통 구른다. ‘나’는 벌겋게 벌어진 무릎과 그 안의 흰 무언가를 본다. 무릎을 꿰맨 이후, 무릎에서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가 달리면 우주로 돌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나 뭐라나. 외계인은 ‘나‘의 무릎을 치료해줬고, ‘나’는 외계인을 위해 달린다. 준비를 마친 외계인은 말도 없이 떠난다.
📝
나는 너를 내내 기다렸다고. 너 같은 사람을.
(213쪽)

📝
“저기요, 갔어요?“
나는 제자리에 멈춰서서 헉헉거리며 무릎에 대고 물었다. 대답은 없었다.
”갔냐고요, 인사도 없이?“
(233쪽)

비눗방울 퐁
- 남자친구 박유현이 비눗방울이 되는 약을 먹었다. 여자친구 이수정은 그가 마지막으로 먹고 싶다던 참외를 위해 유현의 여친 혜령에게 문자를 한다. 혜령은 당황한 것 같지만 반갑게 답장을 보냈다. 언제든 오라고. 혜령의 밭일을 돕는 둘. 마침내 참외를 먹는다. 그순간 유현은 비눗방울이 되어 퐁하고 터져 사라진다.
📝
그야말로 경쾌하게도, 퐁.
참, 말도 없이 가네요.
(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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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됐다면 나도 됐어.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찐 감자를 입안 가득 물었다. 볼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뜨거웠지만 꾹꾹 씹어 꿀꺽 삼켰다. 뜨거운 것이 배 속에 가득 차는 기분, 그것이 지금 내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278-279쪽)

퀸크랩
- 30만원이나 하는 비싼 킹크랩을 먹지는 못하겠고, 근데 먹고는 싶고. 킹크랩을 훔쳐 집에 가져온 성준과 연정. 삶을 형편도 안 되어 냄비를 주문했지만, 결국은 킹크랩을 살리는데 힘을 쏟는다. 그와중에 수컷이 아니라 암컷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킹크랩에서 퀸크랩이 됐다. 결국 퀸크랩은 죽었다. 두 사람은 퀸크랩을 넣은 라면을 끓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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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과 나의 소망은 킹크랩을 배가 터지도록 한번 먹어 보는 것이었다.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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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이며 입맛은 물론 아까부터 전혀 없었지만 나는 국물에 만 밥을 크게 한 입 떠넣었다. 국물에서도 진한 비린내가 났고 그게 밥에 쏙쏙 배어들어 오히려 면보다 더 역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냄비에 달려들었다. 어쩐지 남기면 안 될 것 같았다. 절대로, 퀸크랩의 국물 한 방울도.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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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맛은 내게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는데, 쩝쩝 입맛을 다시며 도대체 이것이 무슨 생각인가 고민해 보았지만 뚜렷하게는 알 수 없었고 결국 졸음이 와서 잠이 든 순간, 나는 모든 것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314쪽)

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민음사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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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나다움이 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이소연 (지은이) 지음
돌고래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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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애고 싶은 습관’과 ‘남기고 싶은 습관’

습관의 말들

김은경 지음
유유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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