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지은이), 강유나 (옮긴이) 지음 | 민음사 펴냄

세일즈맨의 죽음 (세계문학전집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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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31

페이지

188쪽

상세 정보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 이 작품은 194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자마자 즉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고 아서 밀러를 단숨에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끌어올렸다.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에서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초연 후 2년간 장기 공연되며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 상, 토니 상, 뉴욕 연극비평가상을 휩쓸었다.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윌리 로먼은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번쩍이는 차와 새 집, 새 가구가 있었고, 세일즈맨으로서 차곡차곡 쌓아 가는 실적과 전도유망한 아들들이 있었다.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돌려주었고 현재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었다. 그러나 불황은 서서히 윌리의 입지를 잠식해 들어오고, 아들들은 그를 실망시킨다.

윌리는 두 아들이 그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자 과거로 도피한다.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맴돌던 그의 기억은 어느새 가족과 함께 마차로 유랑하면서 정착지를 찾던 유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 역사의 한 단면을 그려 보인다. 현실이 가혹해질수록 윌리의 도피는 심해지고, 결국 30년 이상 헌신한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해고당한 뒤 파국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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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s

@yks0590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윌리 로먼의 가족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이다.
현대로 치면 월급쟁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반항적인 자식들의 모습이다.
우리 가족이 겹쳐 보이기도 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집에서는 소외되고 아이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에 대한 기대는 항상 크고,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언젠가는 잘될 것이라는 환상을 품고 살아간다.
마지막에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라 여겨졌던 그의 죽음은 과연 진정한 희생이었을까?
어쩌면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더 슬프게 느껴진다.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지은이), 강유나 (옮긴이) 지음
민음사 펴냄

2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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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O

@gaon__lee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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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 코멘트]

# 시간과 공간의 교차
책의 형식에 있어 중요한 특징은 시간과 공간의 유연한 교차다. 원래 제목이 '어떤 사람의 머릿속(The Inside of His Head)'이었다는 사실은 형식의 의도를 정확히 말한다. 무대는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윌리의 의식이다. 벽 없는 집은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벽이 무너진 그의 정신 상태를 시각화한 것이다

# 희곡의 형식이 주는 두 가지 효과
이 형식은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만든다. 첫째, 시점이 오가는 와중에 부자 관계가 어떻게 망가졌는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관객은 보스턴 호텔에서 윌리와 비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극 후반에야 알게 되며, 앞의 모든 장면이 다시 읽히게 된다, 둘째, 윌리에게 과거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현재를 잠식한다. 그가 회상 속으로 도망칠 때마다 도피는 윌리의 병임을 알게 된다. 을 목격한다. 저자는 이렇게 개인의 정신적 방황을 그리는 드라마와 사회극을 하나의 무대 위에 합치고, 허상과 현실의 대립이라는 현대극의 주제를 무대 장치 자체로 구현했다.

# 윌리 로먼의 이중성
윌리는 그는 예순이 넘도록 가족을 위해 일한 헌신적 가장인 동시에, 스타킹을 기워 신는 아내를 두고 내연녀에게 새것을 선물하는 불륜을 저지른다. 아들에게 그릇된 성공 관을 주입해 인생을 망가뜨린 아버지이자, 그에게 남길 것이라곤 보험금뿐이라 여겨 차를 몰고 죽음으로 향하는 아버지다.

그리고 "사람은 과일이 아니다"라고 사장에게 호소하지만 정작 이웃 찰리에게는 무식한 놈이라 소리치고, 아들에게는 눈물을 명령한다. 인류애를 호소하는 자가 인류애를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존중받지 못하는 자는 존중을 요구할 줄은 알아도 존중을 줄 여유는 없다. 저자는 악순환을 미화하지도, 단죄하지도 않으며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 할부의 결말이 주는 아이러니
작품의 결말은 현대극에서 가장 잔인한 아이러니 중 하나다. 윌리의 보험금으로 그의 아내 린다는 마지막 대출을 갚아 드디어 집이 온전히 가족의 것이 된다. 25년 할부가 끝나는 날 그 집의 주인이 죽는다는 것은 윌리의 대사인 "할부가 끝나면 물건도 생명이 끝난다"가 냉장고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적중한 것이다.

