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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펴냄

읽었어요
2013년부터 1967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 사회적 추리소설.

홍콩이란 도시에 몇 차례 가본 적이 있다. 동서양, 즉 중국과 영국이 만나 신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다. 그 도시에는 광둥어와 영어가 섞여 있다.

55년의 시간을 가로질러 홍콩 역사에서 굵직했던 사건을 추리라는 형태로 다룬 사회적 추리소설은 꽤나 매력적이다.

6개의 단편을 엮었지만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고 이야기의 한 복판에서 경찰들이 종횡무진한다. 사건을 보는 시선이 상당히 날카로운 경찰 관전둬는 흡사 홍콩판 셜록이라 할만하다.

그의 추리를 따라가다보면 반전의 반전은 흥미롭게 여겨지고, 어느새 그 두꺼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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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를 어디에선가 들어봤다. 급한 사정이 생겨 끊어놓은 비행기를 탈 수 없어 동명이인을 찾아 그에게 티켓을 선물했던 특별한 사건이자 미담.

그런 사람이 21세기 한복판에 존재한다고? 아니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지. 동화 속에는. 현실에도 있을 수 있지. 다만 나나 내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은 아닐 뿐이다. 반대로 내가 김민섭 씨와 같은 처지에 놓였을 때 나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어차피 내 것이 아니니 타인에게 양보하는 것이 맞나. 하지만 그렇다고 번거로운 일- 모집하고 선별해서 보내주는 일까지-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도 든다.

최근 김민섭 씨가 쓴 책을 읽어보니 그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어떤 삶의 궤적을 그리며 살아왔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감히 책 한권 읽어놓고 그의 사람을 다 이해한다고 하는 건 너무나 큰 자만이다.) 이기와 과욕이 판치는 세상에서 남들과 다른 결정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힘이다. 조금씩 덜 양보하는 건 결국 내가 조금이라도 더 손해보고 싶지 않아서인데. 물론 여기에는 상대적 개념이 작동한다. 남들보다라는 끊없는 비교.

저자가 말하는 다정함이란 무엇인가.
타인의 처지를 헤아리고 행동해야 하는 것.
누군가의 잘못조차 이해하려는 생각.
어떠한 조건 없이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내면서 타인의 삶을 보듬어낼 줄 아는 것.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도록 말을 아끼는 것.
타인의 마음이 되어보는 연습.

나라는 존재는 누구의 자녀, 누구의 엄마, 회사의 누구, 마을의 누구이기 이전에 나 그 자체로 존재한다. 많은 역할을 부여받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며 살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삶 속에서 하루에 한번쯤 다정함을 슬쩍 내보이며 살아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은 어떤 다정함을 누구에게 내비쳐볼까.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김민섭 지음
어크로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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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지구 상의 생물 중 가장 끈질긴 생명체인 식물에 관한 이야기. 인간 보다 훨씬 이전에 식물이 있었고 망가진 지구에도 식물을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소설. 미래를 그린 소설이지만 현실과도 맞닿은 글.

지구 끝이 아닌 지구의 시작이었으리라 짐작되는 식물, 그리고 온실. 온실은 인위적인 장소이면서도 실험실같은 장소다. 인간의 집 또한 그런 곳이 아닐까. 인공적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장소. 집이란 건물 자체는 인공적이지만 집에서 인간이란 동물은 가장 원초적으로 발가벗고 지내는 곳.

다시 식물로 돌아와서, 화분에 심겨진 식물들을 본다. 식물을 기르는 건 상당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쩌다보니 우리 집에 온 식물을 죄다 말라비틀어져 죽음을 맞이한다. 물도 양분도 충분치 않은 척박한 환경에서 식물은 살아갈 힘을 내지 못 하고만다.

그러면서도 또 식물을 집에 들인다. 이번에는 꼭 살려보겠다는 마음으로. 그러나 그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 한다. 그저 사람의 욕심이었을까. 애초에 식물이 우리 집에 오면 안 되었던 것을. 어리석은 인간은 또 식물을 들여온다.

가끔 가는 네일숍이 있다. 처음 갔을 땐 식물이 5분의 1쯤 있더니 지금은 거의 3분의 1가량이 자리를 차지하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조만간 숲이 될 것같다. 식집사인 가게 주인은 매일매일 식물을 들여다보고 보살핀다고 했다. 어떤 마음이어야 식물이 그토록 잘 자라게 할 수 있을까. 난 언제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게 될까.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은이) 지음
자이언트북스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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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일상을 보낼까.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일이랑 어떨까를 마주하는 현실은, 너무도 막연한 상상의 영역이었다.

소위 ‘필‘ 받으면 며칠 밤을 꼬박 세워 줄줄이 쓰다가 영감이 오지 않으면 허탕치기 일쑤인 하루를 보내는 백수같은 삶일까.

눈 뜨면 러닝하고 늘 같은 시각에 식사하고,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루틴을 매일 미루지 않고 실천하는 수험생같은 삶일까.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글쓰는 작가의 삶을 언뜻 들여다보니 위 2가지가 적당히 배합된 상태인 것같다. 이 소설의 특이점은 여기에 있다. 분명 ’용’을 찾아 떠나는 고구려 사람들과 용을 그려야 하는 화가의 이야기같으면서도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현실적인 고뇌와 고충을 담은 작품이다.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고 편집되어 오락가락한다.

어떨 때는 보지 못한 것은 그리지 못하는 화가의 이야기가 들어왔다 정작 글을 써야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글을 쓰지 못하고,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적대는 작가의 이야기가 다가온다. 그런데 고구려 화가와 작가가 일치되기도 하고, 고구려의 용이 현실의 용이 되기도 하는, 상당히 흥미로운 구성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작가가 현실에서 소외되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제 독자라고 여기여, 연민의 감정을 품는 지점에서는 가슴에 먹먹해진다. 부록의 작품을 읽다가는 내내 머금고 있던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만다. 인류애라기엔 조금 거창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어린 작가의 시선이 참으로 애틋하다.

우리동네 도서관

차인표 지음
사유와공감 펴냄

읽었어요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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