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전업 공익변호사 단체인 '공감' 소속 변호사들이 각자 관여한 활동을 폭넓게 전한다.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중고령 여성노동자, 난민, 주거취약계층 등 공감이 진력해 온 각 부문에서의 성과와 한계가 개략적인나마 소개된다. 이 모든 분야가 여전히 한국 사회 인권의 전선, 곧 현재진행형인 문제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겠다. 공감과 같은 변호사 단체, 또 각 부문 활동가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 법과 제도가 여전히 뒤쳐져 있고, 언론과 대중의 인식이며 관심 또한 턱없이 부족한 탓이겠다.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여러 변호사가 저마다 맡은 영역에서 글을 쓰느라 문장부터 구성까지 통일되지 않아 어지럽고, 차라리 단체 소개 소책자 같기도 하다. 어느 한 문제를 깊이 다루지 못하고 겉핥기식으로 지나쳐 아쉽다. 다루고 있는 많은 문제 중 어느 하나도 빠뜨릴 수 없다는 간절함이 이 같은 아쉬움으로 이어진 것이라 여기고 넘어간다.
나는 내가 죽는 그날까지 공감 후원자로 남길 바란다.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지음
부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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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은 잘 쓴다. 두말할 나위 없다. 실린 글 가운데 '칼자국'이 특히, 그중에서도 중요한 고요에 대한 문장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소설 속엔 가난을 벗어날 길을 모르는 사람들, 그래서 반지하방에 피아노를 껴안고 들어가고, 성탄전야에 싼 모텔방을 찾아 서울을 가로지르며, 고시원 비좁은 공간에서 숨죽여 살아가는 이들이 가득하다. 이들이 저의 가난과 희망없음과 비루함을 겪어내는, 작가가 그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나 세세하고 소소하여서 나는 읽는 것 만으로도 출세와 성공과 관계맺음과 나아짐을 향한 희망이며 의지가 골다공증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김애란뿐 아니라 이 시대 한국문학의 주류가 모조리 그렇다. 공감이며 연대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를 헤쳐가고, 너머를 상상하게 하며, 웅지를 품도록 하는 위대한 문학의 자리가 거의 도모되지 않는다. 김애란의 섬세한 세계 가운데 납작하게 그려지는 세상 또한 없지 않으니, 계단 뜀뛰기를 하며 저를 단련하는 고시원 맞은편 건물 사내의 아주 짧은 등장('기도')과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소설은 그리고 있지 않으나 당시 사회 가운데서도 충만한 가능성과 희망이 흩뿌려져 있고, 또한 그를 도모하거나 체제에 저항하며, 스스로를 단련하고 변화를 획책하는 흐름 또한 자리했음을 기억한다.
따져보면 <모비딕>의 주인공 이슈메일보다 가난한 이가 없고 <노인과 바다> 속 노인보다 미래 없는 이도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이 작은 소설집 안에 오로지 자욱하게 깔려 있는 패배감이며 희망 없음만을 거듭 발견하게 되는 건 결코 마땅한 일은 아니다. 세대와 성별, 취향에 따라 한국문학의 독자층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편중되고 좁아들었단 비판이 이와 분명한 관련이 있다고 여긴다.
지난시대 작은 개인의 고충을 돌보지 않던 문학의 실패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한국 문학이 충실히 돌아보지 않고 있는 대지가 또한 드넓다는 사실을 더는 무시해선 안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이 그대로 다음 시대 문학가가 개척할 지점이 된다는 건 역설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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