# 작품 속 제한된 여성의 주체성
이 작품에서 여성은 헌신적 아내(린다)와 성적 대상(내연녀, 해피가 유혹하는 여자들)으로 이분되어 있다. 린다에게는 남편을 지키는 것 외의 욕망이 부여되지 않는다. 그녀는 극 중 최대 피해자이면서도 끝까지 남편의 불륜을 알지 못했다. 극적 아이러니이지만 동시에 린다라는 인물의 주체성이 서사에서 얼마나 제한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 현재에도 통용되는 울림
이 작품의 이야기가 현재에도 유효하다 "34년을 바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잘리는 예순의 남자, 성과가 아니라 인맥과 인상으로 성공한다고 믿다 무너지는 사람, 자식에게 자기 못다 이룬 꿈을 투사하는 부모, 할부금과 함께 끝나는 삶“ 이 중 어느 것이 1949년의 뉴욕에만 속하는가. 누구나 윌리 로먼이거나, 그의 자식이거나, 그의 배우자일 수 있다.

[발췌한 책 속 문장]

p17 윌리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래서 이 나라가 망가지고 있다고! 인구가 통제 불가능이야. 경쟁 때문에 사람이 미칠 지경이지! 아파트에서 나오는 악취 좀 맡아봐! 다른 쪽에 또 아파트가 하나 더 있지.”
=> 20세기도, 21세기에도 뉴욕은 언제나 인구 과밀로 골머리를 썩인다.

p86 윌리 “그런 물건들은 유효 기간을 정해 놓고 나오나 봐. 할부가 마침내 끝나면 물건도 생명이 끝나도록 말이야.”
=> 가계부는 할부와의 동행이며 싸움이다.

p96 윌리 “그 때엔 인간미가 있었단 말입니다, 사장님. 영업할 때도 존경과 우정과 감사가 있던 시절이란 말입니다. 요즘은 그런 것일랑 깡그리 사라지고 말라비틀어지고, 우정이라든가 인간미가 끼어들 여지는 전혀 없단 말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 과거 미화와 라떼 제조는 동서고금을 막론.

p97 윌리 “저는 이 회사에서 삼십사 년을 봉직했는데 지금은 보험금조차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 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 후술할 윌리의 대사를 생각하면 그의 인류애 호소가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알게 된다.

p102 윌리 “유명한 대학 세 곳에서 비프더러 돈 한 푼 들일 것 없이 들어오기만 해 달라고 굽실거려요. 그런 대학만 들어가면 그다음부터는 못할 게 없죠. 그런 동네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 얼굴에 미소를 짓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곳이죠.”
=> 정작 윌리는 껍데기에 의존하며 자신과 가정의 파멸을 맞게 된다.

p106 윌리 “아, 그래? 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찰리 자네는 완전히 기가 죽을걸. 비프는 레드 그레인지에 버금가는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로 불리게 될 거야. 연봉만 25,000달러는 될 거라고.”
=> 윌리에게 아들의 재능은 ‘이웃을 기죽일 것, 연봉 25,000달러’로 드러나듯이 타인과 비교와 재물의 계산 속에서만 의미가 있었다.

115p 윌리 “나는 자네의 빌어먹을 일자리 따위 필요 없어!”
찰리 “자넨 도대체 언제쯤 어른이 되려고 그러나?”
윌리 “(분노하여) 야, 이 무식한 놈아, 한 번만 더 그런 소리하면 한 대 얻어맏을 줄 알아! 네 덩치가 아무리 커도 상관없어! (싸울 태세를 취한다.)”
=> 윌리의 알량한 자존심. 찰리에게 돈을 받아오면서도 정작 그가 제안하는 일자리는 거부한다.

128p 윌리 “난 해고당했고, 뭔가 조그만 좋은 소식이라도 들고 들어가 너희 어머니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너희 어머니는 내내 기다려 왔고 마음고생을 했으니까. 요지인즉 내 머릿속엔 더 이상 이야기할 만한 거리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거야, 비프. 그러니 사실이니 뭐니 하는 말로 내게 설교하려 들지 마라, 나는 관심 없어. 자, 내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더라?”
=> 윌리의 이야깃거리 소진과 가정 파탄은 그의 독불장군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p144 윌리 “그만 울고 내가 하라는대로 해. 명령하고 있잖아. 비프, 내 말대로 해! 내가 말하면 너 이렇게 행동하니? 왜 질질 짜고 그래! (비프를 안는다.) 얘야, 네가 크면 다 이해하게 될 거야.”
=> 자녀가 부모의 외도를 목격하는 것이 정신적 외상을 크게 준다는 여러 연구가 있다. 비프의 방황은 윌리의 불륜과 뻔뻔함으로부터 만들어졌다.

p157 윌리 “기차 안이든, 산속이든, 골짜기든, 네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반항심으로 네 인생을 두 동강 냈다는 것을 알길 바란다.”
=> 윌리는 아들의 인생 파탄을 반항심의 결과로 규정한다. 호텔에서 자신의 불륜이 준 충격은 문장 어디에도 없다.

