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 팔로우
찬란한 멸종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의 표지 이미지

찬란한 멸종

이정모 지음
다산북스 펴냄

최근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해왔지만 관심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분야라고 벽을 느끼던 찰나에 이 책을 접했다. 조금은 쉽고 얕고 넓은 부분에 대한 과학과 멸종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나처럼 많은 걸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힐 책이다.

줄곧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에게 해를 입히는 존재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가 아닌 인류에게 해를 입히고 있었다. 지구를 위해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구를 살려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인간이 지구에게 주는 보답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인류가 있기에 지구 그리고 삶이 아름다운 것도 새로운 관점이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기에..!

지구야 미안해. 누군가가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게. 오래오래 멸종하지 말고 남아줘 🌏

✏️
P.10
우리는 엄청난 선물을 받았죠. 하지만 인류가 자연에게 받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인류 역시 엄청난 보답을 했습니다. 인류가 없었다면 우주는 자기 나이가 138억 살인 것도 몰랐을 겁니다. 우리가 가르쳐 준 것입니다. 인류가 없었다면 어떤 동물과 식물도 이름을 가지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지어준 것이죠. 인류 덕분에 많은 생명이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되었습니다.

P.23
새로운 게 등장하려면 원래 있던 게 사라져야 한다.

P.37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충분한 기술이 있었다. 그들이 멸종하기 130년 전에도 기후변화를 막는 데 필요한 기술의 95퍼센트가 있었으며 이 기술을 사회에 적용하는데 충분한 돈도 있었다. 또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절실하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해결하리라 믿었다.

P.57
만약에 화성을 테라포밍하려는 노력의 1만분의 1이라도 지구에 쏟았다면 인류 종의 운명은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P.99
호모 사피엔스가 와서 “넌 참 곱구나!”라고 고백했을 때야 비로소 꽃은 예쁜 존재가 되었다. 나 지구도 마찬가지다. 내가 귀한 존재인지 알려준 것은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P.206
멸종이란 생물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생물 종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P.231
질투가 질투에 머물렀다는 게 우리가 몰락하는 원인이다. 질투는 나의 힘이 되어야 했다.

P.295
생명에게 눈이 열리자 각자의 삶에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로부터 도망가고 누구를 쫓아가야 하는지 한눈에 깨달았다. 눈이 새로운 우주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세상이 갑자기 선명하고 활기차게 보였다. 멀리서 다가오는 포식자를 볼 수 있었고, 돌 틈에 숨어있는 작은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생명의 색깔과 모양이 다양해졌다. 눈이 등장하자 생명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생명의 빅뱅이 일어났다.
0

혀누님의 다른 게시물

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살아있음’과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던질 수 있는 책이었다.
왜 삶이 아니라 生일까. 내 앞에 놓여진 생에 대해 어렵지만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물론 답을 구하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으니 병이 생기고, 병이 생겨서 결국 죽음에 다다르는 것은 생이 주어진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젊었을때는 모두가 아름답고 빛나지만, 나이먹고 병들어서는 살아갈 능력을 잃고 희미해지며 고통받는다.

죽어가는 로자 아주머니 옆을 지키는 모모를 보고 과연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해봤다. 그들에게 사랑은 돌봄이 아니었을까. 가족은 아니지만 그 둘은 서로를 끝까지 보호하고 돌봐준다.(심지어 죽을때까지) 그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죽을 수 있게 존중하고 돌봐주는 것. 그것이 그들이 보여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롤라 아줌마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이 보여주는 관심과 도움 역시 그 모든 것이 사랑이었을 것이다.

✏️
P.66
하지만 이제 그녀를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목숨은 그녀에게 남아 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볼 때 그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P.96
하밀 할아버지는 빅토르 위고도 읽었고 그 나이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경험이 많았는데, 내게 웃으며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P.161
나는 콜레라에 대해 잘은 몰라도 롤라 아줌마의 말처럼 그렇게 구역질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저 병일 뿐이고 병에는 책임이 없으니까. 적어도 콜레라가 그렇게 무서운 병이 된 것은 콜레라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레라가 되겠다고 결심해서 콜레라가 된 것도 아니고 어쩌다보니 콜레라가 된 것이니까.

P.178
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게 한다.

P.178
시간은 낙타 대상들과 함께 사막에서부터 느리게 오는 것이며, 영원을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바쁠 일이 없다고 했다.

