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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가나출판사 펴냄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였다.”

EBS 자본주의는 익숙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구조를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차분하게 풀어낸 책이다.
이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왜 불안해지고, 왜 경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작동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보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자본주의는 단순히 경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 욕망, 두려움이 만들어낸 흐름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소비하고, 불안해하고, 비교하는 모든 행동이 결국 자본주의의 에너지가 되어 순환한다.

책은 그 순환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게 만든다. 단순히 ‘돈을 잘 쓰는 법’을 말하는 게 아니라,
왜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게 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소비와 소유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 단계 내려앉는다. 무조건적인 비판도, 무조건적인 옹호도 아니다.
대신 지금 내 삶을 움직이고 있는 힘을 명확하게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삶의 구조를 다시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읽고 나면, 내가 사는 세상이 훨씬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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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맡겨진 적’이 있었을까?
혹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맡아준 적’은 있었을까?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잠시라도 따뜻하게 대해준 시간일지도 모른다.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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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견디는 한 아이의 조용하고도 치열한 방식
어떤 슬픔은 쉽게 울음으로 드러나지만, 어떤 슬픔은 질문의 형태로 남는다. 누군가는 멈춰 서서 상실을 견디고, 또 누군가는 계속 움직이며 그 슬픔을 통과한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오스카는 아버지를 잃은 뒤, 아버지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하나의 열쇠를 단서로 뉴욕 곳곳을 찾아 나선다. 겉으로 보면 그것은 열쇠에 맞는 자물쇠를 찾는 여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읽다 보면 오스카가 정말 찾고 있는 것은 자물쇠가 아니라,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버지와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오스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하는 아이가 아니다. 오래 울거나 감정을 크게 쏟아내기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움직인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가 그저 독특하고 예민한 아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모든 행동이 상실을 견디기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아이는 아이답게 울기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상실을 직접 설명하거나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한 아이의 복잡한 내면을 따라가게 하면서 독자가 스스로 그 감정의 깊이를 느끼게 만든다. 조용한 문장들 사이에서 슬픔은 오히려 더 크게 전해진다. 가까이 있었기에 더 소중했고, 너무 소중했기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마음. 이 책은 바로 그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던 것은 사건 자체보다 오스카라는 아이의 존재였다. 영리하고 예민하고 사랑스럽고 때로는 낯설게 느껴지는 그 아이를 따라가다 보면, 상실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끝없이 움직인다. 오스카는 그중에서도 가장 분주한 방식으로 슬픔을 견디는 인물이다.
제목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도 오래 남는다.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게 돌아가는데, 내 마음속 상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가까이에 남아 있는 상태. 이 제목은 오스카가 느끼는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상실에 대한 소설이 아니라, 사랑했던 존재를 잃은 뒤에도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고 기억하고 사랑을 이어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읽힌다.

결국 이 책은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끝내 사랑을 말하는 소설이다. 사라졌기 때문에 더 선명해지는 존재가 있고, 잃어버렸기 때문에 더 깊이 알게 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남는 것은 무거운 슬픔만이 아니다. 그 슬픔만큼이나 컸던 사랑의 흔적이다.

오스카의 여정을 따라가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 뒤에야 더 또렷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상실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랑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아가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사유.
상실은 사라짐의 증거가 아니라, 한때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일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민음사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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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ureader

더원더는 19세기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심리소설이다.
황폐한 농촌 마을에서 몇 달째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 있다는 열한 살 소녀 안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영국에서 온 간호사 리브는 소녀의 기적을 관찰하고 진실을 확인하라는 임무를 맡고 마을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의학적 검증이 아니라 믿음과 진실 신념과 생존이 충돌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마을 사람들은 안나가 “신의 은총으로 먹지 않아도 산다”고 믿으며 순례지처럼 여긴다. 리브는 냉정하게 관찰을 시작하지만 점점 의문이 커진다. 정말 아무것도 먹지 않는 걸까? 누군가 속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더 복잡한 진실이 숨겨져 있는 걸까? 이야기는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집단 신념과 광기 한 아이의 생존 문제로 흘러간다.
이 소설은 사람들이 무엇을 믿고 싶어 하는지 종교적 신념이 언제 폭력이 되는지 진실을 밝히는 것이 항상 옳은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공동체 전체가 하나의 믿음에 사로잡혔을 때 개인은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분위기는 차갑고 건조하며 정적 속에서 긴장이 점점 조여 온다.
빠른 전개나 자극적인 사건 대신 심리적 압박감과 침묵의 긴장으로 독자를 몰입시키며 리브의 이성적 시선과 마을 사람들의 확신 있는 태도가 대비된다.

더 원더는 믿음이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더 원더

엠마 도노휴 지음
arte(아르테)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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