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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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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정해진 대로 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매일)의 표지 이미지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

야반도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시트콤을 본 듯한 느낌이다.
리얼다큐 이야기이면서 속속들이 코믹과 애환이 담겨있다.
여행의 첫 출발부터 다시 돌아온 그 날까지.
어쩌면 여행을 시작하게 된 그 순간부터
여행을 끝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그 순간까지.

정말 대단한 결심의 여행이다.
나도 한번쯤은 꿈 꿔본, 하지만 선뜻 떠나지 못 했던
수많은 나라들을 거침없이 헤쳐나가는
두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흥분되고 설레었다.

무엇보다 '여행' 속에
단순히 겉멋과 보여지는 낭만을 녹여내지 않고,
주고받는 두 친구의 우정과 마음의 시간들이 담겨있어서 좋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잘 읽히고 공감이 됐던 것 같다.

서른.
요즘에는 젊다고 하면 젊다고 할 수 있고
어느정도 어른이라고 하면 어른이라고 해야 하는 나이.
오히려 질풍노도의 시기 때보다
더 많은 방황을 하고 더 많은 갈등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꿈꾸기 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요즘에
이 책은 잠시나마 나의 숨을 한결 여유롭게 만들었다.

꼭 떠나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들의 발자취를 뒤따라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듯 하다.

꿈같이 짧고 꿈같이 황홀해서 아쉬울 듯하나
오래오래 남는다.
2020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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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위로를 받는가 싶다가
위로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울컥 올라온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고독은 불현듯 찾아온다.
어쩔 땐 그게 반갑기도 한데,
반갑지 않은 순간에 오면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아서
무섭기도 하다.

그런 나날들을 보내오면서 나도 조금씩 끄적여보기도 하고,
끄적였던 문장들, 혹은 일기를 읽으며 힘을 내보기도 한다.

아마 이 책도 그렇게 쓰여지지 않았을까 싶다.
오롯이 혼자 겪어나가야 했던 시간.
침묵을 깰 힘도 없어서
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해보던
그 모든 글들이 이 책에 담긴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밤 혹은 새벽에 읽었다.
모든 소리가 잠들고, 간간히 들리는 소음으로
시간의 흐름을 가늠해보는 그 시간에.

그렇게 읽어서 그런지 책 자체를 다독이면서 읽었던 거 같다.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가랑비메이커 지음
문장과장면들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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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나도 소심한 편이다.
낯가림이 심하고, 무대를 두려워하며, 주목받는 걸 즐기지 않는다.
어릴 때는 유야무야 살아갔었는데, 성장할 수록 세상은 나를 자꾸 무대 중앙으로 밀어냈다.
내 목소리를 듣길 원했고, 내 손짓발짓을 보길 원했다.
우렁찬 목소리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짓을 기대했겠지만,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와 굳어가는 몸을 이겨낼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세상에서 점차 사라지길 바랐고, 그런 모습을 아무도 기억하지 않길 원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그런 순간들만 있던 게 아니었다.
나의 소심함이 어느새 세심함으로 바뀌었고, 나의 조심스러움이 어느새 신중함으로 바뀌어있었다.
사람들은 내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기도, 위로를 얻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세상으로 나아갔다.
그렇다고 활개를 치며 돌아다닌 건 아니지만, 충분히 내 자신을 드러내며 다른 사람의 가면을 쓰지 않고도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한 '우리들만의 초능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모호했던 내 안의 보물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었다.

난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이로운 사람이다.
조용하지만 깊이 보고, 해야 할 말은 하는 사람이다.
남을 의식한다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쪽이고, 나를 숨기기보다는 선을 넘지 않으려 노력한다.
겉으로 채우려는 노력보다는 내면을 다스리려는 자세와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것이 나의 장점이자 내 초능력이다.
이 책은 내 초능력을 찾게 해 주었다.
결론적으로, 난 소심한 내가 좋다.

소심해서 좋다

왕고래 지음
웨일북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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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모두 다 같은 삶은 사는 건 아닐테지만,
누구나 제자리 걸음을 할 때가 있다.
나아가는 듯 하지만 힘만 빼고 있는 순간이 있다.
그 때 우리는 되돌아봐야 한다.
그 때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춰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잠시 가만히 있어야 한다.

놓친 것이 있을테니,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있을테니,
차마 내 것이라 욕심내지 않았던 것이 있을테니,

어느 순간 그것들의 흔적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잠시 눈을 감고 흔적의 시작점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마음이 이끌었던가.
생각이 이끌었던가.
아니면 그냥 몸이 움직였던가.

그 끝을, 아니 시작을 찾아가보면
삶은 좀 더 내 것이 될 테니.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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