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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문학동네 펴냄

어둠 속에서 래생은 내내 울었다. 자신이 읽어야 할 혹은 읽을지도 모를 도서관의 이 광대한 책의 페이지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페이지들 속에서 영웅들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소녀들이, 역경과 좌절을 뚫고 삶의 목표를 이룬 무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유일하고 작은 약점을 가리지 못해 얼간이의 화살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래생은 이 신뢰할 수 없는 삶이 놀라웠다. 그가 어떤 자리에 오르건, 불사의 몸을 가지건, 위대한 무엇을 움켜쥐건 그것은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사라질 수 있었다.

사창가로 돌아가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걸 여자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알면서도 돌아갔다. 우리는 더럽고 역겹지만 자신이 발 디딘 땅을 결국 떠나지 못한다. 돈도 없고 먹고 살길도 없는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저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넓고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건 어린애 장난이 아니야. 당신 죽을지도 몰라." 래생이 다시 말했다.
사팔뜨기 여자 사서가 붕대를 세게 당겨서 묶었다. 상처 부위가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 래생이 신음 소리를 냈다.
"누구나 당신만한 사연 정도는 있어. 혼자서 비장한 척, 뭘 다 아는 척 까불지 마." 사팔뜨기 여자 사서가 헌 붕대와 가위를 챙기며 말했다.
맞는 말이다. 누구나 사연이 있다. 너구리 영감도, 추도, 털보도, 미토도, 이발사도 그리고 심지어 한자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그 사연으로 분노를 키우고, 서로를 증오하고, 또 서로를 죽인다. 모두들 자기 사연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자신의 상처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당할까?
'쳇, 별생각을 다하네. 빌어먹을 놈인 건 너도 마찬가지면서.' 래생이 자신을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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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이 길은 내가 내 두 발로 걸어야 하는 길이구나.'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큰 폭의 상승장이 오기 전에, 크게 오를 자산을 미리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고수는 한 템포 쉬었다가 말을 이어간다.
"그런 자산들을 선점하는 게 핵심이죠. 시장이 조용할 때는 좋은 자산과 평범한 자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겉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거든요. 하지만 대세 상승장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좋은 자산은 가파르게 오르고, 평범한 자산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두 자산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져요. 결국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대세 상승장의 물살을 제대로 타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입니다."

나의 첫 번째 부동산 교과서

송희구 (지은이) 지음
서삼독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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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의 삶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아주 잠깐이지만 눈앞에 모든 장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밤낮으로 악착같이 버티는 모습, 씩씩하게 참아내는 모습, 그 과정에서 망가져 가는 모습, 서로 참 많이 다른지만 그럼에도 몇 주 혹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땅속에서 함께 지냈던 이 나날들을 평생 추억하며 살아갈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생존하지 못한 사람들을 제외한 모두의 눈앞에.

터널의 밤

안나 볼츠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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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한다. 태어나서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살아가는 거라면, 어렵고 싫은 일이야 어차피 밖에서도 겪을 텐데 가족끼리는 사이좋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이 더 그보다 중요할까?

펀자이씨툰 2

엄유진 지음
문학동네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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