p173 찰리 “세일즈맨은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모자가 더러워지고,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p179 아서 밀러는 이처럼 개인과 국가의 기억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펼쳐 보이는데, 그것이 제한된 시간과 공간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개인의 정신적 방황을 그리는 드라마와 사회극의 형식을 고루 취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p180 이처럼 현실 사이로 허상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시각적인 무대 활용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밀러는 현대극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인 허상과 현실의 대립을 드러낸다.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지음
민음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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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클럽

@jellyfishclub

성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넓은 집, 사회적 지위.
아마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리는 살아가며
저마다의 성공 기준을 하나쯤 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대부분 사회가 만들어 놓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세일즈맨의 죽음』은 그런
성공의 기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서평 전문보기 : https://m.blog.naver.com/jellyfish_club/224341481413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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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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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 이 작품은 194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자마자 즉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고 아서 밀러를 단숨에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끌어올렸다.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에서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초연 후 2년간 장기 공연되며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 상, 토니 상, 뉴욕 연극비평가상을 휩쓸었다.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윌리 로먼은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번쩍이는 차와 새 집, 새 가구가 있었고, 세일즈맨으로서 차곡차곡 쌓아 가는 실적과 전도유망한 아들들이 있었다.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돌려주었고 현재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었다. 그러나 불황은 서서히 윌리의 입지를 잠식해 들어오고, 아들들은 그를 실망시킨다.

윌리는 두 아들이 그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자 과거로 도피한다.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맴돌던 그의 기억은 어느새 가족과 함께 마차로 유랑하면서 정착지를 찾던 유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 역사의 한 단면을 그려 보인다. 현실이 가혹해질수록 윌리의 도피는 심해지고, 결국 30년 이상 헌신한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해고당한 뒤 파국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출판사 책 소개

현대 희곡을 대표하는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사랑받은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에서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


▶ 아서 밀러는 연민을 품고 평범한 미국인들의 가슴속을 들여다보았으며 그들의 희망과 고뇌를 극장에 전달했다._《뉴욕 타임스》
▶ 다른 작가들이 인식하지도, 감히 다루지도 못했던 문제를 단순하면서도 놀라운 방식으로 그려 낸 작품._《타임》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18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94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자마자 즉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고 아서 밀러를 단숨에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끌어올렸다. 이후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공연되고 사랑받는 미국의 대표적인 희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간의 소외와 붕괴를 뿌리까지 파고드는 혁신적인 기법으로 미국 현대극에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 초연 후 2년간 장기 공연되며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 상, 토니 상, 뉴욕 연극비평가상을 휩쓸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다.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물질만능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무너진 현대인의 꿈과 이상


예순 살이 넘은 윌리 로먼은 와그너 상사에서 삼십 년 넘게 일한 세일즈맨이다.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그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번쩍이는 차와 새 집, 새 가구가 있었고, 세일즈맨으로서 차곡차곡 쌓아 가는 실적과 전도유망한 두 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불황은 서서히 윌리의 입지를 잠식해 들어오고, 아들들은 그를 실망시킨다. 이제 늙고 지친 윌리는 두 아들 비프와 해피가 그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자 과거로 도피한다.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맴돌던 윌리의 기억은 어느새 가족과 함께 마차로 유랑하면서 정착지를 찾던 유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 역사의 한 단면을 그려 보인다. 현실이 가혹해질수록 윌리의 현실 도피 역시 심해지고, 결국 그는 삼십 년 이상 헌신한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해고당한 뒤 파국을 향해 곤두박질친다. 아들들이 자신의 보험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살을 준비하던 윌리는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하여 대성공한 형 벤의 환영을 쫓아 환상 속에서 정신없이 자동차를 몰고 나간다. 생전에 그가 거래하고 알아 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거라는 윌리의 기대와 달리 아내 린다와 두 아들, 그리고 옆집에 사는 친구 찰리와 그의 아들 버나드만이 참석한 가운데 윌리의 장례식이 치러진다.
주인공 윌리 로먼이 사로잡혀 계속 되돌아가는 과거는 1928년으로, 이때는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북부와 도시 지역을 대변하는 앨 스미스가 승리하던 해이며, 1929년 대공황 직전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의 자본가로 득세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는 물자 생산은 그것을 수요자와 연결하는 세일즈맨을 필요로 했는데, 그 당시 윌리는 세일즈맨으로서 승승장구하며 주당 커미션만 170달러가 넘게 받았고, 아들들은 그의 빨간 셰비 자동차를 반짝반짝하게 닦아 놓았으며, 집에 가면 그를 깍듯이 섬기는 가족 덕분에 그는 가방을 들고 있을 필요조차 없었고, 무엇보다 첫째 아들 비프는 전도유망한 미식축구 선수로 아무 대학이나 고르기만 하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나 새롭고 좋은 일이 윌리를 기다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대공황으로 인한 불황과 급변하는 사회 체제는 윌리의 입지를 점차 축소시키고 그는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법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도태되어 간다. 그는 빠듯한 수입으로 주택 할부금과 냉장고를 비롯한 가구의 월부금, 그리고 보험료를 내느라 병들고 지친 몸으로 일을 계속한다. 윌리의 파멸은 자본주의 기업 윤리를 대표하는 하워드에 의해 가속화되는데, 윌리는 그의 선친 와그너 회장과의 친분과 삼십사 년간 회사를 위해 일한 것 등을 이유로 내세워 일자리를 달라고 간청하지만, 하워드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인간관계가 아니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윌리는 더 이상 투자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하워드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지요.”라고 말하며 윌리를 해고한다. 인간성마저도 물질적인 가치로밖에 평가되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분노한 윌리는 다음과 같이 항의하지만 그것은 그저 공허한 울림으로 남을 뿐이다.

