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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열린책들 펴냄

책의 세 단편은 ‘자기 확신’을 다루는 연작소설처럼 읽혔다.

「깊이에의 강요」의 주인공은 자기 확신이 거의 없다. 자신의 기준보다 타인의 말에 더 흔들리며, 결국 ‘깊이’라는 타인의 잣대를 좇다가 스스로의 종말을 택한다. 「승부」의 백을 잡은 고수는 예측 불가능한 상대를 만나자 자기 확신이 흔들리고 스스로에게 상처뿐인 승리를 얻는다. 「장인 뮈사르의 유언」의 화자는 ‘조개화’라는 개념에 확신하며 타인을 배제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적당한 확신’을 유지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적당한 자기 확신의 기준은 무엇이고 타인을 어디까지 신경 써야 할까.

챗지피티는 ‘내 이성적 판단을 기준으로, 타인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태’가 적당한 확신이라 하며, 타인을 신경 쓸 때 ‘판단의 기준은 나에게, 조정은 타인의 의견으로’ 삼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했다. 세 작품 모두 타인의 기준이 나보다 강해지면 붕괴가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당신도 나도 흔들릴 수는 있어도, 무너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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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골때린다. 처음엔 제목에도 경찰이 나오고 강도살인으로 시작해서 범죄물인가 생각했는데, 점점 읽으면서 ‘약 잘못 먹고 꾼 꿈’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소설이니까 허상과 허구의 인물이 등장할 순 있는데, 여기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의 철학자나 평론가들이 주창한 개념들을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자세히 보여준다. (각주에 진짜 참고문헌처럼 자세히 적힌 게 킥이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이상하다. 내가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은 앨리스가 된 것 같아 그냥 탈출하고 싶었다.

다행히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나는 심지어 제목의 함의조차 제대로 파악을 못 했는데 책 뒤에 해설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솔직히 나에겐 쉽게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세 번째 경찰관

플랜 오브라이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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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부터 인생이 일회용이라고 묘사된 것에 무릎을 쳤다. 그래, 나는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생각해 왔던 걸지도. 다른 멋진 비유들도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결론은 단 한 번의 삶에서 내게 주어진 것과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한 최선의 조합으로 좋은 칵테일을 만들어 내고 싶다. 잘 모르겠다. 어렵다 어려워.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복복서가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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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을 좋아하고 여행을 하면 미술관은 들러보는 편이다. 미술관에서는 마음이 편해진다. 말없이 나와 작품 사이만 집중하면 되니까.

이 책을 고른 건 우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 보고 싶기도 하고, 캐나다 어느 미술관에서 내 옷차림과 감상 태도가 멋지다고 해주셨던 경비원 선생님과의 가벼운 일화도 생각나서였다.

책은 내 생각만큼 역동적으로 흐르진 않았고 (사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거나 에피소드가 많을 줄 알았으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구절들이 많았다.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지만 예술을 감상할 때라도 조금 더 여유가 있어야겠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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