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프로필 이미지

교육학박사 최경희

@cany

+ 팔로우
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 - 청소년을 위한 회복 가이드의 표지 이미지

내가 벌써 번아웃이라고?

나오미 피셔 지음
창비 펴냄

내가 벌써 번아웃 이라고?
 
나는 한 달에 1회 지역 교육지원청 wee 센터에서 학교 폭력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 대상으로 음악치료 수업을 진행한다. 
 
매번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때 마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다음 회차 수업에서도 같은 아이를 또 만날 때면 나의 조언이나 노력이 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나? 
"우리 다음에는 여기서 말고 다른 곳에 보자"
하며 학생들이 학교로 잘 복귀 하기를 바랬던 나의 마음에도 작은 상처가 생겨서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수업을 떠올려보며
"그때 그 아이에게 이 말을 전해줄 걸"
그랬다면 아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책 내용 중에 무엇보다 와 닿았던 것은 '번아웃'이 나타났을 때 개인을 바꾸려 하기 보다는 환경을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 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에게 학교로 돌아가기를 매번 반복했던 것 말고 
"직접 해 보자! 지금 이 자리에서! 가진 것을 활용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이렇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학교 생활을 잘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
"사회에 나가면 변명이 필요하지 않아,"
"그렇게 하는 것은 너 자신을 실망 시키는 일이야"
"넌 지금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 그걸 할 수 있으면 이제 학교에 다시 가자" 
 
이런 말들은 번아웃이 온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
책을 읽으며 깊이 반성했다. 
 
오히려 포기해도 괜찮다는 말이 번아웃 회복에 도움이 되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걸 시도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승자는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는 쉬운 선택이다"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런 말 대신
"승자는 오히려 많은 것을 포기한단다"
"포기는 어려운 선택일 때가 많고 오히려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단다"
"어떤 것을 포기하면 다른 것을 쟁취할 기회가 열리기도 해!,
인생은 승패가 다가 아니란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다른 방식을 알아차린다.
감정을 통해서, 생각의 변화로, 몸의 감각으로, 일상의 변화로 스트레스를 감지한다.
스트레스는 주변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자,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준비하는 방식이다.
또한 각자 스트레스는 다르게 반응한다.
반면에 '번아웃'은 주변 세상의 요구를 감당하려 오랫동안 애쓰다 결국 한계를 넘었을 때 몸과 뇌가 보내는 "이제 그만 !"이라는 신호다.
스트레스는 적당하면 도움이 되지만 너무 오래 계속되면 힘든 감정에 갇혀 예전의 괜찮은 느낌으로 돌아가기 여려워진다.
그러면서 번아웃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번아웃을 부정적 감정, 피로감, 무력감이 특징인 직업 관련 현상으로 정의하며, 개인에게 요구되는 바와 개인이 가진 자원 사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많은 한국 청소년의 상태는 이미 번아웃이다. 
학교와 학원, 입시 경쟁!
그 결과는 번아웃일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현재의 모든 것을 잠시 쉬고 싶다고 했을 때 
그들이 가장 원했던 말은 
"그래도 괜찮다"가 아니었을까?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걸 알지만 그들은 아직 어리기에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 신호가 왔을 때 우리는 든든한 그들의 조언자가 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번아웃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자동차와 도로에 비유해 설명한다.
번아웃의 회복 단계는 네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고장 단계에서는 압박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리 단계에서는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리 단계가 끝나면 지난날을 돌아보며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비로소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변화를 시작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기 자꾸만 지치고 좋아하던 일도 즐겁지 않게 되었을 때
고장 난 마음을 회복으로 이끄는 번아웃 처방전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번아웃이 왔을 때 우리가 또는 당사자가, 또는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무엇보다 그것들이 문제가 될 때 어떤 신호가 나타나는지, 회복할 때 어디에서 자주 막히는지, 무엇이 도움이 되고 안 되는 지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책의 저자들의 어린 시절 경험과 어려움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책이라 더욱 신뢰감과 공감이 간다.
나 또한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게 한 책이었다.

