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츠지 히토나리 외 1명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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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0.11.20

페이지

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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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스토리를 한 남자작가와 여자작가가 반씩 나누어쓰는, '릴레이 합작'이라는 특이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소설. 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Blu>에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에쿠니 가오리는 에서 한 여자의 이야기를 하지만 실은 소설속 남녀는 같은 이야기 속의 두 주인공이다.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아오이와 쥰세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닐때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눴던 이들은 어떤 문제로 다투다 헤어졌다. 지금은 둘다 다른 사람을 사귀며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둘의 마음속에는 '아오이가 서른살되는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생생히 살아있다.

오래된 그림을 되살리는 복원사인 쥰세이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는 메미를 품으면서도 아오이를 떨치지 못한다. 보석을 파는 아오이는 자신을 '데조로(보물)'라 불러주는 완벽한 남자 마빈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에게 아무 것도 털어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는 사이 아오이의 서른번째 생일은 조금씩 다가온다.

두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기획된 이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지에 2년이 넘게 연재되었다. 가오리가 먼저 아오이의 이야기를 실으면 그것을 본 히토나리가 다음으로 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식이다. 주인공에 대한 몇가지 사항만 합의한채 나머지는 그때그때 서로의 글을 보고 빚어나갔다는 얘기다. 노트를 돌려 쓰는 릴레이 소설처럼.

물론 따로 한권씩만 읽어도 아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좀더 스릴있게 읽는 법은 연재가 실렸던 순서대로, 그러니까 아오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고 다음엔 쥰세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는 식으로 두 책을 번갈아가며 읽는 것이다. 일본의 두 유명작가가 어떻게 한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썼는지, 한 작가가 툭 던진 조그만 모티브를 다음 작가가 어떻게 받아가는지를 그려보면서 말이다.

아오이와 쥰세이의 이야기를 우리말로 옮긴 사람이 김난주, 양억관 부부 번역가라는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두 역자는 게다가 이전에 각각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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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그림책

@elete777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잔혹한 온도차와 감정에 대하여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서로 다른 온도로 살아가는 두 남녀의 10년을 그린다. 붉은색(Rosso)의 아오이가 품은 서늘한 침묵과, 푸른색(Blu)의 쥰세이가 쏟아붓는 집요한 기억의 열기는 소설 속에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낭만으로 승화된다.

소설 속 쥰세이처럼 언제나 진심을 다해 마음을 건네는 사람은 늘 관계의 ‘을’이 된다. 나의 온도는 끓어넘치는 열정이었으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돌아온 것은 지독하리만치 서늘한 냉정뿐이었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건넨 관심은 읽씹과 안읽씹이라는 무관심의 벽에 부딪혀 침몰했다. 진심으로 다가가면 늘 결말이 비참해지는 이유는 명확했다. 상대방은 애초에 나와 관계의 온도를 맞출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눈부셨다. 상대는 나를 향해 “매력적이다”, “재밌다”, “신기하다”며 호기심 어린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관계가 시작되고, 상대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 한 걸음 더 조심스러워지고 더 깊이 배려하기 시작하자 잔인한 표변이 일어났다. 소중해서 아껴주려던 나의 배려와 조심성은 어느새 ‘시시함’과 ‘재미없음’, ‘지루함’이라는 냉소로 격하되었다. “노력하라”는 상대의 차가운 평가는, 진심을 바친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흉터를 남겼다. 열정을 쏟아부은 대가가 고작 무자비한 품평이었던 셈이다.

현실의 비대칭은 훨씬 잔인하다. 그것은 그리움이 아니라 감정의 착취다. 내가 힘들고 무너져 내릴 때 상대는 차가운 벽 뒤로 숨어 손길 한 번 내밀지 않았지만, 자신이 외롭고 흔들릴 때면 어김없이 나를 찾아와 기대었다. 그 순간 나는 사랑받는 연인이 아니라, 상대의 불안과 허기를 받아내는 ‘감정 쓰레기통’에 불과했다. 필요할 때만 피어오르는 상대의 온기는 결코 열정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피난처 찾기였다. 상대를 곁에 두고 자존감을 채우는 수단으로 삼고 싶지만, 온전한 관계를 지탱하는 무게와 책임은 지기 싫다는 비겁함. 나의 열정을 값싼 연료처럼 태우면서 정작 본인은 단 한 방울의 에너지도 쓰지 않겠다는 그 얄팍한 계산이 마음을 무참히 난도질했다.

