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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예담 펴냄

2012년에 이 책을 사서 읽었더랬다. 벌써 13-14년 전이다. 그때 표지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고 (당시 서양미술사를 수강하고 있었다 보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는데) 제목은 또 관현악곡이어서 책이 굉장히 예술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못생긴 여자의 사랑 이야기’라고 해서 골랐던 것 같다. 당시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나같이 부족한 사람도 사랑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도 많았다. 주인공들과 나이도 비슷하니 여러모로 공감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도 다시 읽어볼 용기는 없었다가 17년 만의 양장 특별판이 나온다고 하고 이제는 나도 ‘과거의 나 정도는 품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펼쳤다.

어렸을 땐 책을 깨끗이 읽는 편이라 새 책처럼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장 모서리를 접어둔 부분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약간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처럼 미래의 나에게 보낸 메시지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다시 읽고 보니 많은 문장이 명문이다. 그래, 내가 사랑했던 이유가 있었다.

책이 나온 2009년과, 내가 읽은 2012년, 그리고 2025년. 우선 읽는 내 위치가 달라진 만큼 보이는 게 더 많아졌다. 여성 인물들에 대한 이분법적인 서술이나 시혜적 표현들은 아쉽지만 설정 자체가 그 당시엔 획기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책을 고른 이유였으니.) 한편 대한민국 사회는 그때와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달라졌을까. 과거에 비해서는 한뼘 더 성숙해진 사회가 되었다고 믿고 싶지만 우린 여전히 추함을 멸시하고 아름다움을 우상화한다. (올해 나온 영화 〈얼굴〉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사랑이 존재하는 한, 모든 삶은 기적이며 모든 사람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살고 싶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서로에게 불을 밝혀 주며,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삶. 그렇게 부끄러워하지도, 부러워하지도 않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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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골때린다. 처음엔 제목에도 경찰이 나오고 강도살인으로 시작해서 범죄물인가 생각했는데, 점점 읽으면서 ‘약 잘못 먹고 꾼 꿈’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소설이니까 허상과 허구의 인물이 등장할 순 있는데, 여기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의 철학자나 평론가들이 주창한 개념들을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자세히 보여준다. (각주에 진짜 참고문헌처럼 자세히 적힌 게 킥이다.)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이상하다. 내가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잃은 앨리스가 된 것 같아 그냥 탈출하고 싶었다.

다행히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다. 나는 심지어 제목의 함의조차 제대로 파악을 못 했는데 책 뒤에 해설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솔직히 나에겐 쉽게 읽히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다.

세 번째 경찰관

플랜 오브라이언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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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부터 인생이 일회용이라고 묘사된 것에 무릎을 쳤다. 그래, 나는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생각해 왔던 걸지도. 다른 멋진 비유들도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결론은 단 한 번의 삶에서 내게 주어진 것과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한 최선의 조합으로 좋은 칵테일을 만들어 내고 싶다. 잘 모르겠다. 어렵다 어려워.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복복서가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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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을 좋아하고 여행을 하면 미술관은 들러보는 편이다. 미술관에서는 마음이 편해진다. 말없이 나와 작품 사이만 집중하면 되니까.

이 책을 고른 건 우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 보고 싶기도 하고, 캐나다 어느 미술관에서 내 옷차림과 감상 태도가 멋지다고 해주셨던 경비원 선생님과의 가벼운 일화도 생각나서였다.

책은 내 생각만큼 역동적으로 흐르진 않았고 (사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이런 느낌으로 흘러가거나 에피소드가 많을 줄 알았으니...) 진지하게 생각해 볼 구절들이 많았다.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지만 예술을 감상할 때라도 조금 더 여유가 있어야겠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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