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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멜랑콜리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알마 펴냄

읽는 내내 불안하고 답답해서 호흡이 가빠져 오는 작품. 그래서 하루에 많은 분량을 읽기 어려웠다. 분명히 자동차도 다니고 TV도 있는 현대가 배경인데 전근대적 사회를 상상하게 만드는 등장인물들. 그 괴리에서 오는 기시감이 불편하다. 의미에 대한 해석을 회피하고 냉소와 피로만 표출하는 무력한 개인들. 디스토피아는 미래에 잘못될 세계가 아니라 이미 설명 없이 굴러가고 있는 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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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공지능(AGI)의 출현이 멀지 않았다고들 말한다. 기술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 층위에서의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인간이 창조해낸 지능이 의식과 의지를 가지게 되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김초엽의 단편들은 해답보다는 질문을 담고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과연 우리가 그 시대의 결정권을 지게 되는 쪽일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또한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세계이지 않을까 싶다.

해파리 만개

김초엽 지음
마음산책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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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고한 마르가레타 망누손이 그녀의 나이 84세에 집필한 데뷔작이다. 이 작품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사람들이 이 할머니 작가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많은 공감을 하고 또 그를 닮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190쪽의 짧은 분량 안에 비움을 실천하는 방법을 군더더기 없이 소개하고 있지만 문장 곳곳에는 재치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유쾌한 할머니 한 분과 대화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와 남은 이들을 위한 배려는 말년에 지닐 수 있는 가장 품위 있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할아버지가 될 수 있기를.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시공사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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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정이나 태도를 표현할 때 흔히들 동물의 모습으로 묘사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의 삶 전체를 조망해보면 동물보다는 식물의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 주목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생존해 나가고 있는지. 그래서 나는 식물학자들의 책을 좋아한다. 오랜 시간 천천히 관찰한 식물 이야기는 의외로 철학적인 화두를 담고 있다. 사람들에게 제 이름대로 불리지도 못하고 외래종에 밀려 천대받기도 하는 우리나라의 자생식물들은 그러나 우리가 몰랐던 긴 역사와 생태 속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 해왔다. 화려함이 아닌 그런 묵묵함이 지닌 아름다움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이다.

숲을 읽는 사람

허태임 지음
마음산책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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