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려니 솔직히 조금 두렵다.
아무래도 1,000페이지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을 소화하느라 뇌에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그럼에도 읽는 과정 자체는 꽤 흥미로웠고, 분명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매 챕터마다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보았을 역사적 인물들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 삶에서 얻은 통찰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하나씩 파헤쳐 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덕분에 매번 새로운 인물과 마주하며 흥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지루할 틈 없이 독서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저자는 총 18개의 챕터에 걸쳐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들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그리고 단순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무엇을 경계하고 명심해야 하는지, 또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 하는지까지 세심하게 일러준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주의하라’고 경고한 유형의 사람들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니, 그녀 역시 주변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고 응수했다.
책 제목에 왜 ‘법칙’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붙었는지 비로소 납득이 가는 순간이었다.
내용이 너무 방대한 탓에 책 전체를 다 다룰 수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독서 과정에서 내가 가장 깊이 공감했던 대목에 집중해 보려 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인간이 이기적이고, 자기도취적이며, 과대망상에 빠지기 쉽고, 근시안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인간이 원초적으로 생존 본능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고, 유아기의 경험이 때때로 부정적인 관념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부정적인 인간 본성에 대한 지적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냉정히 말해 나조차도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이 걸린 긴박한 문제와 직면한다면 이기적인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간을 바라볼 때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에 가까운 관점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물론 세상 모든 사람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하는 삶은 피곤하고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면, 타인의 이기적인 행동에 지나치게 상처받거나 흔들리지 않고 “사람이란 원래 그렇구나” 하며 넘길 수 있는 유연함과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
결국 이 책은 타인을 비난하거나 판단하기 위한 지침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본성을 온전히 직시하기 위한 거울이었다.
내 안의 이기심과 방어기제를 겸허히 인정할 때, 비로소 타인의 불완전함에도 한층 더 너그러워질 것이다.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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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배님께서 쓰신 이 책이 치열한 심사를 거쳐 올해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머지않아 국회는 물론 전국의 공공기관에도 비치된다고 하니, 나 역시 덩달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표지는 요즘 유행하는 웹툰이나 웹소설처럼 눈길을 확 끄는 스타일이지만, 본문 내용은 예상과 달리 무척 현실적이고 진지하다.
그 이유는 작가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주인공 김소정을 재창조해 낸 데다가, 그녀가 겪은 실패와 성공 스토리 역시 현실에서 벌어진 일들을 바탕으로 작품에 진솔하게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 말고도 이 책은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특히 주인공이 투자처를 용산구 빌라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세권 활성화 사업, 모아타운, 신통기획 등으로 옮겨갈 때마다, 나 역시 귀신에 홀린 듯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리기 바빴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가진 본연의 힘이자, 세종도서에 선정된 결정적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 주인공 김소정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면 두 가지 핵심 요인이 존재한다.
첫 번째 요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간파해 낸 것이고, 두 번째 요인은 초단기 고도성장과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겪는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이라는 강력한 자산에 올바르게 올라탄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김소정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서울의 주택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토지’와 ‘주택 노후화’.
이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가리키는 방향은 동일하다.
“Yes! or No”
부동산 투자는 ‘언제 시작했느냐’보다 ‘투자를 실행했느냐, 혹은 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법이다.
정보가 없어서, 혹은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을 때, 이 책의 주인공 김소정이 나타나 강렬한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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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경로로 명상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3분의 2가량 읽었을 즈음 용기가 생겨 명상 학원을 방문할 수 있었다.
바야흐로 내 삶의 한 자리에 명상이 자리 잡게 된 순간이었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그동안 독서로 쌓은 지식과 명상을 통해 얻은 내면의 힘을 융화시켜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대니얼 골먼과 리치 데이비슨은 하버드와 위스콘신대학교의 심리학 및 뇌신경과학 교수로, 두 사람의 인연은 학창 시절부터 시작됐다.
전도유망한 대학생이었던 두 사람은 학계의 흐름과 동떨어진 명상에 관심을 가지며 친해졌고 인도, 미얀마, 티베트 등지를 돌며 명상을 직접 체험했다.
이후 두 사람은 명상의 이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노력했으나, 1970년대 당시에는 이를 증명할 과학적 기반이 거의 없었을뿐더러 쓸데없는 연구에 시간을 낭비한다며 스승과 동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과 학계의 따돌림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지속한 두 사람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수행, 데이터 분석, 논문 발표 등을 통해 명상의 과학적 기반을 다졌다.
동시에 학회의 규모를 키우고 다양한 대중서를 집필함으로써 명상의 대중화에 크나큰 기여를 해왔다.
따라서 두 저자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단순히 명상 가이드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라, 명상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한 과학 서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저자는 책머리에서 명상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깊은 명상'이고, 다른 하나는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처럼 일반 대중이 수행하는 '넓은 명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쌓인 많은 연구를 모아 메타 분석한 결과, 전문가용의 깊은 명상이 아닌 일반인을 위한 넓은 명상만 꾸준히 수행해도 명상이 주는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불안과 수면장애, 우울증이나 PTSD 등에 명상이 매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효과는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들이 직접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명상의 효과는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서 온다고 한다.
뇌의 신경가소성이란 특정 뇌 부위의 연결망이 활성화되거나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명상은 특히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이성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사이의 연결망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달리기를 하면 폐활량이 늘고 아령을 들면 팔 근육이 발달하듯, 명상을 꾸준히 수행하면 우리의 마음을 조절하는 뇌 신경망이 튼튼해지는 것이다.
다만 신체 운동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눈에 보이지만, 명상의 효과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fMRI 같은 뇌 영상 촬영 기술이 발달하고 나서야 비로소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저자는 수행 방법에 따라 집중력 명상, 마음챙김 명상, 타인에 대한 연민을 키우는 명상 등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하는데, 이는 우리가 특정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서로 다른 운동법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집중력 명상은 편안한 자세로 앉아 호흡에 집중하는 방식이고, 마음챙김 명상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들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는 방식으로 수행한다.
연민을 높여주는 명상법은 구체적으로 소개되지는 않으나, 이 명상법을 수행한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사랑과 연민의 마음은 물론 실제로 남을 돕는 행위의 적극성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명상은 수행자 본인은 물론 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정신 수련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명상을 수행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 계기가 된 DMN(Default Mode Network,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에 대한 견해를 적어보고자 한다.
얼마 전 읽었던 『기억한다는 착각』에서는 DMN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장소나 공간을 떠올릴 때 기억의 틀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반면, 이 책에서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DMN의 활동이 증가함과 동시에 잡념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자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동일한 DMN을 두고 서로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자아는 결국 우리가 경험한 기억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기억과 자아는 동일선상에 있는 개념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명상 수련이 DMN의 활성도를 크게 낮춘다고 특히 강조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DMN의 활성도가 낮아지면 '나'를 중심에 두고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들, 그중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유발하는 우울, 불안, 염려, 걱정 같은 감정들을 훨씬 쉽게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이 우리의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보약이라면, 명상은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살찌우는 가장 맛있는 음식이다.
나는 오늘 개인적인 일정을 뒤로하고 명상 수업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행복은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는 것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명상하는 뇌
대니얼 골먼 외 1명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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