남는 것은 까맣게 타버린 재와 깊게 파인 자괴감, 그리고 “진지하게 다가가면 언제나 끝이 나쁘다”는 비참한 상처뿐이다. 상대의 서늘한 냉정 앞에서 내 열정을 억지로 불태우며 ‘을’의 자리를 자처할 이유는 이제 없다. 재미와 자극만 좇으며 배려를 지루함으로 매도하는 미성숙함, 필요할 때만 찾는 이기적인 관계의 끈을 내 손으로 끊어내야 한다. 상대의 시혜 같은 안부와 편의적인 기댐에서 벗어나, 이제는 내 쪽에서 먼저 단단하고 단호한 ‘냉정’을 찾아야 한다. 나를 소모품 취급하는 관계에서 기꺼이 등을 돌리는 차가움, 그것이야말로 내 안에 남은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가장 뜨거운 방법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기도한다. 언제나 을의 자리에 서서 상대의 냉정을 배려로 덮어주려 했던 그 시간들이, 사랑이 아니라 서서히 자신을 갉아먹기만 했던 유예는 아니었기를.

나의 잔인했던 경험과는 달리 소설 속 두 주인공은 10년의 세월을 돌아 결국 같은 장소에서 마주하며 서로의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한다. 대학생 시절 이 소설을 처음 읽었던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언제나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서 마주하는 기적 같은 사랑을 꿈꿔왔다. 그리고 깊은 상처를 지나온 지금도, 내게 온전히 닿아줄 그런 온도의 사랑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 여전히 믿고 싶다.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외 1명 지음
(주)태일소담출판사 펴냄

👍 달달한 로맨스가 필요할 때 추천!
14시간 전
0
Jimi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mi Park

@1hbyftxpn1og

가장 좋아하는 소설과 영화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보고 싶은 피렌체의 두오모

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츠지 히토나리 외 1명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

읽었어요
2015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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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하나의 스토리를 한 남자작가와 여자작가가 반씩 나누어쓰는, '릴레이 합작'이라는 특이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소설. 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Blu>에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에쿠니 가오리는 에서 한 여자의 이야기를 하지만 실은 소설속 남녀는 같은 이야기 속의 두 주인공이다.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아오이와 쥰세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닐때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눴던 이들은 어떤 문제로 다투다 헤어졌다. 지금은 둘다 다른 사람을 사귀며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둘의 마음속에는 '아오이가 서른살되는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생생히 살아있다.

오래된 그림을 되살리는 복원사인 쥰세이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는 메미를 품으면서도 아오이를 떨치지 못한다. 보석을 파는 아오이는 자신을 '데조로(보물)'라 불러주는 완벽한 남자 마빈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에게 아무 것도 털어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는 사이 아오이의 서른번째 생일은 조금씩 다가온다.

두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기획된 이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지에 2년이 넘게 연재되었다. 가오리가 먼저 아오이의 이야기를 실으면 그것을 본 히토나리가 다음으로 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식이다. 주인공에 대한 몇가지 사항만 합의한채 나머지는 그때그때 서로의 글을 보고 빚어나갔다는 얘기다. 노트를 돌려 쓰는 릴레이 소설처럼.

물론 따로 한권씩만 읽어도 아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좀더 스릴있게 읽는 법은 연재가 실렸던 순서대로, 그러니까 아오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고 다음엔 쥰세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는 식으로 두 책을 번갈아가며 읽는 것이다. 일본의 두 유명작가가 어떻게 한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썼는지, 한 작가가 툭 던진 조그만 모티브를 다음 작가가 어떻게 받아가는지를 그려보면서 말이다.

아오이와 쥰세이의 이야기를 우리말로 옮긴 사람이 김난주, 양억관 부부 번역가라는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두 역자는 게다가 이전에 각각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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