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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고양이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제3의 눈의 탄생

인간의 손을 갖고 싶어. 그 손끝에서 책이 나오고 정 교한 기계가 만들어지고 예술이 탄생하잖아. 인간처럼 웃어 보고 싶기도 해. 웃을 때의 느낌을 알고 싶어. 우리 고양이들은 항상 너무 진지하잖아, 뭐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가끔은 인간처럼 냉소를 지어 보고 싶어, 자 기 냉소를 통해 뭐든 상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인간이 부러워.

우리는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늘 의미를 부여하 고 싶어 하니까. 어쨌든 넌 케이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네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잖아! 그런데, 인간 들은 대체 고양이를 미치게 만드는 그런 짓을 왜 하는 거 야?

대중은 민주주의적이고 복잡한 체제를 옹호하는 자 들보다 전체주의적이고 단순한 체제를 옹호하는 자들을 선호하게 돼 있어. 두려움을 앞세운 자들의 주장에 끌리 는 거지. 자연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상상 속 전능한 신에 대한 두려움.

•서쪽으로

일종의 순환인 셈이지.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인간 의 세상은 이런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 같아. 먼저 3보 전 진. 이 시기에는 모든 분야에서 대단한 발전이 이루어지 지. 이 시기가 끝나면 흔히 전쟁 같은 형태로 위기가 찾아 와. 모든 게 무너지지. 그게 2보 후퇴. 기원후 476년 로마 제국이 야만인들의 침략으로 붕괴했을 때가 이 경우에 해당해. 인간들은 1천5백 년을 기다려서야 르네상스기를 맞았어. 천 년의 공백기를 거친 후에 문학과 미술, 조각, 건축, 의학, 기술 등의 분야가 말 그대로 멈췄던 자리에서 다시 시작됐지.

아무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는다. 우리의 노랫가락은 거리로, 쥐들과 쓰레기 더미 위로, 인간들의 상처 입은 도 시의 폐허 위로 울려 퍼지고 있을 것이다. 혼란 속에 찾아 온 짧은 은총의 시간.

•파리 외곽 순환도로

죽음이 뭘까? 나라는 존재는 공을 떠다니는 먼지 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먼지들을 연결하는 것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갖는 생각이라는 인식을 한 뒤로 내게 죽음 은 이 먼지 입자들이 배열을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그러니 상태가 변하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죽 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구성하는 미미한 양의 물질이 배 열을 바꾸는 것일 뿐이다.

•함정

왜 인간들에게 내 뜻을 이해시킬 수 없을까?
한참을 뒤척이다 어느 곁에 나도 잠이 든다. 죄의식에 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건 이 시간뿐이다. 어떻게 하면 주변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피타도라스의 지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다 나를 위한 것이다.
이 시간과 공간은 내 영혼이 현신을 위해 선택한 차원 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친구들은 내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내 적들과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무수한 장애물들은 나의 저항력과 투쟁력을 확인하게 해준다.
내가 부닥치는 문제들은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준다.

나는 내 행성을 선택했다.
나는 내 나라를 선택했다.
나는 내 시대를 선택했다.
나는 내 부모를 선택했다.
나는 내 육체를 선택했다.

나를 둘러싼 것이 내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는 순간 나는 불평할 수도 부당하다고 느낄 수도 없다. 더 이상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없다. 나는 내 영혼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런 특정한 시 련들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혹시라도 내가 잊어버릴까 봐 이 메시지는 밤마다 꿈 으로 나를 찾아온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나를 진화시키기 위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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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의 구멍

나라는 고양이는 우주에 떠 있는 이 푸른색의 커다란 공 위에 있는 미미한 존재에 불 과함을 새삼 깨닫는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래, 나는 복잡한 질서를 가진 무 한하고 아름다운 우주 속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이야. 그런 내게 주어진 새로운 가능성을 앞으로 다른 단계 의 의식들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하는 게 아닐까.

•오르세로의 귀환

삶은 골칫거리들이 줄줄이 엮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행은 강장제 같아서, 존재에 활력 을 불어넣고 우리를 진화하게 만든다. 고통은 감각을 벼 리고 감춰져 있던 우리의 능력을 드러내 준다. 평온하기만 한 삶을 살다 보면 정체되고 말 것이다. 적 이 나타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가진 용기의 넓이와 깊이를 헤아리게 된다.

나는 냉혹한 인간 세계의 법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폭력이 평화를 이긴다는 사실. 현실의 복잡성을 의식해 결정을 미루다 보면 결국은 단순 명료한 힘의 법칙을 따 르는 야만적인 자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이 진실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지능보다 원초 적 생존 본능을 믿어야겠다. 내 안에 있는 야생 고양이를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 믿고 기다리기만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남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더 강해 져야겠다. 동시대 존재들의 어리석음과 공격성에 휘둘리 지 않기 위해 독기를 잃지 말아야겠다..

