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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나무

김해솔 지음
북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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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항상 가벼운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나란 무엇인가?'라는 명제에 따라다니는 고전적인 패러독스에 발목을 붙잡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정보량을 놓고 말한다면 나 이상으로 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기서 언급되는 나는 필연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서의 나에 의해(그 가치관과 감각의 척도와 관찰자로서의 능력과 여러 가지 현실적 이해관계에 의해) 취사 선택되고 규정되어 잘라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거기서 언급되는 '나'의 모습에는 어느 정도의 객관적 진실이 있을까? 나는 그 점이 무척 마음에 걸린다. 아니, 예전부터 줄곧 마음에 걸렸던 문제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공포나 불안을 거의 느끼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기회가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표현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려 한다. 예를 들면, "나는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입니다"라든가 "나는 쉽게 상처받기 때문에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같은 말을 입에 담는다. 하지만 나는 '상처받기 쉽다'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쓸데없이 깊은 상처를 입히는 경우를 몇 번이나 봤다.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이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그럴듯한 변명과 거짓말을 늘어놓는 경우를 봤다.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속이 빤히 보이는 아첨에 너무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를 봤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로 자기 자신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어째서 모두 이렇게까지 고독해져야만 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렇게 고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일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살고 있고 각각 타인의 내부에서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째서 우리는 이렇게까지 고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 행성은 사람들의 적막감을 자양분 삼아 회전을 계속하는 것일까?
나는 평평한 바위 위에 반듯이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지금도 지구의 궤도를 돌고 있을 수많은 인공위성을 생각했다. 지평선은 아직 옅은 빛으로 띠를 두르고 있었지만 포도주처럼 짙은 빛깔로 물든 하늘에는 별 몇 개가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나는 인공위성의 빛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들의 모습을 육안으로 잡아내기에는 아직 하늘이 너무 밝다. 눈에 보이는 별들은 모두 못으로 박아놓은 것처럼 한곳에 머물러 있다. 나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인 채 지구의 인력을 단 하나의 끈으로 삼아 하늘을 계속 돌고 있는 스푸트니크의 후예들을 생각했다. 그것들은 고독한 금속 덩어리로서, 차단막도 없는 우주의 암흑 속에서 문득 마주쳤다가 스쳐 지나가고 그리고 영원히 헤어져버리는 것이다. 주고받는 말도 없이, 만나자는 약속도 없이.

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사상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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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이 길은 내가 내 두 발로 걸어야 하는 길이구나.'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큰 폭의 상승장이 오기 전에, 크게 오를 자산을 미리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고수는 한 템포 쉬었다가 말을 이어간다.
"그런 자산들을 선점하는 게 핵심이죠. 시장이 조용할 때는 좋은 자산과 평범한 자산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겉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거든요. 하지만 대세 상승장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좋은 자산은 가파르게 오르고, 평범한 자산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두 자산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져요. 결국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대세 상승장의 물살을 제대로 타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입니다."

나의 첫 번째 부동산 교과서

송희구 (지은이) 지음
서삼독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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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의 삶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아주 잠깐이지만 눈앞에 모든 장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밤낮으로 악착같이 버티는 모습, 씩씩하게 참아내는 모습, 그 과정에서 망가져 가는 모습, 서로 참 많이 다른지만 그럼에도 몇 주 혹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땅속에서 함께 지냈던 이 나날들을 평생 추억하며 살아갈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생존하지 못한 사람들을 제외한 모두의 눈앞에.

터널의 밤

안나 볼츠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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