#내가벌써번아웃이라고 #번아웃 #책추천 #독서 #책스타그램 #청소년 #필독서 #심리 #처방전
0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다른 게시물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프로필 이미지

교육학박사 최경희

@cany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게시물 이미지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나는 어릴 적부터 고양이나 개 등의 동물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1남 4녀의 딸 부자집 맏이인 내가 동물을 무서워하다 보니 동생들도 모두 동물을 무서워한다.

언젠가 아버지가 장날에 작은 강아지를 한 마리 사오셨다.
우리는 그 당시 유행하는 이름을 강아지에게 지어주었다.
'메리'
아버지는 유독 동물을 무서워하는 우리 딸들이 강아지와 친해지기를 바랬지만
5년을 같이 산 강아지와 우리는 끝내 인간과 다른 종인 메리와 친해지지 못했다.

우리는 학교 갈 때 마다 좋다고 따라오는 메리가 더 무서워 메리를 피해 담을 타고 집 대문을 나서곤 했는데 끝내 메리와 친해지지 못한 우리 딸들을 포기하셨는지 메리가 우리 집에 온 지 5년 이후 아버지는 메리를 아버지 사무실 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메리를 무서워 했는데도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일부러 아버지 사무실 건물을 지나 매일 먼 발치에서 사무실 마당에 묶여있는 메리를 보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사무실 마당에 메리가 없는 것을 보았다,
메리의 울음 소리가 불길하다고 민원이 들어와서 먼 곳의 지인에게 메리를 보냈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그날 밤 이불을 덮어쓰고 한 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때 우리 집에 왔던 메리와 친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코 끝이 찡해졌다.
책의 저자는 20년 가까이 우을증과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늘 밀려오는 자살 충동으로 그리고 실행으로 병원 생활을 한 부분을 적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키운 고양이를 상상해 보았다.
'루이'와 '아라'는 어떤 고양이였을까?
그리고 지금 그들을 보내고 새로 입양한 친구들인 '테오'와 '디오'는 어떤 고양이일까?

고양이를 떠나 보낸 저자의 상실감이 나에게도 밀려와서 반려 동물을 키우는 보호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과 다른 그들은 인간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것을 왜 나는 진작 몰랐을까? 
양파망에 넣어서 버려진 고양이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니 그들 또한 우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인류의 한 종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들 또한 인간과 다름없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생명이자 존재이며 애당초 인간에게 그들을 사거나 팔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저자는 비인간 동물과 살아가는 의무를 더 많은 인간이 나누기를 원한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솔직히
"뭔 소리야" 라고 외면했을테다.

지금도 이 시간에도 인간의 횡포로 죽음의 위기에 놓인 더 많은 개체의 삶이 있다는 것을,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 된다면 우리 인간의 삶이 그렇듯 다양한 형태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너희를 향한 사랑이 자라는 만큼 내 안에 차올랐던 상실감마저 너희의 특별한 선물이었다는 걸"
오랜 시간 함께 했던 반려묘 '루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작가가 그의 반려묘에게 쓴 편지의 한 구절이다.
편지 글을 읽으며 그들도 평화로움을 좋아하고 다정함을 좋아하고 행복을 추구한 인간과는 다른 하나의 종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그들은 말한다. 
고양이가 우리에게 와 함께 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꿈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고양이의 세계에 잠시 초대 받았던 것이 아닐까? 하고,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다른 방식으로 계속 존재하며 인간 곁에 남는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떠난 고양이를 통해 인간은 다시 한 번 본인의 삶을 열어보게 된다는 것을,

고양이를 통해 저자는 새로운 사랑을 배웠다고 한다.
고양이 입양은 그들에게서 배운 사랑의 실천이고,
그 사랑을 실천할 때, 
비로소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동안에도 숨겨져 있던 공간으로
이동하는 작은 문이 우리에게도 열린다는 것을, 