•재회

나는 이따금 이 행성에 속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데, 너희도 그래? 주변의 존재들이 내가 그 기승전결을 알지 못하는 거대한 시나리오 속 배우들처럼 다가올 때 가 있어.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어. 우리는 강 물에 뜬 병마개처럼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면서 바 위에 부딪히고, 수초에 걸리고, 급류에 휘말리다 낯선 모 래톱에 내던져지지.

•갸르릉 테라피

(르롱테라피》라는 단어는 2002년 물루즈 출신의 수 의사 장이브 고세가 처음 사용했다.그는 고양이의 갸르릉 소리에서 나오는 20~50헤르츠 저주파 파동에 진정 효과가 있으며, 골절과 근육 파열 치 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갸르릉 소리가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 견했다.그는 고양이의 갸르릉 소리가 수면의 질을 높이고 기 분을 좋게 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유도한다고 주장한다.또 고양이의 갸르릉 소리는 피로감을 줄여 주는데, 특 히 장시간의 비행기 탑승 후 느끼는 피로감에서 빨리 회 복하게 도와준다고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태어나는 순간 미래는 이미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다 고 나는 믿는다. 삶의 우여곡절은 첫 숨을 토해 내기 전 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는 길을 우리에게 가리키는 표지 판일 뿐이라고.
이 명백한 삶의 여정을 망각할 때 우리에게는 불현듯 어떤 순간이 찾아온다. 때때로 그것은 꿈으로, 어떤 징표 로, 혹은 직관으로 나타나 우리의 길을 일러 준다

•뜻밖의 장애물

〈불행의 원인은 두 가지란다. 권태감과 질투심. 권태 감은 위험이 따르는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극복할 수 있어. 하지만 질투심은 포기하는 것밖에는 다른 약이 없단 다.> 엄마의 이 말씀이 백번 맞아.

•잔을 넘치게 하는 칵테일 한 방울

[더 자신을 위해서라도 글쓰기는 꼭 필요하단다. 그걸 명심해. 글을 쓰는 순간 네 생각이 정리되고 흐름이 생기 면서 단단해지는 걸 느낄 거야. 글쓰기는 네 정신에서 약 한 것은 내보내고 용골찬 것만 남겨 주어 네가 가진 진정 한 힘이 뭔지 깨닫게 해줄 거야. 네게 닥치는 불행을 숙 성시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게 해줄 거야. 글쓰기는 그 어떤 깊은 대화나 성찰보다도 너를 더 멀리 도약하게 해 주지. 글을 쓰는 동안 잊고 있었거나 일부러 감추고 있었 던 네 내면의 지층들을 탐색하게 될 거야. 그러면서 그동 안의 자기 성찰이 너 자신에 대한 표면적 이해에 불과했 음을 깨닫게 될 거야. 글로 쓰지 않는 한 네 생각은 모호 하고 불완전한 채로 사라져 버리고 말 거야. 명심해. 너 는 그 가치도 모른 채 그저 사소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거니 생각할 거야. 하지만 네 감정이 문장이라는 형태를 갖추는 순간 그때 비로소 너라는 존재는 예민한 수신자이자 강력한 발신자가 되는 거야.]

•탈출작전

[경험보다 책이 더 강렬한 감정을 일으킨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경험에 대해 우리 모두가 꼭 적확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언어 전문가들은 가령 작가들은 우리가 가진 막연한 느낌이나 감정을 구 체적이고 생생한 언어로 포착해 낼 줄 알죠.]

•약속의 땅

<오랫동안 주의 깊게 살펴보면 하찮아 보이던 것도 흥미진진하게 변한단다.> 우리 엄마가 한 명언 중 명언 이다.
엄마 말대로 나는 이번 항해 동안 내 삶을 다시 바라보고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했다.

문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은이), 전미연 (옮긴이) 지음
열린책들 펴냄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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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의 평화로운 나날들

[지나간 시간은 흔적을 남겼어.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됐지. 이제 가을의 끝자락이 야. 곧 겨울이 시작되고 추위가 찾아올 거야.]

[우린 대단한 일을 해냈어. 너와 나, 우리 둘이서.]

[우리한테는 더 멋진 미래가 남아있어,바스테드. 기대해]

•비행

아직 네 영혼을 울릴 만한 예술을 만나지 못해서 그 런 거니까 실망하지 말래. 그리고 음악과 미식이 예술의 전부가 아니라고 꼭 말해 달래. 회화나 조각, 무용도 있 고 향수, 패션, 원예 등도 하나의 예술적 표현 형태가 될 수 있대. 네가 이런 예술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날이 오길 바란대. 또 네가 진정으로 인간 문명을 계승할 고양이 문명을 확립하고 싶다면 예술의 위력을 깨달아 그것을 강력한 무기로 삼아야 한대. 어떤 종이 세상을 지 배하는 방법은 그 종이 가진 힘이나 지능이 아니라 자신 의 한계를 끊임없이 뛰어넘으면서 미를 창조하는 능 력이라고, 이 점을 강조해 달래.

