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스 vs 마리우스
아기스, 클레오메네스 vs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카이우스 그라쿠스
휠로포이멘 vs 플라미니우스
아라토스, 아르타크세르크세스, 갈바, 오토
한니발 vs 스키피오
이상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5권에 등장하는 영웅들이다.
지금까지 총 52명에 달하는 그리스•로마 위인들의 일대기를 살펴보았는데, 그 수가 많고, 삶의 노선이 대체적으로 유사한 까닭에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곤 이름과 업적이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실망스럽진 않다.
왜냐하면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영웅들의 인생을 통해 매우 값진 교훈을 찾았기 때문이다.
내가 찾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겸손할 것.
우리의 삶은 죽기 전까지 상승과 하강을 무수히 반복하는 롤러코스트와 같다.
그러나 때 이른 성공을 맛 본 몇몇 영웅들은 이와 같은 진리를 망각한 채 건방지고 무례한 태도를 보이다 파멸했다.
그러므로 일시적인 성공에 취해선 안된다.
늘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때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둘째, 때를 기다릴 것.
이 책에 등장하는 영웅 대부분은 군대에서 지휘관 자격을 획득하여 전쟁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장에서 세운 업적 때문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상관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혜로운 영웅들은 스스로를 낮추고 때를 기다릴 줄 알았으며, 지휘관이 되고 나서야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
뜻을 펼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갖게 될 때까지 상관을 잘 보필하며 때를 기다려야겠다.
셋째, 원수를 만들지 말 것.
건방진 태도에 의해서건, 아니면 시기와 질투에 의해서건 정적은 자연발생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에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적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영웅들은 그러한 적에 의해 곤란을 겪었고, 적을 원수로 돌릴 경우 한층 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천하를 호령했던 영웅들도 죽음 앞에서는 일순간에 똑 하고 부러지는 마른가지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뒤에서 내 욕을 하고 다닌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억울해하지 말자.
적이 생긴다는 것은 내가 잘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싸우고 원수로 지내는 것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기나긴 삶의 여정을 고려했을 때 훨씬 도움이 된다.
이상이 내가 이 책을 읽고 얻은 보물 세 가지에 대한 것이다.
이 세 가지 보물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는다면, 최소 비극적인 최후는 피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플루타르코스 (지은이), 신복룡 (옮긴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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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읽기가 겁나서 오랫동안 장바구니에만 담아두었던 책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 내어 주문했는데, 막상 배송된 책을 보니 생각보다 두께가 얇아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은 스피노자가 저술한 [에티카] 원문을 적절하게 편집한 후 해설을 덧붙인 요약본이다.
전체 180페이지 중 에티카 원문에 해당하는 분량은 약 70페이지 정도이고, 나머지 110페이지엔 옮긴이 해제와 주석, 스피노자 철학의 핵심 용어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왜냐하면 수많은 철학서 중에서도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에티카를 핵심만 뽑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토록 적은 분량만으로도 스피노자 사상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신 옮긴이 조현진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에티카 원문을 찾아 카트에 담아 놓고, 유튜브에서 스피노자에 대한 영상 몇 편을 찾아 보았다.
우와…!!!
예전에 봤던 영상이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스피노자 철학에 대한 이해도 또한 수직으로 상승했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눈 앞에서 신세계가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이제 풀텍스트인 ‘에티카 :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 윤리학’을 읽을 차례다.
‘기하학적 질서’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이 붙어 있지만, 이 입문서를 거치며 자신감이 생겼다.
비유하자면 깜깜한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가며 아주 힘겹게 길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가까운 곳은 어느 정도 보이는 안개 속에서 해 뜨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길을 찾는 설레는 여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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