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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단편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민음사 펴냄
•관리의 죽음
보다시피 재채기를 한 것이다. 그 누구라 도, 그 어디에서라도 재채기를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농 부도 경찰서장도, 때로는 심지어 국장님도 재채기를 한다. 누구나 재채기를 한다. 8p.
•공포
모든 것이 무서워요. 나는 천성이 심오한 인간이 못되는지라 저승 세계니 인류의 운명이니 하는 문제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요. 뜬구름 잡는 일에는 도무지 소질이 없다는 얘깁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진부함이에요. 왜냐 하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내 행동들 중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나를 전율하게 만들어 요. 생활 환경과 교육이 나를 견고한 거짓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놓았다는 걸 나는 압니다. 내 일생은 자신과 타인을 감쪽같이 속이기 위한 나날의 궁리 속에서 흘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나는 죽는 순간까지 이런 거짓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무섭습니다. 오늘 나는 무 엇인가를 하지만 내일이면 벌써 내가 왜 그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게 돼요. 20p.
그렇다면 삶에 대해 격식을 차리지 말라고. 삶이 나를 짓누르기 전에 네가 먼저 삶을 부숴버려. 삶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란 말이야. 31p.
•베짱이
추억으로 남아도 그만, 잊혀져도 그만이라고 그는 말했다.
과거는 싱겁게 흘러가 버렸고 미래는 부질없어라. 인생이 단 한번뿐일 이 기적 같은 밤도 이윽고 끝이 나서 영원과 하나가 되라니. 무엇 때문에 사는가? 50p.
그녀에게는 이미 볼가 강애서 보낸 달빛 어린 저녁도, 사랑의 고백도, 오두막에서의 사적인 생활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오로지 생각나는 것은 자진 의 공허한 변덕과 어리광 때문에 손발이 온통 더럽고 끈적거리는 무언가로 뒤덮였으며, 그것은 앞으로 결코 씻어낼 수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74p.
•내기
나는 사명도, 종신형도 겪어보진 못했지만 만약에 선험적인 판단이 용납된다면 그래요, 내 생각으로는 사형이 종신형보다 더 윤리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봅니다. 사형은 단번에 죽이지만 종신형은 천천히 죽이는 것이죠. 어떤 형리가 더 인간적일까요? 몇 분 만에 당신을 죽이는 쪽일까요.아니면 오랜 세월을 질질 끌면서 당신의 생명을 앗아가는 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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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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