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김혼비 (지은이) 지음 | (주)안온북스 펴냄

다정소감 (김혼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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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10.13

페이지

228쪽

이럴 때 추천!

외로울 때 , 답답할 때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우정 #위로 #인생 #힐링

상세 정보

에세이스트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책 제목 ‘다정소감’은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다. 동시에 김혼비가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다정한 사람은 조금씩 유난하다. 작가의 문장은 그래서 유난히 반짝인다. 그렇게까지나 멀리 내다보고, 이토록이나 자세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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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hyeyum8910

이것은 ‘떨어진 책’ 뿐만 아니라 ‘읽은 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읽은 책이 내 인생을 바꾸었는지 아닌지도 내가 무엇을 믿을지 선택하기 나름이다. 도끼에 발등이 쪼개져야 비로소 배신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찍히는 것만으로도 배신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듯이, 인생의 흐름이 살짝 바뀌는 정도로는 성에 안 차는 사람이 있고 그것만으로도 인생이 바뀌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인생의 흐름을 바꾼, 조금 거창하게 말해서 ‘인생의 책’이라고 꼽을 만한 책들이 분명히 있다.

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 김혼비 저

+알렉상드르 마트롱,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삶에 가능한 한 오래도록, 꼿꼿하게 머물고 싶어졌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것을 먹고 눈을 보호하며 나를 잘 돌보고 싶어졌다. 어떤 좋은 책들은 사람을 오래 살고 싶게 만든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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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김혼비 (지은이) 지음
(주)안온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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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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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우게 됐어요. 가령…… 집주인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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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공포를 버텨내는 힘이 달라졌다. 그라운드 위에서나 그라운드 밖에서나 마찬가지였다. 물리적 충돌을 대면하는 수밖에 없다면 여차하면 나도 육탄 방어할 거야, 때릴 수 있다면 나도 같이 때릴 거야,라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공포가 조금 줄었다. 진짜로 그럴 수 있든 없든(아마도 실제 상황이 닥치면 못 그럴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그런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았을 때는, 백지처럼 새하얘진 머리와 함께 온몸이 얼어붙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당할 수 있는 물리적 폭력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른다는 점도 공포의 요인이었다.

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 김혼비 저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상상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고통을 떠올리며 더 심하게 얼어붙곤 했다. 그런데 그라운드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맞는’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고통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고, 그렇게 고통이 구체성을 띠고 다가오니 그게 또 두려움을 한결 줄였다. 적어도 나를 집어삼킬 정도로 커지지는 않았다. 이것만도 굉장한 발전이었다. 우리는 보통 폭력에 제압당하기 전에 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먼저 제압당하니까. 수비수 한 명을 제친 기분이었다.

다정소감 : 김혼비 산문집 | 김혼비 저

어떤 의도에서든 바깥으로 방출하는 행동이 ‘악’이라면 그건 그냥 ‘악’일 뿐인 것을, ‘위악’이라는 말 뒤로 숨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체로 ‘나는 지금 위악을 부리고 있다 → 악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다 → 그러니 난 악한 게 아니라 그냥 악해 보이는 걸 선택했을 뿐이다’라는 논리로 자신이 행하는 악에 면죄부를 깔고 들어간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진짜 자기 욕망이 가닿은 악이고, 어디까지가 위조한 악인지 본인은 딱딱 나눌 수 있을까? 아니 나눌 수 있으면 또 뭐하겠는가. 뭐가 됐든 결과가 악이면 악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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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솔직한 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솔직한 나’에 대해 너무나 비대한 자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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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 앞에서 저 사람이 떨고 있는 저 가식은, 아직은 도달하지 못한 저 사람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 사람이 가진, 저기서 더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누군가가 “넌 가식적이야”라는 말로 섣불리 가로막을까 봐 지레 초조할 때도 있다. 실제로,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들 중에 “내가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져서 자기혐오가 생긴다”라고 고민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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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의 상당 부분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나, 만들어진 나, 만들어져가고 있는 나, 모두 다 나이다. ‘본캐’도 ‘부캐’도 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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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질 사절!’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온몸으로 내뿜고 다니던 시절이 있다.
...
‘혹시 이건 꼰대질 아닐까’라고 자기 검열할 줄 아는 사람들만 내 앞에서 조심했는데, 바로 여기서 커다란 딜레마가 생겼다. 그렇게 조심하는 사람일수록 내가 귀담아들을 만한 충고나 조언을 해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고민조차 안 하는 사람보다 몇 배는 더. 그러니까 ‘꼰대질 사절’ 메시지가 결과적으로 순도 100퍼센트 고농축 꼰대질만 깔끔하게 남겨놓고 정작 듣고 싶은 이야기들은 걸러버리는 바람에, 애초에 근절하고자 했던 꼰대질‘만’ 계속 듣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작전은 대실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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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은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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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

