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권으로 읽는 이야기 세계사
이 책은 몇 년 전 대전으로 출장을 갔을 때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발견하고 구입한 도서다.
600페이지 분량의 벽돌책이며,
몇 해를 넘기며 읽은 책이다.
세계사에 관해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내가 요즘 대학에서 강의하는 전공 과목과 맞닥뜨려져 정독하며 천천히 읽게 된 책이다.
대학에서 교육사에 관해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서양의 교육사에 나는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물론 교육사이다 보니 역사 속 교육 제도와 관련된 이야기지만 교육과 사회 구조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한 교육의 외재적 목적으로 교육의 역사는 소통을 위한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는 흔히 외워야 하는 연도와 복잡한 사건들의 건조한 나열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역사는 치열하게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거대한 '이야기'이자,
오늘날 우리의 삶을 형성한 든든한 뿌리다.
이 책은 출판 년도가 20년 전이라 다소 수정해야 하는 오류적인 부분도 있지만 세계사를 넓게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역사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대중적인 접근을 보여주는 훌륭한 안내서다.
고대 오리엔트 문명의 발상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 아득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동서양의 역사적 흐름을 한 권의 책 속에 흥미로운 서사로 담아냈다.
세계사를 처음 접하거나 전체적인 흐름을 단기간에 정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친절한 책은 찾기 어렵다. 특정 지역이나 시대에 편중되지 않고 서양사와 동양사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역사의 변곡점마다 어떤 인물들이 등장해 시대를 이끌었는지 자연스럽게 몰입하며 따라가게 하면서 개별 사건들이 단절된 파편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의 장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시간의 태피스트리를 완성한다.
또한 역사를 정치의 변동이나 전쟁의 기록으로만 한정 짓지 않고 인류의 문화와 예술이 탄생할 수 있었던 시대적 정서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더 나아가, 과거의 이야기는 단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고를 넘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지침이 된다. 고대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인류의 호기심과 기술적 진보의 역사를 짚어보는 것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 삶의 양식을 뒤바꾸고 있는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의 시대를 마주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급변하는 문명의 물결 속에서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 현대 사회가 던지는 묵직하고 복잡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과거의 역사 속에서 유추할 수 있다.
세계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세계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지난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인류의 지나온 발자취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다.
방대한 세계사를 한 권으로 탐독하고 이해하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에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베를린 장벽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지만, 그 후의 역사는 급변하게 변하고 있다.
세계 정복을 꿈 꾼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뒤 보여준 미술품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대규모 약탈은 그의 과거 '실패한 화가'로서의 콤플렉스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단순히 예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뒤틀린 열망과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탄생 배경을 읽는 순간은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책은 세상을 보는 지혜를 넓혀준다.
이 책을 통해 세계사에 대한 이해에 한 발 앞서가는 시절이다.
#세계사 #한권으로읽는이야기세계사 #역사 #책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주말
한권으로 읽는 이야기 세계사
이보영 지음
아이템북스(홍진미디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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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넘어져도, 굴러도,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야
아침에 눈을 뜨니 양배추로 변해버린 아홉 살 양현찬
현찬이는 축구를 좋아한다.
찌그러진 축구공을 차며 달리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끝없이 뛰고,
숨이 가빠서 달리면 달릴수록 축구공은 점점 커지고
현찬이는 점점 작아진다.
그때 누군가가 현찬이를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현찬이는 하루 밤 사이 양배추로 변해버렸다.
큰일이다.
오늘은 주전 선수를 뽑는 날이다.
그런데 양배추가 되어버린 현찬이
어떡하지!?.......
학교로 간 현찬이는 2교시 체육 시간에
축구도 하지 못하고
스탠드에서 쉬게 되었다.
스탠드에서 쉬는 친구는 현찬이뿐 아니라
지난주에 맨발로 미끄럼틀을 타다가
새끼 발가락을 다쳐서
깁스를 한 고서준도 함께 있다.
고서준의 꿈은 케이팝 가수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지만
누가 쳐다보면 얼굴이 빨개져서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춘다.
스탠드에 앉아 다른 친구들의 축구하는 모습을 보는데
고서준이 양배추가 된 현찬이를 들어서
운동장으로 힘껏 던진다.
사람들이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못해도
고서준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친구다.
급식 시간이 되어 교실에 혼자 남게 된
양배추가 된 현찬이는
동그란 몸을 굴러 급식실로 향한다.
