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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제인 오스틴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앤과 웬트워스는 약혼을 한 사이였지만
서로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에 설득되어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렇게 8년이 지난 뒤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온 웬트워스.
아직도 웬트워스를 사랑하는 앤은 설레지만, 성공하고 돌아온 웬트워스는
‘나 이제 잘 나가, 너 없어도 돼’라는 행동을 시전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 안다. ‘너, 아직도 앤을 좋아하고 있잖아?’
마지막에 앤에게 보내는 편지
’나는 당신 외에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고,
지금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그의 진심에 방점을 찍는다.
상처받고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지만, 8년동안 한 사람을
잊지 못한 웬트워스의 모습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현대적 로맨스의 감성을 지닌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앤은 누군가의 설득에 의해 파혼을 선택한다.
그래서 자칫 앤을 주체적이지 못한 인물로 보거나,
자신의 선택을 평생 후회하는 인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웬트워스는 미래가 불확실한 무명 해군 장교였고,
앤은 자신이 처한 현실 속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선택은 후회할 만한 잘못이라기보다,
그 시점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에 가까웠다고 느껴졌다.
420여 페이지에 걸쳐 두 사람의 재회와 감정의 변화가 펼쳐지지만,
결국 이야기는 결혼이라는 행복한 결말로 이어진다. 물론 결혼 엔딩 자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히 "그때 네가 틀렸어."보다 “그때의 너를 이제는 이해한다."라 보여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과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성숙한 사랑이야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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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라질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며 고마워하는 힘. 이미 가진 것의 현존에 밑줄을 치고 새로이 감각하는 능력. 그 감각이 없다면 아무리 많이 가져도 허기진다. 그 감각이 있다면 작은 것에도 풍요로울 수 있다.’(p.278)

나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을 읽었었다.
내가 아무 준비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순간이 왔는데,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세계가 온통 회한으로 가득하거나,
내 주변인들의 위로가 위선으로 느껴지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마지막 순간을 후회로 남기지 않으려면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고.
그런데 이 책에서 작가는 감사와 감각하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 문장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다 보니 의미 있는 삶이란 건
어쩌면 조그만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이미 가진 것만으로도 풍요로울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동안 세계문학전집의 표지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책의 내용과 그림을 연결해서 이야기해주니 신기했다. 책을 읽는 동시에 그림까지 새롭게 읽게 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최혜진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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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그런지
소설인 것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한 책이었다.
이민자로 태어난 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모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다시 되짚어본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민자로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사이에 겹겹이 쌓인 오해와 말하지 못했던 마음,
그렇게 쌓여온 시간을 만나게 된다.

‘부모를 이해하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화자 역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부모를 이해하는 일이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란 것을.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시간은 나와 무관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시간의 일부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래서 책을 통해 내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시그리드 누네즈 (지은이), 장성주 (옮긴이) 지음
복복서가 펴냄

읽었어요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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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예를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딸을 죽인 마가렛 가너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졌다고 한다.
가너의 죄목은 살인이 아닌 재산 파손이었다는데
흑인이 물건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알면 알수록 고통스럽고 비참했던 그들의 삶이다.

딸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삶과 그 시대의 고통이
너무나 아프게 쓰여 있어서 읽는 내내 분노보다 슬픔이 더 컸다.
여전한 인종차별과 그것을 넘어선 온갖 혐오가 만연한 지금,
이 책이 그들에게 애도가 될 수 있을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빌러비드

토니 모리슨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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