•급수탑

[내 말 잘들어, 이 거만한 동물아. 우린 누군가의 소유가 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야. 암고양이들은 더더욱 그래. 우린 자유롭게 존재할 뿐이야.]

•숙명론

숙명론이라는 단어는 이미 쓰여 있는 운명이라는 뜻 을 가진 라틴어 〈파툼/fatum〉에서 왔다.
숙명론자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미 쓰인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믿는다. 이 시나리오 속 각각 의 단계는 우리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존재, 가령 신들이 나 유일신, 혹은 자연의 법칙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선택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해로운 경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초월적 시나리오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면서 생 기는 일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평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맞서 싸우는 것 또한 무의미하다. 세상은 바꾸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고통과 고난과 불행은 우리 존재의 시험대 이므로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

키케로는 『운명론』에 이렇게 쓰고 있다. <당신이 병에 걸렸는데 만약 나을 운명이라면 의사를 불렀든 부르지 않았든 나을 것이고, 낫지 못할 운명이라면 의사를 불렀 든 부르지 않았든 낫지 못할 것이다.> 초기 불교의 육사외도 중 한 사람인 막카리 고살라는 고타마 싯다르타보다 한 세기 정도 늦게 인도에 서 태어났다. 아지비카교를 만든 그는 이렇게 숙명론을 주창했다.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어차피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어떠한 종교 행위도 어떠한 형태 의 헌신도 아무것도 바꿔 놓을 수 없다. 어차피 존재의 흐 름이 다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해탈에 이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이런 주장과는 반대로, 우리가 하 는 선택이 카르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숙명론은 자유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인간을 책임에서 자유로운 존재로 규정하는 반면, 부처는 인간이 하는 모 든 행동이 결과를 초래하니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개의 시간

네가 무엇을 하든 자연은 다 알고 있단다. <네가 하는 행동에 따라 자연으로부터 상을 받을 수도 벌을 받을 수 도 있어.> 이러면서 엄마는 내게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가르쳐 주었다.
좋은 말은 맞지만, 솔직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니 대가를 바라선 안 된다. 다른 보상을 기대하고 행동하면 실망하거나 좌절 할 가능성이 크다.

문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은이), 전미연 (옮긴이) 지음
열린책들 펴냄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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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p.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샤를로트. 집에 가는 게 낫겠어요. 이 시간이면 아무리 날 괴롭히고 싶은 적 들이라도 기진맥진해 있을 거예요. 더군다나 난 내 침대 가 아니면 잠을 못 자요. 밤에 하는 나만의 오붓한 의식 도 있고. 오늘 일어났던 소란은 걱정하지 말아요. 밤사 이 잠이 대사 작용을 해줄 테니까. 나라는 사람은 꿈을 이용해서 낮 동안 겪은 힘든 일들을 씹고 으깨고 소화 하죠.

32p. 낮에 꿈 꾸는 사람은 밤에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흐릿한 시야에서 영원의 틈들을 포착한 그는 깨어나는 순간 위대한 비밀의 문턱에 잠시 머물다 왔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전한다.

51p. 하루 중 가장 묘한 순간은 당신이 막 잠에서 깨 눈을 뜨는 몇 초간, 당신이 누군지, (당신 자신과 세계의) 존 재의 어느 시점에 당신이 등장하는지 분간이 되지 않는 바로 그 순간이다. 이 순간 당신은 남은 하루를 보내게 될 당신의 육체 와, 기억과 욕망, 정해진 단기 일정 같은 당신의 의식에 새롭게 익숙해져야 한다.

81p. 우리는 노동의 절대적 중요성을 믿지. 광고를 믿고, 신문 기사를 믿고, 정치인들의 약속을 믿어. 짓밟힌 조 국을 믿고, 직접 한 번 만나 보지도 않고 신을 대신해 얘 기하는 사제복 차림의 사람도 믿어. 인쇄된 종잇장에 불 과한 돈을 믿지. 자유를 믿고, 사랑을 믿어. 가족을 믿 고, 자식은 부모를, 부모는 자식을 믿지. 우리는 불멸을 믿어. 마지막에 가서는 〈괜찮을 겁니다〉 하고 말하는 의 사를 믿지. 그런데 이 순간, 아주 뒤늦게, 우리가 애초부 터 <아무 얘기나 믿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살아온 게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

202p. 그는 전 인류가 침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통 체증도 전쟁도 시위도 파업도 사라지지 않을까? 군인들은 늦잠 을 재우는 거야. 공해를 유발하는 사람들, 불평하고 짜 증내는 사람들, 광신도들을 침대에 누워 나처럼 TV나 보게 하는 거야.

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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