P.179
노인들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이 초라해 보여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치가 있다. 그들도 여러분이나 나와 똑같이 느끼는데
자신들이 더이상 돈벌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고통받는다. 그런데 자연은 노인들을 공격한다.
자연은 야비한 악당이라서 그들을 야금야금 파먹어간다. 우리 인간들에게 그것이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은 노인을 안락사시킬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이 그들을 천천히 목 조르고 결국엔 머리에서 눈알이 튀어나오게 될 때까지 내버려두어야 한다.

P.256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P.300
더이상 살아갈 능력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의 목구멍에 억지로 생을 처넣는 것보다 더 구역질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 앞의 生

에밀 아자르 (지은이), 용경식 (옮긴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3주 전
0
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 혀누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 게시물 이미지
나에게 장기하는 똑똑한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조금은 특이한 노래를 하는 가수였다.
이 책을 접하고 장기하라는 작가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적어내려간 글을 읽으며 날 것의 생각을 그대로 훔쳐보는 기분도 들고,
장기하가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 조금은 알게된 느낌이 들었다.(물론 나의 단단한 착각일수도)

내가 책을 통해 느낀 장기하를 정리하자면 양면성을 가진 사람. 본인에 대한 자기검열과 스스로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 그리고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명확히 알고 사는 사람.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

사람은 어떤 사람과 관계하냐에 따라 상대적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인데, 장기하는 그 양쪽면에 대해 메타인지기 잘 되는 사람 같달까. 그가 하는 다양하고 많은 생각들이 그의 예술을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별거 아니라고> 라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마무리했다.

참고로, 작가 소개에 나와있는 설명이 이 책을 잘 요약했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집착이 부자연스러울 만큼 크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자유롭게 살고 싶다.
행복 앞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별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뾰족한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
P.8
나는 책을 잘 못 읽는다. 일단 속도가 아주 느리다. 어떤 책인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몇 줄 읽다보면 딴생각에 빠진다. 그것을 깨달으면 마음을 다잡아 다시 글에 집중해본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또 딴 생각.
이런 과정의 반복이다. 다 읽은 문장을 한 번 더 읽을 때도 많다. 시선만 이동했을 뿐 내용은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과연 내가 정확히 읽은 것인지 의심이 들어서 앞으로 돌아갈 때도 있다.

P.46
물건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그 밖의 무엇에 대해서든, 욕심을 하나하나 줄여나가다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생명에 대한 욕심마저 딱 버리고
죽으면 정말로 멋진 삶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P.52
"기분 탓이야." 이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기분'을 좀 하찮게 여기고 있다는 뜻일 터이다.
하지만 나는 기분만큼 믿을 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기분이 어떤지를 잘 살피는 일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좋은 기분보다 중요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P.79
차를 몰고 도로를 나가보면 내 차보다 고급스러운 차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그 차들을 볼 때마다 내 인생이 그런 차 없이도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그런 차를 타는 분들이 쓸데없는 소비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P.113
매 순간 나의 지상목표는 자유로운 삶이었다.

P.245
나는 나이나 세대는 결국 문화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십대와 사십대는 마치 아프리카와 아시아처럼 다른 문화권인 것이다.
다른 문화권에 이사를 왔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1개월 전
0
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 혀누님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게시물 이미지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영화관에서 너무 재밌게 봤다. 영화의 여운을 길게 느끼고 싶어 연이어 책을 읽었는데, 600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한 책의 분량과 문과 인간이라는 한계 앞에 난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누구는 영화가 원작의 많은 부분을 삭제해 영화보다 책이 더 재밌다고 하던데, 나는 오히려 반대였다. 영화를 보면서 대략 몰라도 넘어갔던 부분들이 책에서는 과학적인 부분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바람에 슬프게도 이해를 할 수 없었다는(상대성 이론이라던지, 원심력이라던지 등). 하지만 이건 책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무지함이 문제였기에…읽는 내내 한계를 느껴도 꾸역꾸역 끝까지 읽으려고 노력했다.
책을 읽는 동안 망망대해의 우주 속에 외계인과 친구가 되는 일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지만 진짜로 저 먼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흔히 봐온 외계인의 침략이 아닌, 외계인과의 공생 혹은 소통도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라던지 로키를 만나면 나는 대화가 될까..? 라는 상상이 좋았다.
내가 언제 죽는지 아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지구의 종말 앞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사람들. 편도 자살 여행임을 알지만 인류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우주비행사 및 과학자들을 보며 이러한 사람들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
P.354
스트라트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박사님은 해야만 하는 일을 한 겁니다. 우리 모두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르클레르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지은이), 강동혁 (옮긴이)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3개월 전
0

혀누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