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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월급사실주의 2024)의 표지 이미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정아은 외 7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월급사실주의를 표방하는 몇 개의 단편을 엮은 책.

월급은 무엇인가. 어떠한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이라 정의내린다면, 어떠한 노동은 또 무엇인가. 대체로 고용인의 구미에 맞게 언행하고 생각까지도 맞춘 행위가 아닐까. 종종 피고용인으로 살면서 더러운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그 때마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안주한다.

369. 내 엄마는 대체로 매너리즘이 369에 맞춰 온다고 했다. 그것이 해든 월이든. 진짜 별 이유없이 일하기 너무 싫을 때가 있다. 사실 별 이유가 없다기 보다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 부딪힐 때 온다. 원하든 원치 않든 워커홀릭이 되어버린 때라든가, 직장 내 지리멸렬한 인간관계라든가. 저저분한 일을 하게 될 때라든가.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일을 하는 이유를 가만 들여다보면 또 그놈의 논 때문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놈의 돈은 있을 땐 모르지만 없으면 너무 궁해진다.

오늘도 출근해서 돈을 버는 월급쟁이들을 위해 그 어떤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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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책 표지는 명랑체인데 제목만 놓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책의 시작은 몹시 명랑하다. 이런 전개를 기대하고 읽은 건 아니었는데 너무 당혹스럽게 빠져든다. 작가의 필력에 빠진건지 스토리에 빠져든건지 알 수 없지만 시간 참 순삭하게 만드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한 마을에서 한날에 사라진 소녀 넷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유쾌하고 발랄하게 묘사되었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곱씹어보면 볼수록 우리네 인생이 담겨있다. 달콤쌉싸레한 초콜릿같이.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놀(다산북스) 펴냄

읽었어요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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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과학은 미지의 세계다. 잘 알지도 못하고 잘 알려들지도 않는, 나와는 상관 없는 세계. 그 세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쓴 이가 있다.

어릴 적에만 접해봤던 SF소설이라니 신선했다. 어릴 적 그런 류의 책은 마치 상상 속 세계로만 여겨졌다. 이 책의 모티브나 배경도 비현실적인 건 매 한가지지만 다른 점은 그 안에 인간군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장애인, 미혼모, 노인 등 소수자가 주인공인,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때때로 평범한- 그런 존재는 실상 없으나- 한 사람이라고 여기며 매일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같은 존재는 물을지도 모른다. 왜 그런 소수자의 삶을 다루느냐고.

허나 나도 당신도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은, 우리도 언젠가 소수자였고 언젠가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다수에 묻혀살리라고 착각한다. 소수자로 살기에는 너무 외롭고 고독하고 처절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허블 펴냄

읽었어요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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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7개의 단편은 마치 이어진 듯 끊어진 이야기다.

부유와 빈곤, 자가 소유자와 전세 세입자, 한국인과 비한국인이라는 소재를 통해 계층 또는 계급과 동등, 관계와 단절, 소통과 불통, 삶과 죽음이라는 꽤나 철학적 주제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 경계에 서서 양쪽을 모두 바라볼 수 있는, 메타인지를 깨친다. 살면서 때때로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김애란 작가를 굳이 그걸 들춰내 낱낱이 언어화한다. ‘도덕성을 가장한 경제적 우월성‘ 같은 인간 본성, 혹은 날 것의 감정을 활자로 끄집어낸다.

글을 읽으며 그간 모호했던 내 감정과 생각을 고스란히 읽는다. 보다 세밀하게 내 감정을 끄집어내야 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최소한 글 앞에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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