급식실로 가다가 형들을 만나 형들의 축구공이 되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작은 키를 원망하며 형들을
부러워 하기도 한다.
현찬이는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떠올린다.
"현찬아 사람은 말이다.
될 성싶은 꿈을 꿔야 편한 거야.
너는 아직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알게 될 거야"
"할머니 저는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키도 작고 달리기도 엄청 느려요.
엄마 말대로 잘 넘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데 안 될 거니까
포기해야 하는 거예요?"
양배추가 되어서도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할 수 없는 현찬이는
학교로 현찬이를 데리러 온 엄마 앞에서
양배추가 된 몸을 굴러서 축구 주전 선발을
하고 있는운동장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골대를 향해 달렸다.
지금껏 연습한 모든 시간과 노력을 모아서
번개맨처럼 휙, 공중으로 몸을 띄워
골대를 향해 돌진 그리고 골인한다.
엄마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온 현찬이
머리, 어깨, 무릎 어딘지 모르겠지만
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듯 온몸이 아팠다.
양배추가 되어도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현찬이를 이제 부모님도 적극 응원해 준다.
마음을 다치고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변한
현찬이
그렇지만 얼른 나아서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주위에 현찬이를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 추천 도서인데
양배추가 된 2학년 어린이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달되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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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의 소설 속에서 답을 찾아라.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서구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라고 할 만한 그의 작품 중에서 이 책만큼 완벽한 소설은 없을 것 같다.
하루 만에 일어난 주인공의 내,외면적 심리를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할 수 있나?
책을 읽다가 여러 번 책의 해석본을 찾아보았지만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이 책의 해석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울프 스스로도 이 책 해석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책에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공존한다.
1923년 6월의 어느 화창한 하루 런던을 배경으로 저녁에 열릴 파티를 준비하는 정치가의 아내 클라리사 댈러웨이와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를 받다 스스로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끓는 샙티머스 위런 스미스가 이야기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댈러웨이 부인은 꽃은 자기가 사 오겠다고 말했다"고
시작하는 첫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꽃을 사러 나간 댈러웨이 부인을 통해 울프는 다양한 계급, 연령, 국적의 인물을 소환해서 다층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소설-에세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이 책에는 인간 내면의 의식이 복잡하게 흩어져 있다.
"뭐지?" 하고 읽었던 페이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어 내려가면서 울프의 이 소설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자각이 생기고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의 흐름을 간파하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책 속에서 그녀의 천재성을 발견한다.
이 책의 서술 방법은 독특하다.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말을 인용 부호 없이 곧바로 전달하는 자유 간접 화법을 빈번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몰입의 상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헤매게 된다.
가끔씩 런던 빅 벤의 종소리가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오게 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는 현 시점의 공적인 시간과 클라리사 댈리웨이의 내면에서 펼쳐지는 사적인 시간 사이를 수시로 넘나든다.
자유 간접 화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서술자의 관점과 인물의 관점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인물의 내면이 3인칭 서술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인물 내면의 독백을 직접 듣는 듯한 친밀감을, 혹은 제삼자의 시선을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듯한 관찰자의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 전반에 울려 퍼지는 빅 벤의 종소리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상기시킨다. 존재의 유한함과 삶의 무상함을 끓임없이 환기시키며 독자들을 책 속으로 점점 끌어들인다.
하루 만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울프는 사회 시스템의 비판적 시각과 억압적인 시스템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샙티머스의 죽음 소식
샙티머스는 댈러웨이 부인의 또 다른 자아다.
샙티머스는 죽음을 선택했지만 댈러웨이 부인은 삶을 선택했다.
샙티머스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일조한 이들(의사)은 그의 죽음을 제도 개혁의 명분으로 활용한다. 이것은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정서적 역량이 결여된 제도 개입의 한계를 보여주려는 울프의 의도다.
그의 죽음은 부패와 위선, 잡담 속에 쓰러져가는 삶을 지키기 위한 저항이자 삶을 껴안는 행위였음을 우리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정말 강렬하다.
댈러웨이 부인과의 사랑에서 실패했던 피터의 시선이다.
그녀가 자신과의 사랑을 거절하고 정치가의 아내가 되어 영혼의 죽음을 맞았다는 비난을 멈추지 못했던 피터는 샙티머스의 죽음을 통해 삶의 한가운데서 존재를 회복한 그녀에게 깊이 감응한다.
"지금 내가 사랑하는 것, 삶, 여기, 그리고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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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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