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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어하고 현재는 온라인에 로맨스 소설을 연재하는 학생이 있다. 그는 일본 문학에 심취해 있는데, 가장 좋아하는 작가나 책에 대해서 질문했을 때, 주저 없이 나쓰메 소세키 작가를 추천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잘 알려진 작가라서 이름이 낯설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일본 문학은 이따금씩 추천을 받아 읽기 때문이다.
1914년 아사히 신문에 연재된 작품인 <마음>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100년이 넘은 작품을 읽는다는 기분이 묘했다. <마음>은 독특한 서술 형식을 지녔다.
책은 총 세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서술하는 사람과 작품의 주요 인물인 선생님과 그에 대한 서술자의 기억과 생각 그리고 마지막 파트는 선생님의 삶과 고뇌를 다룬 선생님이 남긴 편지이다.
책은 지루한데 끝까지 읽게된다. 줄거리 면에서는 독특하거나 특별한 부분이 전혀 없다. 단, 나래이터의 마음을 묘사하는 부분은 탁월하다 못해 감탄을 자아낸다. 사람의 마음을 음악과 미술등으로 사진에 찍어내듯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글로 표현 할 때는 더 제한적이다. 이 책은 그 한계를 완전히 뛰어 넘었다. 관념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상황과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베베 꼬거나 유야무야 넘어가는 법이 없다.
작품의 서술자의 “나”는 우연하게 중년의 남자를 만나서 관계를 이어간다. 아무런 관계 없는 사이는 이런 저런 대화 혹은 점차 쌓아가는 침묵의 교제 속에서 깊어진다. “나”는 중년의 남자를 선생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나”는 독자를 대변하는 인물인 듯 했다. 나도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하고 여러차례 곰곰이 뜻을 따져봐야 할 때가 많았다. 이리 저리 책장을 왔다 갔다 하며 다시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선생님의 말이 유난히 난해해서가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읽다보니 선생님의 생활과 그의 지난 세월을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일을 한 두어번 크게 겪은 듯 한데 감을 잡을 수 가 없다. 그래서 계속 읽게 된다. 알고 싶었다. 선생님의 심리가.
<마음>은 심리 소설에 가깝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했고 또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고향에 내려간다. 부모님과 “나”의 대화에서는 세대차이를 읽을 수 있다. 책이 쓰여진 때가 일본의 메이지 유신 즉 근대화 혁명의 시대인데 예전 세대와 신세대 간의 생각의 차이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나”의 글을 읽는 내내 나도 “나”처럼 선생님의 안부가 계속 궁금했다. “나”는 아버지의 병세가 깊어질 때 즈음에 선생님으로부터 꽤 묵직한 장편의 편지 한통을 받는다.
떨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전체 작품의 3분의 1을 차지 할 큼 꽤 길고 엄청난 비밀이 드러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드러나는 선생님의 심리 상태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특별해서가 아니다. 죄의식과 혼란스러움, 떨림, 거짓, 부끄러움 등이 심하게 잘 묘사가 되어있어서 선생님의 눈빛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불편함을 느꼈다.
선생님의 편지와 아버지는 메이지 유신 전 세대의 상념, 고통 그리고 가치관을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같은 방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매우 추천. (주의: 한번에 다 읽기 힘든 책입니다.)
나는 외로워도 나이를 먹었으니 흔들리지 않고 견딜 수 있지만 젊은 당신은 다르지요.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움직이고 싶을 거요. 움직이면서 무엇인가 충돌해보고 싶을 거란 말이오.
....젊은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요. 그렇지 않다면 왜 당신은 그렇게 자주날 찾아오는 겁니까?.....당신은 이제부터 밖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겁니다. 그때부턴 내 집 쪽으로는 발길을 돌리지 않게 되겠지요. P60
솔직히 말하면 난 정신적인 결벽주의자지. 그래서 늘 고민하는 거 아닌가....정신적인 결벽주의자라는 말의 의미가 속된 표현으로 신경질적인 말인지 아니면 윤리적으로 결벽을 추구한다는 말인지 난 알 수 없었다. 사모님도 그 말뜻을 알아듣진 못한 것 같았다. P237
많이 배운 네가 보면 누구나 다 가는 대학을 졸업한 걸 가지고 자꾸 대단하다, 대단하다 하는 게 듣기 거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렴. 그게 그렇지가 않단다. 그러니까 학교 졸업은 너보다 나한테 더 대단하고 기쁜 일이야. P275
자유를 얻어서 이제 말을 한다. 그러나 그 자유는 다시 영원히 소실되어버릴 것이다. P394
그런 이유들로 나는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네. 자네 왜 이런 경험 있지 않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낮잠이라도 잘라치면, 눈은 말똥 말똥해서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확실히 보이기는 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 경우 말이네. 나는 가끔 남몰래 그런 고통을 느꼈지. P653
나는 내 과거를 좋게든 나쁘게는 다른 이의 세상살이에 참고로 남기고 싶네. 하지만 내 아내만큼은 예외로 하고 싶어.....처가 살아 있는 한 내가 밝힌 모든 것을 자네 가슴속에 묻어두기 바라네. P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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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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