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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민음사 펴냄

읽기 힘들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유서를 읽는 기분이었다. 자기가 왜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본인이 크게 죄의식을 느꼈는지 사건만 적고싶어하는 것 같으면서도 소심하게 적어놓은 변명(자기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들을 보며 그렇게 느꼈다. 요조가 죄의식을 느끼는 부분들은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번쯤 스치듯 느꼈던 찝찝함일 것이다. 기부하는 것을 거절하면 괜히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처럼. 요조는 그러한 모든것을 기분을 떠나 실제 자신이 죄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싶다.
나는 살고싶은 마음에 그런 죄의식을 모른체하고 사는 사람에 가깝다. 나도 스스로 죄책감을 쓸데없을 정도로 크게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요조만큼은 아니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죄책감을 크게 느끼면 오히려 죄인이 된다. 나는 이미 죄책감을 느끼게 한 사건을 통해 죄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미 나는 더러워졌고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상대에게 혹은 세상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아무리 상대가 용서하거나 심지어 그 사건에 대해 잊어도 사건이 이미 일어났음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나는 평생 죄인이다. 사람이 단 한번도 잘못을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작중에 지옥의 존재는 믿어도 천국의 존재는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어릴 적부터(진짜 어릴때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을때) 생각했었다. 천국의 문턱은 어느정도일까.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다 떡볶이를 사먹는건? 학원을 빼먹는건? 거짓말을 하는건? 들킨 거짓말과 들키지 않은 거짓말의 무게는 다를까? 사실 이런 질문은 평생 답을 내릴 수 없다. 스스로 내린 답은 대답이지 정답이 아니다. 해결되지 않는 죄책감은 스스로를 죄인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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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이런 작품을 쓰고 이런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니 참 부럽고 존경스럽다. 작가님은 Y가 밉지않다고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많은 독자들은 Y를 미워할 것이다. 나 또한 Y가 미웠다. 하지만 동시에 궁금하고 걱정되었다. 고작 18살이라는 나이의 아이가 어떤 상처가 있기에 스스로를 감추려고 할까. 어떤 경험과 성장환경이 이 아이에게 이런 사랑의 방식을 심어주었을까. 아무 일도 없었다면 이 아이는 무엇을 셍각하고 감추고 두려워하고 있는걸까. 또 이 두 아이 모두가 걱정되었다. 물론 “어리니까”라는 말이 이들의 사랑에 개연성을 심는다. 참 많이 투박하고 서툰 이 사랑의 형태가 어떤 결과물을 가져오게 될까. 과정은 절대 순탄치 않겠지. 그래도 결과물은 결코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
상처 입었던 흑백빛 사랑에 겁없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와 체력을 가진 10대의 사랑이 부럽다. 첫사랑은 그런 용기와 체력을 주기에 오래 추억된다고 믿는다. 사막을 사랑하는 어린 새싹들에게 지금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하고싶다. 후회하게 되어도 괜찮다고. 당시 너의 선택은 너의 최선이었고 지금의 너는 더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고.

나의 사탄

백은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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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언제나 아름답다. 다만 소설 속 이야기는 클리셰가 뻔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있다.
주인공이 계약을 하는 순간 100일동안 건강한 생활을 해야한다는 계약조건만 듣자마자 바로 예상했다. 이 주인공은 살고싶어질 것이라는걸.
주인공이 새로운 시작을 할때 청소부터 하였다. 이때 그렇게 힘들던 청소가 2시간 채 걸리지 않았다는 구절이 있다. 아무리 짓눌려 일어나기 힘들어도 사람의 기분이 환기가 되는데에는 고작 두시간도 채 걸리지않는다. 참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누군가와 만나고 이별하고 마음을 쓰며 주인공의 갈망/욕구하는 것이 무지개 건너편이 아닌 이 곳이 되며 삶에 미련을 갖게 되는 것. 장기기증으로 인해 살아갈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부분에서 거울 연출이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니었다. 아마 나는 배드엔딩이나 마음이 찢어질 것 처럼 아픈 소설들을 좋아하나보다.
구래도 청소년소설로 들어가면 너무 좋을 것 같은 밝고 잔잔하고 따듯한 분위기에 예쁜 구름같은 소설이었다.

과잉 무지개

김용재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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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귀여운 청소년 소설인 줄 알았다. 힘든 와중에 긍정적으로 살기위해 노력하는 태수가 예뻤다. 소심하고 순수하게 사소한 기쁨들을 알아가는 소하의 시선이 아름다웠다. 누구보다 예술적으로 꽃 필 보현이가 부러웠다. 슬픔을 이 악물고 이겨내는 유민이가 안쓰럽고 대견했다. 생존-자살-살인… 읽는동안엔 힘듦을 이겨내는 청소년의 영화같은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결말이 참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우리는 삶 속에서 자유를 찾지만, 누군가는 죽음이 자유가 될 수 있고, 죽임이 자유가 될 수 있다. 죽음, 죽임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들이 모순적이게도 자유라는 긍정적 단어와 얽힌다.
최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같이 읽고 있다. 부정과 긍정의 모순이 가장 흥미롭다더니 요즘 자꾸 그 모순에 대해 생각을 한다. 그 모순은 참으로 흥미롭고 재밌으면서도 알 수 없는 정답에 머리를 쥐게 한다.

자몽살구클럽

한로로 (HANRORO) 지음
어센틱 펴냄

6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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