@hyeyum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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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아팠던 탓에 체력이 한꺼번에 깎여나갔던 30대 초반에 비해, 축구를 갓 시작한 30대 중반에 비해, 40대가 된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몸이 되었는지. 그럼에도 아직까지 50대 언니들을 따라가려면 얼마나 멀었는지. 다가올 나의 40대 중후반에는 또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열릴지. 철봉에 매달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세상이 거꾸로 되었다. 축구공을 따라 뛰다 보니 시간은 거꾸로도 흘렀다.

‘거꾸로 시간들’이 나의 일상 곳곳에도 흘러들어와서인지, 예전 같았으면 단지 나이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기를 망설였을 일들 앞에서 ‘나이가 뭐가 문제야. 해보면 되지!’ ‘나이랑 상관없이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은 배짱이 몸속 어딘가에 근육과 함께 슬그머니 붙어 있는 걸 발견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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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지은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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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책 제목 ‘다정소감’은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다. 동시에 김혼비가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다정한 사람은 조금씩 유난하다. 작가의 문장은 그래서 유난히 반짝인다. 그렇게까지나 멀리 내다보고, 이토록이나 자세히 들여다본다.

출판사 책 소개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아무튼, 술》, 《전국축제자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김혼비의 신작 산문집 《다정소감》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책 제목 ‘다정소감’은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말이다. 동시에 김혼비가 다정들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감정의 총합을 뜻하기도 한다. 모든 다정한 사람은 조금씩 유난하다. 작가의 문장은 그래서 유난히 반짝인다. 그렇게까지나 멀리 내다보고, 이토록이나 자세히 들여다본다. 실낱같은 마음으로 울었다가 매듭 같은 다정함으로 다시 웃는다. 격식을 갖춰 농담한다.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그러니까, 다정소감은 다정에 대한 소감이자 다정에 대한 감상이요, 다정을 다짐하는 일이기도 하다. 꽤 긴 시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기에 만들어진 우리 마음속 얼음들이 서서히 녹길 바라면서.

다정을 바라보다

시작은 자기 자신이다.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어떠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일까 하는 의문에 김혼비는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때 동네 마트에서 김솔통을 발견한다. 김솔통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지만, 한번 김솔통을 쓰고 그와 같은 용도를 대체할 다른 물건을 떠올리기 불가능한 존재. 주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잘 보이지 않고, 잊히기 쉽고, 작고 희미하나 분명히 거기에서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존재. 다정은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김혼비는 당장 김솔통이 되기라도 한 듯 그동안 만나왔고, 스쳐 지나갔으며, 동경했고, 아껴왔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감정들을 글에 담는다. 난생처럼 패키지여행을 떠난 중년, 맞춤법은 곧잘 틀리지만 삶에는 소홀함이 없었던 사람들, 나이 들수록 더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축구팀 언니들, 별생각 없이 써왔던 말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어릴 적 친구…… 이 모두는 작고 소중하다. 모두가 다정스러운 소감의 빛나는 주인공이다.

다정을 주고받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사정과 사연을 안고 삶을 견딘다. 삶을 견디며 다정을 실천하고, 우정을 나눈다. 김혼비는 때로는 섣부른 호의가 아닐까 머뭇대고 때로는 우리가 통과해왔을 어떤 시절과 감각의 존재에 대해 단호히 말한다. 머뭇댐과 단호함 사이에서 만들어진 다정의 패턴은 하나하나 고유하되 또한 서로 얼기설기 연관을 맺는다. 첫 직장에서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대의 손길을 보낸 동료들 덕분이다. 오우삼과 왕가위가 있어 한 시절을 단단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나를 챙기고 보살펴준 친구가 있기에 불현듯 다가든 삶의 어두운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용기를 얻었다. 사람이 아닌 데서 얻은 다정 또한 각별하다. 코로나 시대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 자전거부터, 라이딩을 끝내고 마시는 아이스커피와 나만의 방식으로 제철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도와준 감자칩과 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정 박사 김혼비의 연구 주제는 광활하고 그가 만든 다정 백과는 이토록 사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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