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718
오랜만에, 나의 생각을 전환시켜 준 고마운 책을 만났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런 삶을 원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괜찮아,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책이었다.
같은 상황에서도 작가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며 아무 감정 없이 하루를 보내거나,
때론 고립되고 우울한 감정 속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계속 애써왔다.
하지만 그게 잘되지 않았을 뿐.
그런데 정말 마법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 갑자기 에너지가 생겼다.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그거, 잘못하는 거 아니야.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그냥, 지금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지내고 싶다.”
항상 하는 생각이고, 누구도 그런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편한 감정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고,
정말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죄책감이 사라졌고,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렇게 된 건 사실이다.
책 속에는 작가가 그 당시에 들었던 노래들이 함께 소개되는데,
그 노래들을 들으며 책을 읽으니, 책이 한층 더 풍부해지는 느낌이었다.
그것 또한 너무 좋았다.
그냥,
지금 이 시기의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럭키.
친구가 스토리에 이 책을 올렸고,
그 책이 뭔지 내가 물어봤던 것도,
럭키.
모든 게 럭키.
그렇게 될 거였나 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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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0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접한 책이라, 책 제목만 보고 인문학 책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었다.
초반부터 죽은 연인의 살을 먹는다는 내용이 나와 살짝 거부감이 들었고,
그 정도로 얽힌 구와 담의 관계도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구와 담의 서사가 차츰 풀리면서 몰입도가 점점 깊어졌다.
다 듣고 난 뒤에도, 왜 담은 구를 먹었는지에 대한 답은 어렴풋이 와닿을 뿐, 여전히 명확히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런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어른으로서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삶이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이것을 과연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들은 어렸고, 세상은 그들을 고립시켰고, 그 속에서 그들에게는 그것이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조금 괴이하게 느껴지는 문장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글이 하나하나 다 너무 예뻤다.
글이 예쁘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아서 듣는 내내 마음을 울렸다.
많은 여운이 남는 책이다.
나도 함께 마음이 가라앉는다.
다음 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조금은 밝은 책으로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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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1
문가영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1부 ‘존재의 기록’은 개인적으로 어렵게 다가왔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었고, 그래서 읽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쓰지 못하고, 나만 알아볼 수 있게 글을 쓰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문가영 배우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다.
2부 ‘생각의 기록’은 조금 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앞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궁금한 게 떠올랐고, 나는 GPT에게 물어봤다.
“산문집이 뭐야?”
대답 중에 가장 놀라웠던 건,
‘작가가 독자의 공감이나 반응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글의 형태.’라는 것이다.
나는 다시 질문했다.
“박정민 배우의 『쓸만한 인간』은 직관적으로 와닿았는데,
『파타』는 문가영 배우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잘 와닿지 않아서 자꾸 생각이 많아져.”
GPT는 곧바로 정리해주었다.
『쓸만한 인간』은 감정을 말로 번역해 설명해주는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 위로받고, 동의하고, 웃고 울 수 있었고, 내게도 쉽게 와닿았던 거라고.
반면 『파타』는 언어를 감정 그 자체로 쓰는 책이라고 했다.
읽으면서 “이 감정, 나도 느껴봤던가?” 하고 내 안을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다.
아, 굳이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파타는 나에게 해석되지 않아도 괜찮은 책이야.
책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냥 내가 느낀 걸로 충분한 책.
파타는 나에게 그런 책이다.
책 마지막 뒷표지에는 김이나 작사가가 쓴 글이 적혀 있다.
『아무에게도 걱정을 끼치지 않는, 고요한 아픔의
시간으로 성장한 이들은 위로의 대상에서 제외되곤 한다.
그런 아픔은 드러나지 않아 외롭고, 목격자가 없어
나만의 기록으로 남는다. 문가영의 이야기는 그런 이들이
처음 만나는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파타라는 책을 너무 잘 이해하고 설명해 준 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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