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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반비 펴냄

읽었어요
이달의 큐레이터 추천도서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었다.
읽는 내내 너무 힘드네, 이 책.
이 책은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 사건의 가해자인 아들의 이야기를
어머니 입장에서 기록한 책인데 처절한 성찰이 담겨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리 성찰하고 설명한다고한들
(물론 엄마가 아들을 두둔하려고 쓴 글은 아니지만)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아들은 악마가 맞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생각해볼만 한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을 할 수는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럴수만 있다면 이 책이 그런 영향을 주길 바랄뿐이다.

책을 다 읽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관계를 나는 잘 알고 있고,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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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누구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잘 살아가고 있음을, 옳게 살아가고 있음을 늘 고민하고 증명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나는 나이다. 나라는 가면이 아니라 아무것도 쓰지 않은 나도 존재한다는 것을 하염없이 공원에 앉아 느낀다.’(p.74)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나를 증명하려고 한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내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도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데 책 속의 ‘공원’은 그런 노력에서 잠시 벗어나
그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나답게 산다는 건 나를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은 채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늘 잘 살아내려고 애쓰는 우리에게
‘그냥 너여도 괜찮다’는 말만큼 멋진 위로가 또 있을까.
그러니 이제,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기만의 공원 하나쯤 찾아보자.

빵, 공원, 농구하는 소녀 Stadt der Morgenröte

천선란 (지은이), 이주향 (그림) 지음
달 펴냄

읽었어요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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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yo

담담함 속에서 한의 정서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식민지 시대를 다룬 이야기임에도
그 시대를 참담하거나 암울하게만 그려내지 않고,
오히려 서정적이고 잔잔하게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이 있다.

“사람들은 그 소설을 또한 대단히 엄숙하게, 그리고 어떤 때는 높은 목소리로, 또 어떤 때는 낮은 목소리로, 어떤 때는 그지없이 명랑하게, 또 어떤 때는 대단히 우울하게, 반은 노래하듯이 낭독했다…(중략)…나는 자주 그런 집 앞에 걸음을 멈추어 서서 귀를 기울이곤 했는데, 그것은 그 이야기가 어떻게 진전되는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목소리가 우리나라에 아직도 평화가 깃들어 있던 나의 걱정 없던 유년 시절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단지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p.130)

나라를 잃고 고향을 떠난 사람에게는 평범했던 어린 시절의
풍경과 목소리마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장을 읽으며,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과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그리워해야 할 기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다.
3·1운동에 가담한 뒤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평생 그리워했을 고향,
그리고 타국에서 전해 들은 어머니의 부고 소식이
담담한 문장 속에 그리움과 상실감으로 스며들어 더 크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책은 그 시대 사람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잃어버린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오래도록 회자되어야 할 소설인 것 같다.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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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yo

@limhyo

친절하기 어려워도, 다정하고 따뜻하기 어려워도
무례하지 않으려 최대한 말을 고르고 고른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악의가 된다.
나쁜 의도는 진짜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사과도, 변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못의 인정이라 보기도 어려운,
이 어정쩡한 말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한편으론 가식이라고 생각했던 저 말이
솔직함을 핑계로 선을 넘는 요즘 세상에 필요한 거 같기도 하다.
‘나는 원래 솔직한 사람이야.’ , ‘그럴 의도는 없었어.’
이런 말 뒤에 숨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수고를 생략하는 것보다,
조금은 가식적이어도 한 번 더 말을 고르고,
한 번 더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가식조차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에서
나는 이제 이 어정쩡한 말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고 싶다.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손원평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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