루이! 아라 ! 꼼!
그곳에서도 늘 평안하기를 나도 빌어줄께

#김영사 #고양이가두고간세계 #천희란 #도서협찬_김영사 #책추천 #책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반려묘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천희란 지음
김영사 펴냄

20시간 전
0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프로필 이미지

교육학박사 최경희

@cany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대운하 시대, 세상을 연결한 부의 통로 게시물 이미지
대운하 시대,
세상을 연결한 부의 통로 
 
오늘날 우리는 거대한 물리적 네트워크가 세계를 움직이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인터넷과 반도체, 해상 물류 루트는 현대 문명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근대 이전의 세계는 어떠했을까?
이 책은 "세상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리고
"그 연결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중국의 대운하에 관한 역사적 본질을 탐구한다. 
 
중국은 7세기 수나라부터 19세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약 1,200년 동안 중국 대륙의 뼈대를 이루었던 ‘대운하’라는
거대한 인공 물길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경제, 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은 대운하를 단순한 수로 혹은 토목공사의 결과물이 아니라,
제국의 권력과 부가 흐르던 ‘문명의 통로’로 재해석한다. 
 
대운하가 중국이라는 거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음을 밝히며,
지역 경제를 전국적인 경제권으로 탈바꿈시켜서 수도 북경과 각 지역을 연결하는
부(富)의 통로로 작용한 새로운 기회의 창출을 가져왔음을 이야기 한다. 
 
중국의 지형은 서고동저로, 주요 강들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이로 인해 남북 간의 물자 교류와 정치적 통합은 늘 난제였다.
대운하는 이 자연적 한계를 극복하고 남방의 풍요로운 곡물과 자원을
북방의 정치적 중심지로 이동 시키는 핵심 동력이었다.  
 
책은 조운(漕運) 제도를 중심으로 대운하가 어떻게 제국의 세금을 거두고
군대를 먹여 살렸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대운하가 없었다면 우리가 아는 거대 제국 당·송·명·청의 번영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천시와 인내의 세월 속에서 말단 신분이라는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중국의 휘주 상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1415년 중국은 바다를 통한 수도로의 곡물 운송을 중단함으로 조운을 대운하로 일원화 시켰다.
국가적 물류의 부담이 운하가 관통하는 지역으로 전수 되면서 이들 상인들은 지역사회의 리더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책에서는  대운하 주변을 살아간 사람들의 미시적 삶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대운하는 단순히 배가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었다.
물길을 따라 수많은 도시가 흥하고 망했으며, 상인과 관료,
예술가들이 뒤섞여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  
 
대운하를 통해  양저우 같은 주변 도시는 번영을 가져왔고,
그 안에서 새로운 예술과 사상이 태어났다.  
 
혈연 기반의 종족 네트워크와 유교적 가치관에 대한 신념은  주희와 관우, 마조와 같은 해운의 신을 숭배하는 문화로 발전하였다. 
 
대운하를 통해 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가 상호작용하며 중국의 꽌시문화의 진화된 형태인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개념도 생겨났다. 
 
저자는 대운하의 빛과 그림자를 균형 있게 다룬다.
대운하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막대한 국가적 재정과 수많은 사람의 강제 노동,
그리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물길 관리로 인한 환경적 폐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결국 운하의 쇠퇴가 곧 청나라의 쇠퇴와 운명을 같이한다는 분석은,
하나의 인프라가 문명의 흥망성쇠와 어떻게 연결 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다. 
 
중국의 대운하시대는 과거의 기록에 머무는 역사가 아니다.
21세기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전략의 역사적 DNA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글로벌 공급망 패권 경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강력한 단서를 제공한다. 
 
책의 저자인 역사학자 조영현교수는 운하의 연결성에 대해 강조한다. 
운하는 단순한 물길을 넘어 그 시대의 '정신'을 내포하며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은 자연의 조건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구성했음을 설파한다.
운하는 자연의 연장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자연이다. 
 
