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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세계문학전집 239)의 표지 이미지

지하로부터의 수기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민음사 펴냄

시작부터 좀 당황스러웠는데, 1부는 화자가 생각나는 대로 이랬다저랬다 말하는 모습이 술주정처럼 느껴졌다. 자신을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정작 행동하지 않는 것을 ‘너무 많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리화한다. 다른 사람들을 멍청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들의 인정은 끊임없이 원하고, 자기혐오가 있으면서도 동시에 타인을 혐오한다. 웃긴 건 자의식은 비대한 것에 비해 자기애와 자존감은 볼품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늘어놓는 생각들도 깊은 철학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2부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젊은 시절의 에피소드들을 보여준다. 상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일을 혼자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곱씹는다. 돈도 없고 초대받지도 않았으면서 모임에 굳이 찾아가는 모습에서는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말은 끊임없이 늘어놓지만 정작 타인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자기 머릿속에서 혼자 해석하고, 혼자 상처받고, 혼자 분노한다. 자기만의 세계에 고이다 못해 썩어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일부 나와 겹쳐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학을 떼게 되는 인물이었다. 이런 마음이 들다 보니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렸고, 참 쉽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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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골때린다. 처음엔 제목에도 경찰이 나오고 강도살인으로 시작해서 범죄물인가 생각했는데, 점점 읽으면서 ‘약 잘못 먹고 꾼 꿈’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소설이니까 허상과 허구의 인물이 등장할 순 있는데, 여기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의 철학자나 평론가들이 주창한 개념들을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자세히 보여준다. (각주에 진짜 참고문헌처럼 자세히 적힌 게 킥이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이상하다. 내가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은 앨리스가 된 것 같아 그냥 탈출하고 싶었다.

다행히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나는 심지어 제목의 함의조차 제대로 파악을 못 했는데 책 뒤에 해설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솔직히 나에겐 쉽게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세 번째 경찰관

플랜 오브라이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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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부터 인생이 일회용이라고 묘사된 것에 무릎을 쳤다. 그래, 나는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생각해 왔던 걸지도. 다른 멋진 비유들도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결론은 단 한 번의 삶에서 내게 주어진 것과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한 최선의 조합으로 좋은 칵테일을 만들어 내고 싶다. 잘 모르겠다. 어렵다 어려워.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복복서가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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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을 좋아하고 여행을 하면 미술관은 들러보는 편이다. 미술관에서는 마음이 편해진다. 말없이 나와 작품 사이만 집중하면 되니까.

이 책을 고른 건 우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 보고 싶기도 하고, 캐나다 어느 미술관에서 내 옷차림과 감상 태도가 멋지다고 해주셨던 경비원 선생님과의 가벼운 일화도 생각나서였다.

책은 내 생각만큼 역동적으로 흐르진 않았고 (사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거나 에피소드가 많을 줄 알았으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구절들이 많았다.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지만 예술을 감상할 때라도 조금 더 여유가 있어야겠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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