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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저들은 대체 왜 저러는가?)의 표지 이미지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진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현재하는 문제에 대한 진중권의 해석은 대체로 흥미롭다. 가치에 대한 동의가 아닌 일방적 애착으로 비롯된 팬덤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양정숙 의원은 제명하고도 윤미향 의원은 지키려는 여당의 태도를 어느덧 주류가 된 운동권 서사로 풀이하는 대목 등 유효한 부분이 적지 않다.
2024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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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라이프니츠가 최초로 기계식 계산기를 위해 2진법을 고안한 게 4세기도 훨씬 더 전의 일이다. 그동안 모든 것을 0과 1로 변환하는 디지털은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전기전자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세계의 표준으로 자리했다. 아날로그 세계가 이룩할 수 없었던 통합과 확산이 디지털을 통해 가능해졌다. 디지털 위에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산업혁명보다도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변혁이 실시간으로 쓰이고 있다.

CES를 주최하는 걸로 유명한 미국 소비자가전협회 소속 경제학자 숀 두브라박이 디지털을 매개로 현대사회와 오늘과 내일을 논한다. 기술적 진보가 인류 보편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글 가운데 디지털의 역사부터 그것이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까지가 알차게 들어찼다.

디지털 변혁이 가져온 가장 큰 맹점은 기술에 대한 이해와 삶에의 적용이 국가 또 사람마다 큰 격차를 갖는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름의 가치를 갖는다. 디지털이 무엇이고, 어떻게 현대사회에 적용되는지를 알지 못하는 독자에게 이해를 제고하도록 돕는다.

현대 기술은 스스로 알려 하지 않는 이를 돕지 않는다. 알지 못하고 낙오되는 이는 누구도 살피지 않는다. 디지털이 운명이라면 그 가까이 다가서 알 필요가 여기에 있다. 나는 이 책이 디지털에 대해 꽤나 충실히 쓴 대중서라 여긴다. 아마도 10년이 더 지나도 유효한 저술일 테다.

디지털은 운명이다

숀 두브라박 지음
아름드리미디어 펴냄

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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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봤으니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판단은 오만하고, 최신 학술연구며 임상기록 반영에 게으른 건 시시하다. 흔한 내용들만 어지럽게 나열해 구태여 책을 찾아 읽을 이유가 없다. 식이조절하고 운동하란 내용을 길게 적어놨을 뿐. 한국이나 일본이나 TV 자주 출연하는 의사는 믿을 게 못된다.

다만 한 가지. 음식물 섭취순서부터 먹는 시간대 조절 등 단순한 습관 개선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지난 10여 년 간 다이어트와 관련한 의학계의 주목할 만한 발견이다. 이를 알기 쉽게 풀어놓은 방법론이라면 굳이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무리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시대라지만 약물보다 중요한 지식, 가르침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이상 어제 친구들과 분식집서 온갖 튀김에 떡볶이를 안주로 깔아놓고 자정까지 진탕 마시고 헤어지기 아쉽다며 편의점에 들러 붕어싸만코까지 하나 때린 뒤 막차 타고 들어온, 지금껏 다이어트 따윈 해본 적이 없는 중년 아재 씀.

내장지방 빼는 최강의 비결

이케타니 도시로 지음
길벗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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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오래 관찰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자주 나다니는 골목에 인간 아닌 생명이 몇이나 살아가고 있는지를 나와 같이 무심한 인간은 영영 알지 못할 텐데. 저자는 다르다. 인왕산 초입에 자리한 계곡엔 들개들이 산다는 걸, 서촌에 어둠이 깔리면 고양이들의 시간이 도래한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이가 든 고양이가 털에 용변을 묻히고 다니는 모습에서 생에 허술해진 쇠락의 징후를 읽어내고, 인간의 관계맺음이며 위계에 결코 편입되지 않는 본성으로부터 각각의 생이 다만 스칠 뿐인 이색적 광경을 묘사한다.

어느날 주차장에서 다른 고양이에게 목덜미를 공격당하던 작은 고양이를 구출한다. 고양이 입장에선 사선을 넘나든 증거일까. 귀 한 쪽이 잘려 있는 그 없음에서 도리어 보리란 개체를 특징짓는 있음을 발견하는 글쟁이의 시선이 흥미롭다. 그러고보면 과연 그러한데, 우리네 인간들에게서도 가진 무엇보다도 갖지 못한 어떤 것이 스스로를 존재짓는 순간이 쉬이 목격되곤 하는 것이다.

먼저 기르던 나이든 고양이 일다가 뒤늦게 들여온 어린 고양이 보리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되기까지의 과정도 흥미롭다. 저자는 철저히 영역 동물인 두 고양이의 공존이 개처럼 위계질서 강한 무리 안에 편입되거나 인간처럼 가족 구성원에 드는 것이 아닌 기묘한 우정에 가깝다고 말한다. '함께 있음의 감각을 받아들'여 '천천히 환대'한다는 표현을 찾아내기까지 글쟁이로서 얼마만큼 많은 관찰과 고심이 있었을지 짐작할 만하다.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 밝힌 바, '고양이 하기' 혹은 '고양이 되기'라는 이룰 가망이 없어서 시도하고픈 글쓰기는 이토록 세심하고 진득한 관찰을 통해서만 가 닿을 수 있는 것이었을 테다.

너는 우연한 고양이

이광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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