저는 이 회사에서 삼십사 년을 봉직했는데 지금은 보험금조차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관심을 좀 기울여 주세요.

이와 같이 밀러는 노동력을 착취한 뒤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팽개쳐 버리는 자본주의의 잔인성을 고발한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와 산업화가 빚어내는 물질적 성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풍조를 비판하면서, 인간이 거대한 기계의 한낱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물질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외치며 독자로 하여금 바르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동시에 밀러는 인간적이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평범한 인간을 보듬는다. 윌리의 아내 린다가 두 아들에게 호소하는 장면에서 독자는 한 인간에 대한 동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변호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현대 비극으로 승화된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죽음

194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세일즈맨의 죽음』은 즉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고, 2년 동안 장기 상연되었으며 퓰리처 상, 토니 상, 뉴욕 연극비평가상 등 연극계 3대 상을 수상하며 작가 아서 밀러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20세기 중반 자본주의 미국 사회의 고유한 문제점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1983년 공산주의 체제하의 중국 베이징 인민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연된 바 있는 이 작품은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의 드라마로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공연되며 사랑받고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특히 현대 비극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평범한 세계, 평범한 인간은 비극의 경지까지 오를 수 없다는 상식을 부정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전형인 한 세일즈맨의 죽음 통해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에서 기인하는 물질만능주의, 인간 소외와 생명의 존엄성 문제를 다룸으로써 현대에도 비극이 가능함을 보여 주고자 했다.
‘현대에도 비극이 가능한가’라는 화두는 『세일즈맨의 죽음』이 제기하는 중요한 논쟁 가운데 하나이다. 전통적으로 비극의 주인공이라 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이론에서 비롯한 고귀하고 위대한 신분을 타고난 인물로, 그의 운명은 사회나 국가의 운명과 동일시된다. 그는 운명에 맞서 맹렬하게 싸우다 파멸을 맞지만, 그로 인해 인간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때문에 죽음에도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밀러는 신분과 계급의 구분이 없어진 현대 사회에서 그런 전형적인 인물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평범한 사람과 비극」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그의 작품에 내재한 비극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바 있다. 그는 현대의 보잘것없는 평범한 개인의 중요성을 부각하면서, 현대에 와서는 태생적 지위가 아니라 개인이 우주의 정해진 질서를 찢고 나옴으로써 그의 위치나 규모가 극적으로 확대되는 순간을 획득한다고 말한다. 밀러는 작품 속에서 윌리의 아들 비프의 입을 빌려 윌리에게 그 같은 지위를 부여한다.

당신은 방금 왕이 걸어 나가시는 걸 본 거요. 고난을 겪는 훌륭한 왕이죠. 열심히 일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왕이요. 무슨 말인지 알아요? 멋지고 믿음직한 아버지였어요. 항상 자식들만 생각하고.

밀러는 앞서 언급한 에세이에서 비극의 요소인 연민과 공포심은 주인공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싸움(사회나 국가라는 큰 힘과의 싸움)을 하다가 자신의 무지나 오판에 의해 좌절할 때 일어나며, 그 과정에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비극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을 통해 밀러는 고대 비극에 버금가는 고귀한 감정으로 작품이 지닌 강렬한 느낌을 적극 끌어올렸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대의 영웅들의 전유물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소시민에게도 비극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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