이러한 운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지는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술과 인간 사이의 간극에 있어
때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로 간주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운하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연결되지 않는 것은 없다.
다만 연결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거나 의지가 부족할 뿐이다" 
 
인위적으로 물길을 연결하려는 누군가의 의지가
새로운 길을 뚫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저항을 극복하는 불굴의 스토리와 리더십이
미래로 연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의 역사와 세상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힘’을 보여준다.
대운하의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대 세계의 거대한 흐름과 마주하게 된다. 
 
운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어떤 단절을 지금 연결하려 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중국대운하 #중국 #책추천 #독서 #북스타그램 #인문학 #역사 #책추천

대운하 시대, 세상을 연결한 부의 통로

조영헌 지음
믹스커피 펴냄

1주 전
0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프로필 이미지

교육학박사 최경희

@cany

  •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동공이 약사의 우리집 구급상자 게시물 이미지
동공이 약사의 우리집 구급상자

이 책은 서울대 출신 약사이자 유튜브 채널 '동공이 약사'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님이 출간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건강과 관련한 약학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 마다 귀여운 캐릭터의 그림이 등장하는데 그림 또한 작가님이 직접 그렸다.

가정마다 하나씩은 구비되어 있는 구급상자.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언제 받았는지 모를 처방 약봉지와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연고들이 뒤엉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 또한 평소에 연고류의 약은 유통기한을 확인하지 않고 수시로 사용했던 경험이 많다. 또한 감기약도 먹다 남으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면 상비약처럼 복용했던 적도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우리가 상비약이라고 집에 구비한 약들은 몸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손이 가지만, 정작 구급상자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처럼 방치되기 쉬운 가정 내 상비약의 올바른 사용법부터,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에 대한 대처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가정용 의약 종합 안내서'다.

얼핏 전문적인 약품의 이름으로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 의학 용어를 친근한 이웃집 약사의 시선으로 독자에게 전해준다.

책은 단순히 "이럴 땐 이 약을 먹으라"는 식의 단편적인 처방에 그치지 않는다.
감기, 두통, 소화불량, 상처 등 일상적인 질환의 메커니즘을 쉽게 설명하고,
증상에 맞는 성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특히 타이레놀과 부루펜의 차이처럼 대중적이지만 헷갈리기 쉬운 해열진통제의 교차 복용법이나, 상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습윤 밴드 선택법 등은 당장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다.

또한 그동안 나 같은 사람이 약에 대한 지식도 없이 접근했던 ‘과잉 복용의 경계’와 ‘올바른 약 관리’에 대한 내용은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반성하기도 했다.

책에는 약의 효과 만큼이나 부작용과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안전한 복용 습관을 가질 것을 권한다. 또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의약품의 유통기한과 폐기법을 상세히 다루어, 약을 잘 먹는 것 만큼이나 잘 버리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한다.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올바른 폐기법은 가정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지침이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시간이었다.

초연결의 시대 가짜 건강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이 책은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책의 구성 또한 직관적이고 가독성이 높아, 급한 순간에 필요한 페이지를 바로 찾아보기 편리하다. 집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는 ‘가정용 상비 도서’로 손색이 없다.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된 정보는 여행용 상비약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는 1년 중 학교의 겨울 방학에는 한 달 간 외국에서 지낸다.
외국을 나갈 때 마다 혹시 타지에서 아프면 어떡할까? 하고 여러 상비약을 챙겨가는데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의 종합 감기약에 들어간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마약 원료로 사용될 수 있어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흔한 감기약이 다른 나라에서는 반입 금지 품목일 수 있고, 해외에서 구입한 기침약이 공항 출입국장에서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나의 몸과 가족의 건강을 스스로 돌보는 주체적인 태도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약을 오남용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기피하는 대신,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룰 때 약은 비로소 우리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서재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면 필요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정에서 한 권 정도 비치해 두고 종합 의약서처럼 사용해도 좋겠다.

#동공이약사의우리집구급상자 #동공이약사 #김영사 #독서 #책스타그램 #책추천 #글쓰기

동공이 약사의 우리집 구급상자

동공이 약사 지음
김영사 펴냄

1주 전
0

교육학박사 최경희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