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왜 가장 따뜻한 순간에도 불안할까.
덧없고, 쉽게 흔들리며, 설명할 수 없이 미묘한 사람 사이의 감정을 담아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서평입니다.
- 결말에 관하여
결국 폴은 또다시 혼자 남겨진다. 이 결말은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왜 시몽처럼 잘해주는 사람을 떠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폴의 선택이 공감되었다. 나에게 헌신하고 잘해주는 사람보다, 함께 있을 때 더 편하면서도 어딘가 불안정한 사람에게 끌리는 마음. 다시 혼자가 될 걸 알면서도 로제에게 향하게 되는 그 감정이 낯설지 않았다. 정말 사랑이란 난해하고 모호한 감정이다. 사랑은 논리로 설명되는 선택이라기보다, 스스로도 다 이해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감정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오히려 폴이 로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 소설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만약 시몽을 선택했다면 익숙하고 빤한 전개로 흘러가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제를 선택했기에 더 공감이 되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브람스 = 시몽
브람스의 음악에는 애절함과 잔잔한 우울이 스며 있다. 한없이 가라앉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밝음과 생동감이 끼어들며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음악을 듣다 보면 단순한 선율이라기보다, 한 사람의 감정이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지점에서 시몽이 브람스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몽은 폴에게 꾸준히 마음을 표현하며 관계를 이어가려 하지만, 결국 폴의 시선은 로제에게로 기울어진다. 그럼에도 시몽은 완전히 물러서지 못한 채, 희망과 체념 사이를 오간다. 폴이 조금이라도 여지를 보이면 금세 밝아지고, 다시 거리를 두면 깊이 가라앉는다.
전문보기 : https://m.blog.naver.com/jellyfish_club/224268364325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1
"우리는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 (도스토옙스키)
이 말은 단순히 <외투>가 유명하다는 것이 아니라, 현대 문학이 바라보는 인간자체를 바꾸었다는 의미인것 같습니다. 이전의 문학들은 영웅,귀족 등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였지만 외투에서는 하급 공무원인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인간을 '강한 존재'가 아니라 '쉽게 무너지는 존재'로 보여준 작품인거죠. 이 <외투>를 시작으로 그 이후의 러시아문학작품들은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를 함께 묻기 시작했습니다.
작품 속 러시아 사회는 계급이 매우 뚜렷하게 나뉘어 있고, 그 차이는 겉모습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외투의 재질, 모자의 상태, 신발의 질..이런 것들로 그 사람의 위치가 판단되는 사회인거죠. 그 속에서 아까끼는 외양이나 사치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인물이죠. 그래서 더 쉽게 무시당하고, 존재 자체가 가볍게 여겨지는 사람이였습니다. 하지만 아까끼가 새 외투를 갖게 되면서 그의 삶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외투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받게 해주는 상징이 되는 것이죠. 사람들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아까끼 스스로의 마음가짐 또한 변합니다. 그렇다면 아까끼에게 외투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여기서 외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자존감이자, 사회 속에서의 자리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외투를 잃어버리는 순간은 단순한 도난 사건이 아니라 그를 지탱하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끝이 ‘죽음’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이 상실이 그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전문보기 : https://blog.naver.com/jellyfish_club/224256684894
외투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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